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관한 생각]


L씨는 불과 얼마전까지 일과 임금노동을 거의 동일시해왔던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최근 한 자금운영 및 투자전략 프로그램에서 일과 임금을 분리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 경우 직업선택의 기준이 바뀌고,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일과 놀이가 나눠지지 않는다는 게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이었다 은퇴 후의 삶에도 활력이 생기며, 무보수 활동도 존중하게 되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출보다 투자소득이 많아지면 재정자립을 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돈을 벌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는 말에 L씨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일을 하더라도 예전과는 다르게 자의로 하게 되며,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만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재정자립자로서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돈에 대한 바람직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자기가 조각한 여인상에 반해 갈라테이아란 이름을 붙여주고 실제로 말을 걸고 입을 맞추는 등 사랑에 빠졌다.


그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조각상과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그의 정성에 감동한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믿으면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르는 유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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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지난 1968년 실험을 통해 피그말리온 효과를 증명하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아 담임교사에게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주지시켰다. 8개월 후 측정해 보니 이들의 점수가 다른 학생들보다 상승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명단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그 원인이었다.


투자자문, 벤처투자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영국에서 ‘부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벤 벤슨은 돈에 관한 염세적이고 부정적인 사고가 부를 창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돈에 관한 생각>에서 돈에 관한 근거 없는 믿음을 파헤쳐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는 동시에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돈은 악의 근원이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부모가 부자라면 자식도 부자” ….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돈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듣고 자란 이런 말이 부를 쌓으려는 노력을 주저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잠재력을 발휘하는 과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돈은 단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돈은 충실한 하인이지만 때론 가차 없고 잔혹한 주인 행세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가치보다 돈을 앞세워 욕망을 추구한다면 도덕의 잣대가 무너지고 종국에는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돈 자체가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부자 중에는 부를 증식시키는 방법뿐 아니라 나누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돈이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신의 본래 모습을 극대화할 뿐이다.

“좋은 직업이 부를 창출한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는 당신으로 하여금 미래의 무언가를 쫓아가게 하여 실속 없는 삶을 살게 하기 때문이다. 앞을 향해 한참 달렸는데 돌아보면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성공의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허망한 노력을 한 대가로 아까운 삶을 낭비한 것이다. 그보다는 현재 삶을 사랑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 당신의 인생을 새로운 길로 이끌어줄 것이다.


책에 따르면, “돈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여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돈보다는 친구와 가족이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지만 돈에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결코 부를 확대하기 위한 고민이나 보유자산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개발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산을 늘리는 데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소홀해진다는 식의 논리는 맞지 않다. 단지 돈으로부터 관심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저자는 돈이란 절친한 친구와도 같아서 바르게 대하지 않는다면 친구가 떠나듯 돈도 떠날 것이라고 충고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순위에 둬야 항상 함께하면서 중요한 국면마다 아낌없이 지원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하는 일을 하면 돈은 따라온다.” 이 말은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이 말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지적한다. 사람들은 사실 자신의 천부적 재능이 무엇인지 실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재능이 있더라도 자신이 깨닫지 못한 경우가 많아 이 말이 성립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물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다면 인생의 성공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소모되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지금 하는 일에 염증을 느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아직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것과 지금의 나 자신을 십분 활용한다는 자세를 가지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지금 하는 일에 가치를 더하면 돈은 따라온다”고 강조하면서 사고를 전환하면 본업에서 창출한 부를 활용해 더 좋은 인생을 추구하는 데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가난해지는 생각 vs 부자가 되는 생각


“돈을 많이 벌수록 저축도 늘어난다”는 말은 잘못된 안도감을 갖게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자산 확대를 위해 저축을 하거나 재정적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울 거라고 믿지만 당신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빈털터리로 은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인색한 노년을 맞이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는 망각 속에 사로잡혀 있다. 마지막 순간에 마법 같은 해결책이 나타나 궁핍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보니 은퇴 후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것과 달리 저축률은 1998년 23.2%에서 2011년 3.1%로 급락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의 가계저축률이 각각 16.8%와 11.0%, 7.4%이며, 소비 대국인 미국의 4.7%보다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저축률이 둔화된 것은 가계소득 증가율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화해서 생각하면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사람들의 소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돈을 많이 벌수록 저축도 늘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돈을 많이 벌수록 지출만 늘어난다.”


2009년 영국인의 저축성향 조사에 따르면, 약 1400만 명이 저축할 돈을 따로 마련할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악사(AXA)에서 실시한 재테크 실험에 따르면, 약 석 달 정도만 금융교육을 받으면 현재 각 개인의 가계상황과 무관하게 저축을 하는 마인드를 기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실시된 실험 결과 월급에서 지출금액을 제하고 남은 돈을 수시로 넣고 뺄 수 있는 당좌예금에 넣고 사용하는 부류는 사는 데 필요한 돈만큼 빼서 지출을 하고 삶의 수준도 그에 맞춰 살아가는 패턴을 보였다. 반대로 월급날 저축성예금에 돈을 예치하는 부류의 실험 대상자들은 기존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나머지 금액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준을 다시 짜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어떻게든 저축은 맘만 먹으면 가능하다. 반드시 저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필요할 때 은행계좌에서 매일 돈을 찾아 쓰는 식으로 습관을 들이면 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듯 부자들에게만 전수되는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다. 그는 부를 늘린다는 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보유자산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이며, 부를 쌓을 기회가 생겨도 저축하는 습관을 미리 길들여놓지 않으면 부가 모래알처럼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글 한주연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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