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말뚝에 걸려서 넘어졌대나. 이 사람이 화가 나서, “에잇, 이놈의 말뚝 뽑아 버려야지” 하고 말뚝을 당기니까 말뚝이 뽑히면서 옛이야기가 주렁주렁 달려 나오더래나. 자꾸자꾸 당기니까 자꾸자꾸 당기니까 자꾸자꾸 달려 나오더래나. 신기한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우스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밑도 끝도 없이 달려 나오더래나.”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옛이야기는 ‘들려주는’ 것이 제 맛. 부모님이, 선생님이 아이들과 마주 앉아 눈을 맞추며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사소한 것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 한다. <옛 이야기>는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지난 15년 동안 서정오 선생이 고르고 다듬은 옛이야기 어린이책 <옛이야기 보따리>를 엮은 이 책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옛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욕심 없고 마음이 소박하기 때문입니다. 또 꿈꾸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옛이야기를 듣고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좋은 옛이야기를 들으며 잠들 수 있는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아이들을 참으로 사랑하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이야기꾼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옛날 어른들은 힘들이지 않고도 절로 옛이야기 전승자가 될 수 있었지만, 요새 어른들은 큰 마음 먹고 일부러 이 일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옛이야기 들려주기를 실천해 온 지은이는 “장담하건대 세상에 옛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지은이가 알려주는 옛이야기 들려주기 비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책은 옛이야기 들려주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어른들이 가질 만한 궁금증을 재미나게 풀고 있다. 특히 지은이가 말하는 ‘이야기꾼이 뿌리쳐야 할 세 가지 유혹’과 ‘좋은 이야기꾼이 갖춰야 할 세 가지 미덕’은 누구라도 재미난 이야기꾼이 될 수 있게 해줄만 하다.

 

또 이야기 보따리 하나가 끝날 때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라는 글을 통해 각 이야기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어떤 문제들을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면 좋을지 덧붙인다.

 

책은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신나게 재미나게 옛이야기 판을 벌이고 싶은 모든 어른들을 위한 안내서이자 이야기 보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