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 사용자가 최근 5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세계 인구의 8%, 인터넷 사용자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베보, 오르컷, 유튜브, 트위터, 블로고스피어, 위키피디아 그리고 국내의 싸이월드 등 인터넷 세상을 대표하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_소셜 네트워크 E혁명ㅣ매튜 프레이저, 수미트라 두타 지음ㅣ최은경 옮김ㅣ행간 펴냄.jpg 이에 따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즉 가상세계 활동의 부작용 또한 급증하는 추세이며, 작게는 친구 사이부터 크게는 사회, 국가, 세계 전체에 큰 문젯거리와 깊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 때문에 가상세계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둘러싼 온갖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일상이 돼버린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개인과 조직, 사회와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정부나 관련 단체들은 저마다의 해답을 내놓고 있지만, 무엇 하나 확실한 방법이 되지 못할 정도로 인터넷 가상세계가 바꾸어놓은 우리의 현재 삶은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가상세계의 자유로움과 평등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상세계가 진정으로 민주적이며 행복한 세상을 일궈갈 것이라며 낙관한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더듬이를 확보해야 할까?


≪소셜 네트워크 e혁명≫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가 미친 영향을 몇 가지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지은이(매튜 프레이저ㆍ수미트라 두타)는 일단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들이 장기적으로는 크나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표한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킹의 장점을 지나치게 부풀리지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 참여하는 개인과 조직이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과 두려움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는 것. 궁극적으로 소셜 네트워킹의 긍정적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신뢰 형성’이 관건임을 거듭 천명한다.


:::중세 사회의 질서는 몇 가지 특징적 역학 관계로 이뤄져 있다. 중앙집권적 권력의 부재, 권위의 중복, 정치적 경계의 불분명함, 다층적 아이덴티티, 신의ㆍ영성ㆍ수평적으로 구조화된 충성심에 기반을 둔 사회관계, 권력과 폭력의 남용이 그것이다. 중세의 역동적 사회권력은 본래 수평적이었으며 이를 지배하는 것은 네트워크였다. 중세 시대에는 기독교가 네트워크 권력을 행사했고, 오늘날에는 소셜 미디어가 웹에서 네트워크 권력이 다시 등장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는 봉건주의를 무너뜨린 근대 국민국가 체제의 수직적 구조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오늘날 소셜 네트워크 세상을 수평적 네트워크가 작동하던 중세 시대에 비유하며 ‘신중세 시대’라고 보는 지은이는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 혁명을 세 가지 혁명으로 나눠 분석한다.


우선 현실세계에서의 아이덴티티와 가상현실 속의 아이덴티티를 구분하면서,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다중 아이덴티티 문제를 다룬다. 지은이는 이러한 ‘아이덴티티 분화’가 폭넓은 자유를 주는 동시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웹 2.0은 기관과 제도에서 사람들에게로 권력을 분산시키므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은 시민주권이 지닌 힘인 아래로부터의 표현을 장려하는 효과적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1830년대 미국에서 관찰한 자발적 조직의 활발한 시민의식이 인터넷의 힘을 통해 21세기에 성공적으로 컴백할 수 있을 것이다. 웹 기반의 시민역량 강화는 자유민주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을 지녔고, 폭정과 전제정치하의 여러 국가에도 민주주의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웹 2.0 소셜 미디어가 사실은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미국을 포함한 서구에서도 국가가 “빅브라더”의 유혹에 굴복해 시민을 감시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이용할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페이스북의 기존 벤처캐피털과 CIA 사이의 관계를 들어, CIA가 페이스북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까지 있다.:::



지은이는 사람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사교활동을 하는 동기를 살피며, 특히 존중과 명성 등 정신적 보상이 주는 매력, 즉 사회적 지위의 문제를 알아본다.


지은이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계급, 교육, 직업, 직위, 연령, 성별 등 제도화된 기준에 의해 부여됐다. 그러나 가상세계에서는 명성과 위신, 존중, 영향력, 심지어 부까지도 전혀 다른 가치체계에 따라 부여된다. 가상환경은 기존에 지위를 부여하던 전통적 특성들이 불공평하고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지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는, 평등한 공개경쟁의 장을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소셜 네트워크 혁명이 일으킨 ‘지위의 민주화’다.


사이버세계의 권력은 네트워킹에 녹아 있고, 이런 현상에 대해 지은이는 권력 ‘분산’이라고 부른다. 폭발적 기술력은 등장 초기에 불가피하게 기존 시스템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만큼, 지은이는 사이버 미디어의 급격한 성장이 권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교류, 즉 ‘아이덴티티’ 차원의 개괄과 통찰, 분석과 함께 조직 내에서의 공식적 관계, 즉 ‘지위’ 부분에서의 혁명적 변화를 탐색한다. 아울러 소비자와 시민으로서의 행동 관계, 즉 ‘권력’ 관계의 사회지형학적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