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대신 빛

공감한줄 2015.07.09 13:01


<봉고차 월든> 켄 일구나스 지음ㅣ구계원 옮김ㅣ문학동네 펴냄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끝장나게’ 일해야 한다면, 우리 시대의 중요한 실존적 문제에 신경을 쏟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만약 인간에게서 중력을 빼앗는다면 허공에 뜬다는 생소한 사실이 두려워 일단 땅에 발을 디디고 싶어 안달할 것이다. 자유가 우리의 두려움이라면, 빚은 우리의 중력과 다름없었다. 전국 곳곳에서 우리는 대출을 받아 학교에 간다. 대출을 받아 차를 산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 물론 단순히 그것을 ‘원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의무를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증거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뭔가를 지불하려면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있다면 차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이러한 것이 갖춰진다면 우리에게는 삶도 있는 것이다. 평범하고 단조롭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하나의 삶이다. 빚이 있다면 목표도 있는 것이므로, 아침에 침대를 박차고 일어날 이유가 생긴다. 빚은 우리의 선택지를 제한한다. 직장에서 묵묵히 버티게 하고, 소파에 푹 파묻혀 현상황의 편안함을 음미할 좋은 구실이 되어준다. 빚을 지면 참여할 게임, 싸울 전투, 실현할 신화가 생긴다. 빚은 읽을 대본, 지켜야 할 규칙, 따라야 할 지시사항이다.


/ 켄 일구나스 <봉고차 월든>(문학동네)



오픈 디자인(Open Design Now)

저자
바스 판 아벨, 뤼카스 에버르스 지음
출판사
안그라픽스 | 2015-06-23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희소한 자원과 그런 자원을 다룰 수 있는 인간으로 구성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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