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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도 사형선고와 처형건수가 줄고는 있지만, 지난 2008년 기준으로 58개국이 여전히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형제 존폐’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뜨거운 이슈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에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는 사형수는 57명이라고 한다. 지난 12년 동안 사형집행은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사실상의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사형제에 대해 1996년에 이어 또 다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관들의 합헌과 위헌 의견은 5:4로 팽팽히 맞섰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아직도 사형폐지국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형제는 국내외적으로 왜 이렇게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며, 존치론자와 폐지론자 각자의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이유있는 반대≫는 한 사회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심어줘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인 인권 감수성과 결부돼 있는 사형제 논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인권 가운데서도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권리는 생명권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인권교육에서 생명권에 대한 이해가 그 출발점일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사형제는 인간 존엄성의 대전제라 할 생명을 합법적으로 빼앗는 문제로, 생명권과 가장 첨예하게 부딪친다.
이 책의 지은이 제라드 도텔은 사형제와 관련한 주요 쟁점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논박의 기술을 보여준다.
생명 가치의 차별
-찬: “너무 잔인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합니다. 특히 죽은 사람이 어린이일 경우는 더욱!” “이건 ‘괴물’들이 살아서는 개별 시민과 사회에 영원한 위험요소가 될 뿐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합니다. 효과적인 해결방법도 하나뿐이고요. 바로 그들을 없애는 것!”
-반: “사슬에 묶여 고문을 받다가 죽은 남자도 결국은 납치 살해된 어린이와 똑같은 인간적 가치를 갖고 있지요. 어떤 순간, 고통 앞에는 그 둘 모두가 평등한 입장이라는 거지요.” “예컨대, 경찰관의 생명은 높이 존중받아야 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택시기사의 생명보다 더 존중받아야 할 것은 아니듯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특권을 누리는 희생자’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설사 다른 경우에 비해 우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상황이 있다고 해도 말이죠. 어쨌든 인간의 생명이란 모두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니까요.” “사형 거부는 인간성 말살자들을 사형이라는 벌로 다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사형제 존폐의 주체
-찬: “국민의 80%가 여전히 사형제에 찬성하고 있다는 통계를 앞에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지요.” “국민 대부분이 사형제에 찬성하는 한 정부에게 이를 폐지할 법적 권한은 전혀 없다는 거지요.”
-반: “사람들이 반대한다는 통계를 핑계로 사형제를 없앨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상은 정치적 용기의 부족 아니냐는 거지요.” “이런 태도는 범죄를 처벌하기만 할 뿐 그 원인에 맞서 싸워야 할 의무는 은폐하고 말지요.” “책임질 줄 아는 국가원수라면, 이제 여론이 변하는 걸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됩니다. 그의 임무는 더 멀리 내다보면서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국민의 의견에 맞서가며 사형제를 폐지한 나라가 프랑스 하나만은 아닙니다.” “넬슨 만델라도 굴하지 않았지요.”
지은이는 무엇보다 이 책에서 ‘사형제 반대’를 천명한다. 그러나 막연한 반대론만을 강변하지 않는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일단 찬반론이 서로 충돌하는 주요 쟁점들을 들어 양측의 논리를 함께 등장시켜놓고 설득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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