<불량 사회와 그 적들> 장하준 외 지음, 알렙 펴냄.


이 같은 '그들'만의 공화국에서 ‘우리’ 공화국을 만들고자 희망과 연대를 말해왔던 '좋은 시민들'이 있으니, 이들은 '좋은 시민'은, 삼성 공화국을 해체하기보다 공화국의 삼성으로 만들려고 하고, 사탄의 시스템을 거부하며 이에 맞서도록 하고, 좀비의 나라를 만드는 바이러스를 박멸하려 애쓴다. 


또 공동선을 고민하고 공동체의 미덕을 추구하는 사회, 즉 공정 사회(좋은 사회)의 시민들이다. 복지 대한민국이란 원대한 비전을 갖고, 제도개혁이란 대안을 제시한다.

 

사람은 약합니다. 한 사람이 '정치화'하려면 수많은 장치가 필요합니다. 486 세대는 한 번 자신의 20대의 경험을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학회, 동아리, 교지, 신문, 유인물, 현수막 등…. 이 모든 정치화의 장치의 수혜를 486 세대는 듬뿍 받았죠. 그리고 이런 장치를 계기로 수많은 관계가 만들어졌고요. 그런데 이런 장치의 절대 숫자가 줄었는데 20대 보고 “너희는 왜?” 하고 말하는 것은 부당한 질타죠. - 엄기호

 

장하준, 도정일, 조국, 김두식, 엄기호, 강신준 등 남들보다 앞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했던 좋은 시민들은 <불량 사회와 그 적들>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화두와 쟁점을 살피고, 앞으로 국가의 희망과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을 통해 기획, 진행됐던 인터뷰와 좌담들을 모은 것으로, 한국 사회의 쟁점과 현안, 희망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엮였다.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를 비롯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해온 비판적 지성이자 책 읽는 사회 문화를 위해 고군분투해 온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교회ㆍ인권ㆍ법률 분야에서 지식 사회에 큰 화제를 낳은 김두식 교수, 그리고 진보 진영의 부흥을 위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 교수 등이 한목소리로 한국 사회에 쓴 소리를 쏟아낸다.

 

'개혁'은 불가능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일

 

'제도가 미래다.' 시간이 없다고 미루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시작해서 제도와 그것에 기반을 둔 구조를 바꿔가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까 정태인 원장이 지적했듯이 아무리 진보ㆍ개혁 세력의 정책이 좋아도 그것이 지속될 수 없다면 말짱 헛일 아닌가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두 대통령을 포함해서 많은 진보ㆍ개혁 세력이 좋은 뜻을 가지고 권력을 잡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렇게 실패한 근본에는 제도와의 부조화가 있습니다. 복지 국가, 조정 시장, 평화 체제…. 다 좋은 얘기지요. 하지만 현재의 정치 제도와 그것에 기반을 둔 구조 속에서는 설사 집권하더라도 제대로 추진할 수도, 또 연속성을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제도 개혁의 핵심에 바로 여러 차례 거론됐던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 제도의 개혁이 있습니다. 비례대표제가 전면적으로 도입될 때, 사회ㆍ경제적 약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또 이들 정당이 정책을 매개로 연대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에서도 '포괄의 정치', '합의의 정치'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최태욱

사람들은 항상 묻습니다. “대안이 뭡니까?” 물론 주어진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대안이 없습니다. 힘 있는 이들이 규칙을 만들어 놓고 다른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대안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을 하면서 자꾸 다른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대안이 비로소 등장하는 것이지요. 세상은 바로 그런 식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저는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낙관적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2005년에 제기했던 복지 국가가 불과 5년 만에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되는 걸 보면서 다시 한 번 이런 삶의 자세가 맞다고 확신했습니다. - 장하준

퇴임 이후에 노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밟고 가라. 나는 노동, 복지에서 실패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 복지 정책도 좀 더 밀어붙여야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게 바로 투신하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에게 남긴 유언입니다. 자신의 지지자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친노(親盧) 세력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 정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런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에는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합니다. 추상적으로 얘기하자면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바로 유시민 씨가 그런 유언을 받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시민 씨가 안 하면 결코 정리가 안 될 테니까요. 친노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에 책임 있게 답한다면, 야권 연대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 조국

 

열세 명의 시민들은 이 책을 통해 불량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하지만 하나같이 쉽지 않은 질문에 먼저 자신의 답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불량 사회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그 적이 될 것인가”를 물으면서, '불량 사회'의 적을 자처하는 '좋은' 시민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세상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의 주제와 주장들은 이 사회를 '좀비의 나라' '사탄의 시스템'이라고 명명하는 데에서부터 출발, '사유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책읽기 운동을 벌이며, 진보ㆍ개혁 진영의 통합과 연대를 위해 노력하며, '복지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 


특히 장하준 교수, 조국 교수, 그리고 2편의 좌담 모두, '복지 국가'의 비전이 다음 선거의 화두가 된다고 전제한 뒤, 보편적 복지 국가와 정치 개혁(선거 제도 개혁)을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특히 장하준 교수와 정태인ㆍ최태욱ㆍ박성민 등은 한국 사회에서 당장 할 일을 복지 국가 세우기로 규정하며, 이를 시대 정신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은이들은 궁극적으로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불량 시스템을 개혁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실천해 가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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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사회와 그 적들

저자
장하준, 도정일, 조국, 김두식, 엄기호 지음
출판사
알렙 | 2011-04-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시민들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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