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 지음ㅣ교양인 펴냄


“삶에서 기쁨이나 행복은 없냐고 묻는다. 왜 없겠는가. 문제는 무엇이 행복이냐는 것이겠지. 행과 불행은 사실이라기보다 자기 해석에 좌우된다. 그리고 독서는 이 해석에 결정적으로 관여한다.” 


<정희진처럼 읽기>는 어떻게 글을 읽을 것인가에 관한 ‘정희진식’ 독서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란 각종 관습과 규범에 대한 도전이며 자기만의 고유한 인식을 확장해 가는 행위임을 강조한다.


저자 정희진은 칼럼과 논문, 비평 등을 통해 ‘남성 언어’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통념’과 ‘상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정희진처럼 읽기>에서도 정희진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과 전복적인 사유가 펼쳐진다. 


현실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글쓰기, 학자들의 전문 용어가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상의 언어로 풀어 가는 정희진의 이야기는 우리의 머리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정희진처럼 읽기>에서 만나는 정희진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친근하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삶과 죽음에 대한 고통스러운 성찰, 달콤한 과자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유쾌한 고백까지, 이 책은 끊임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정희진과 그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정희진처럼 읽기>는 저자가 지난 2012년부터 올해 봄까지 쓴 서평들 가운데 79편을 선정해 다시 다듬은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고통’과 ‘주변과 중심’, ‘권력’, ‘앎’, ‘삶과 죽음’으로 집중된다.  


“이런 책을 읽을 때 세상이 살 만하다고 생각한다.” 정희진은 스스로 “책에 관한 책을 쓸 자격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다독가나 애독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말 그대로 ‘살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고 “독서의 즐거움에 중독”된 사람이다. 


저자에 따르면, 책 읽기는 생각이 입체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누가, 어느 순간, 어떤 내용과 만나는가에 따라 다양한 사건이 만들어진다. 때문에 한 권으로 열 권을 읽어내는 사람이 있고, 열 권을 읽고도 한 권도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시각으로 읽느냐가 읽는 내용을 결정한다. 나 역시 기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권력, 언어, 지식, 고통, 관계, 몸)가 있지만, 소재별로 읽기보다는 관점을 중심으로 선택한다. 남들이 보기엔 엉뚱한 책을 읽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는 특정한 사고방식에 집중하는 편협한 독자다. 어느 누구도 아무 책이나 읽는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독자는 편협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자극적인 책’만 읽는다. 예상 가능한 내용이나 가독성이 지나치게 좋은 책은 읽지 않는다. 그래서 나를 아는 이들은 내게 책 선물을 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이상한’ 책을 읽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작은 서점에 가깝다. 방송통신대학 교재부터 동물행동학, 경영학, 군사학, 영어발달사, 호스피스, 코란과 이슬람 여성 연구 관련까지… 전공을 알 수 없다.’(14~15쪽) 


“책이든 경험이든 사람이든, 대상과 접촉한 후 그 이후를 적는다는 점에서 독후감에 해당하지 않은 글은 없다.” 저자는 “세상 모든 글은 독후감”이라고 말한다. 다만 텍스트가 책일 때 특별히 독후감이라 할 뿐이다. 또 정희진은 좋은 독후감의 전제는 ‘다르게 읽기’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알 만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글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로 당연하게 설정하고 있던 전선(戰線) 자체를 해체하는 것이다. 기존의 사고방식, 싸움 주제를 생소한 것으로 만들어 적을 인식 분열(‘멘붕’) 상태로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 약자는 자신이 약자라는 인식과 더불어 자각이 다른 앎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것이 약자의 인식론적 특권이다. 강자는 자기 생각을 약자에게 투사하지만, 똑똑한 약자는 두 가지 이상의 시각에서 자신과 상대방을 모두 파악한다. 전선을 구획하는 자가 이긴다. 누가 먼저 어떤 선을 긋느냐. 누가 먼저 생각하는 방법을 창조하느냐. 기존 전선에 걸려 넘어질 것인가, 내가 룰을 만들 것인가. “다르게 생각하라.” 강자가 다르게 생각하면 양극화를 만들고, 약자가 다르게 생각하면 세상을 이롭게 한다. 기존의 틀에서는 아무리 좋은 전략도 필패다. 내가 ‘쉽고 익숙한’ 말을 경계하는 이유다.’(126쪽)


저자는 독후감이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도, 책을 읽은 후의 감상과 변화도 모두 읽는 사람의 위치와 조건에 따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이다. 


손정우기자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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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릭 슈미트, 조너선 로젠버그, 앨런 이글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4-10-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한국?미국 동시 출간! 영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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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daily 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