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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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품은 책공감한줄 2014. 6. 29. 22:00
같은 책을 두고 히틀러는 민족주의의 사상을 키웠고, 셰익스피어는 예술의 원천으로 삼았다. 그러니 어쩌면 책은 독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게 비추는, 그 어떤 것보다도 정확한 거울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읽었던 책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될 때, 나는 문득 내가 변했음을 깨닫는다. 책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 나는 생각하게 된다. 혹시 그것은 과거가 아니라 처음부터 미래를 품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지금도 저 책들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독자가 아니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독자를. / 김미라 (호미) 책 여행자저자김미라 지음출판사호미 | 2013-12-24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책과 여행이 낳은 아름다운 ‘책여행자’ 책 속을 여행하며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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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다면?공감한줄 2013. 4. 3. 11:50
봄날 조용히 숨어 사니 좋아라. 손님도 문을 드나든 지 오래. 동산 꽃은 성정을 드러내고 뜨락 풀은 천지에 오묘하여라. 아득히 노을이 깃든 동네에, 멀리 시내가 돌아가는 마을이로다. 시를 읊으며 돌아오는 즐거움을 알지니 기수沂水에서 씻어야 할 건 아니로세. 이 시는 평생을 조용하게 물러나 살고 싶어 하여서 별호조차 ‘시냇가로 물러났다’고 퇴계(退溪)라고 지었던 이황의 시입니다. 조용한 곳에 물러나 숨어 사는 즐거움을 네 계절에 부쳐서 읊은 시 네 수 가운데 첫째 수입니다. 퇴계 선생은 조용히 물러나 사는 것이 계절마다 다 좋은 점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정말 좋기도 하겠지만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은 느끼기 나름일 터입니다. 그러니 퇴계 선생은 어떤 점에서 시골에 사는 것이 좋다 했는지 들어보는 것도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