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발생시켰을 때와 똑같은 수준의 인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

 유럽의 어느 나라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다. 아프리카 빈민굴에선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미국 어느 산에선 한 달 가까이 불길이 치솟아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을 당한다.

 

이 사실에 ‘내 일’, ‘내 나라의 일’이라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강 건너 불 구경’하는 격으로 눈으로는 안타깝지만, 마음으로는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달리 해보면 어떨까.

 

2008년 경제 위기와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고,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태로 현지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은 여지없이 흔들렸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중국의 경제 개발에 기인한 사막화로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황사에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저명한 에듀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게이어존은 이러한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암만의 카페, 홍콩의 국제학교에서부터 케냐의 마을, 킬리만자로의 산길, 전 세계 국회와 입법부 회관까지 세계 각지에서 경험한 수많은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당신은 세계 시민인가>에서 ‘세계 시민’이라는 획기적인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환경 문제, 금융 위기 등 오늘날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지금의 편협한 정체성, 낡고 오랜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만난 적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이나 조직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 현실을 깨닫고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지니는 것에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역설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목격하기, 배우기, 연결하기, 협력하기’라는 네 가지 핵심 기술을 연마하며 전체를 보는 법, 곧 세계 시민이 되는 길을 전하고 지구가 당면한 많은 위기들을 다음과 같이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 목격하기 : 눈을 뜨는 것

-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업(正業)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처럼, 종교, 인종, 국가, 경제, 문화, 사상 등 수많은 경계들로 편협해진 세계관을 버리고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그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다른 이들과 통해 협력해나갈 수 있다.

 

▒ 배우기 : 지성을 깨우는 것

-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지면 자신의 지성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문화에서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대신 자신의 지성이 폭넓게 열려야만 세상을 품에 안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고방식, 글로벌 의사 결정이 가능해지며 글로벌 지성이 성장하게 된다.

 

▒ 통하기 : 관계를 형성하는 것

- ‘나’를 벗어나 ‘우리’의 관계를 맺는 것이다. 얼마나 다른 사람이건 그와 얼마나 떨어져 있건, 심지어 우리가 그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건, 상대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소통의 다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 능력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 지구적으로 협력하기 : 함께 일하는 것

- “우리가 직면한 세계적 위협과 과제를 해결하는 데 ‘영국만의’ ‘유럽만’의 ‘미국만의’ 해결책이 아닌 세계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말처럼, 우리와 공감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협력해 나가는 것이다. 혼자서는 세계 시민이라는 강을 건너는 다리를 세울 수 없다. 맞은편 상대와 함께 협력하고 행동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우주에 나가 지구를 바라본 우주 비행사, 티베트 독립을 부정하는 중국 대학생들과의 대담, 후세인 동상을 무너뜨린 사건에 대한 세 가지 관점, 케냐의 인종 간 폭력 사태, 미얀마에서 총탄에 맞아 숨진 일본인 기자 사건 등 수십 건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위의 네 단계는 그저 이상주의적인 꿈이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