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배신]


“우리가 보는 자연의 형상은 언제나 반쪽짜리다.”


현대인에게 자연은 먹거리나 제공하는 풍요의 땅일 뿐, 욕실 곰팡이나 개미, 촌충의 서식지가 아니다. 


<자연의 배신>의 저자 댄 리스킨은 인류가 진화할수록 엄연한 자연의 구성원들이 단지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침입자 취급을 받고, 자연이 생존을 위해 행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잔인함조차 기업의 상술로 미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생물학자로서 ‘오로지 꿀만 있고 침을 쏘는 벌은 없는’ 기형적인 자연은 그저 인간의 환상 속에 존재할 뿐이라고 역설한다. 


<자연의 배신> 댄 리스킨 지음ㅣ김정은 옮김ㅣ부키 펴냄


<자연의 배신>은 ‘자연적’인 것을 추구하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의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를 둘러싼 ‘온화한’ 대자연의 이면을 수백 종의 다양한 동식물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탐욕, 색욕, 나태,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이라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자연에 투영해 자연의 욕망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다. 


이 책에 따르면 자연은 아름다운 한 장의 풍경 사진이 아니다. 그곳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난무하는 잔인한 전쟁터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자연의 모습은 어떨까. 


자연을 떠올릴 때, ‘평화롭고 온화한’ 이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는 대개 우리에게 뭔가를 팔고자 하는 광고회사와 기업들의 상술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늘 행복한 삶을 선사하는 자애로운 어머니’로 포장하고 날조하며 이득을 챙긴다. 


저자는 이처럼 자연의 양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인간은 더 ‘자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진짜 ‘자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는 유행처럼 번지는 ‘자연적인’ 섭식, 운동, 의학을 비롯한 생활 전반에 걸친 강요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진화했으니 다시 수천 년 전 인류가 했던 방식대로 먹고 행동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하고 불완전한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역설한다. 


<자연의 배신>은 우리의 환상을 깨는 추하고 잔혹한 자연 세계를 소개하는 한편, 한 인간이 또 다른 한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사적인 여정도 보여 준다. 


한 인간이 타인을 향해 갖는 좋은 감정을 사람들은 흔히 ‘선’ 혹은 ‘사랑’이라 표현하지만, 저자에게 아들 ‘샘’의 탄생은 DNA를 후대에 남기려는 생물학적 욕구를 인정하며 살아온 생물학자로서의 자신과, 한 인간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 아버지로서의 자신 사이에서 마주하게 된 모순 그 자체였다. 


이는 저자 스스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리처드 도킨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의 주제와도 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연은 삶과 죽음이 복잡하게 뒤얽힌 역동적인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이기적인 전쟁에 의해 굴러간다. 에너지는 숙주에서 기생생물로, 피식자에서 포식자로, 부패한 사체에서 청소동물로 살아남아서 DNA를 전달하기 위해 끝없이 전쟁을 벌이는 생명체들 사이를 흐른다. 


책은 가장 무자비한 자연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7가지 죄악을 길잡이로 삼아, 자연이 실로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사람들이 ‘자연’이라는 단어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그런 인식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자신을 동물의 한 종일 뿐이라고 인정하는 대신, 자연을 성스럽고 영적인 반열로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연이 경이롭고 완벽하다고 말함으로써, 인류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도 자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DNA를 복제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성스런 피조물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이미지일 수 있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로 살겠다고 몸부림 중이다. 이처럼 자연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대체로 잔인하고 추악한 피바다이며, 인류는 그 한복판에서 진화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자연이 아무리 무자비하다 해도, 인간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백 종의 동식물과는 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눈앞의 먹이에 급급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만 고프 섬의 생쥐를 예로 들며, 인간의 자연적 본능이 마치 지적 행동의 출발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멈추고, 인간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공존’이 아닌 ‘생존’을 이야기한다. 사실 자연은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다. 단지 우리가 꾸며낸 거짓된 환상이 우리를 배신했을 뿐이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찾아 오랜 시간을 헤맨 인류에게, 우리 손으로 자연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저자의 말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지데일리 손정우기자]



대화의 신

저자
래리 킹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15-01-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50여 년간 5만 명을 인터뷰한 대화의 신, 래리 킹! ‘토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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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daily 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