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너무 이른 나이란 없다. 그렇지만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대체로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 채 일류대학에,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조바심친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부단히 스펙을 쌓으며 노력하지만 그들 대부분의 미래는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들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나의 꿈을 실현시켜 줄 그 길인지,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기에 청춘들의 오늘 하루는 버겁기만 하다.

 

청춘이란 십대 청소년들이 도달하고자 열망하는 미래이고, 기성세대들은 한 번쯤 되돌아가고 싶어 하는 황금의 시절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청년들이 맞닥뜨린 삶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실제로 청춘이 꿈을 꾸는 것이 꿈인 시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청춘의 마땅한 권리인 자기 성찰이나 세상에 대한 탐험의 기회조차 배부른 꿈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열혈청춘, 강경란 외, 휴.

 

현실적으로 사회 탓, 부모 탓, 남 탓을 해봐야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가장 쉽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다. 두들겨 보고 시도해 보면, 걱정하던 것보다 아주 쉽게 이뤄질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눈을 씻고 찾는다면 우리 삶에 나침반이 돼 주는 멘토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열혈청춘>은 지금 당장 너무 힘들고 지쳐서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고 싶은 때,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것인가 확신이 없어 암담하기만 할 때, 그래서 나보다 한발 앞서 걸었던 인생 선배의 삶을 결결이 훔쳐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펼쳐들어야 삶의 나침반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5인의 멘토인 법륜 스님, 노희경 작가, 박원순 변호사, 강경란 피디, 윤명철 교수가 평화재단에서 ‘우리 함께 꿈꾸자 Dream, together’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던 내용을 묶은 것으로, ‘사랑, 성공, 행복, 도전, 평화’ 등 5가지 주제를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젊은이에게 들려주는 청춘 멘토링이다.

 

이 책에는 양다리를 걸쳐 본 적 있고, 사랑 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 있으나, 시청률 때문에 울어 본 적 없고, 작가직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노희경 작가의 사랑 이야기에서부터, 실은 결결이 외롭고, 출가한 것을 후회해 본 적 있고, 불효자라 아팠으며, 성공보다 실패를 훨씬 더 많이 해봤다는 법륜 스님의 행복론, 그리고 한때는 검사였고,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사무처장이었으며, 이제 명함에 ‘소셜 디자이너’라고 이름 석 자 새긴 박원순 변호사의 성공 이야기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때론 아버지로, 때로는 스승으로, 또 때로는 언니와 오빠로 다가와 들려주는 5명의 인생 멘토가 말하는 지혜의 메시지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한치 앞도 알 수 없을 때 생각을 구체화하고, 날마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실천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강경란 피디. 그는 5부작 시사다큐 ‘인간의 땅’으로 올해의 피디상을 받은 바 있다. 그의 거침없는 도전 속에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의 경계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키 158센티미터의 작은 체구로 테러, 폭력, 죽음의 현장을 넘나들며 만든 분쟁 다큐멘터리 속에서 그는 눈물겨운 평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또 다른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 오지, 분쟁 지역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깨끗한 시트가 있고, 따뜻한 국물을 마실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어요.” 깨끗한 시트에 누워 편히 잠들고, 가족과 함께 차를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한가롭게 보내는 오후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일 수 있다는 것을, 지극히 사소해서 미처 몰랐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노희경 작가. 그의 드라마와 함께 참 많은 이들이 울고 웃는다. 특히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작가답게 젊은 날 그녀의 사랑도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양다리를 걸쳐 본 경험도 있고, 사랑 때문에 죽고 싶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들려주는 청춘의 사랑, 어머니에 대한 사랑,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까지 가슴 깊이에서 걸어낸 이야기가 뭉클하다. 그리고 먼 나라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데에는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이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박원순 변호사. 한때는 검사였다가 또 한때는 변호사였다가 현재는 ‘소셜 디자이너’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는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청춘들의 취업 문제를 위해 천 개의 직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두들겨 보고 시도해 보라. 걱정하던 것보다는 의외로 아주 쉽게 나갈 수 있다.”

 

법륜스님의 명쾌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힘이 생긴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실패해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도전하고, 그것도 실패하면 다시 방법을 찾아 도전하면서 점점 능력이 커지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스님은 말한다. “꿈과 욕심의 차이는, 실패했을 때 괴로워하면 욕심이고, 실패를 해도 괴롭지 않으면 그건 꿈이에요.”

 

윤명철 교수. 그는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라며 부단히 도전과 모험을 시도한다. 고구려가 꿈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몸소 말을 타보고, 뗏목을 타보며, 시야가 달라지고 세계관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그러면서 고구려의 위대함과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증명하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늘 모험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힘 그리고 그것을 오늘에 접목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살면서 각 분야에서 최고의 대가가 된 5인의 멘토가 좌절과 희망 속에서 고민하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를 통해 가슴 설레게 하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