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세상을 바꾼 창조자들이 있다.


지금 시대의 다양한 면면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대의 전환점이 된 문제적 사건과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들이 일궈 낸 혁신이 있었기에 세계의 역사는 지금과 같은 물길을 만들어 흘러 내렸다.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는 바로 우리의 오늘을 형성한 기원, 즉 '오리진(Origin)'에 초점을 맞춰 다시 읽는 세계사다. 인류의 참 스승이라 불리는 모세부터 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든 마틴 쿠퍼까지, 시대의 흐름을 바꾼 '오리진' 31인의 삶과 당대의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미래의 기원이 될 오늘에 대한 통찰을 전하고 있다.


'유럽의 아버지'로 불리는 샤를마뉴, 라틴아메리카를 오랜 식민 통치에서 해방시킨 시몬 볼리바르, 미국의 통일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유럽 문명의 아버지 키케로, 노예제 폐지 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 과학소설 장르를 개척한 쥘 베른, 최초의 근대적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진의 아버지 니세포르 니에프스,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 앨런 튜링….


이 책에는 익숙한 인물도 있지만, 낯선 인물도 많이 소개된다. 낯선 이름은 새로운 이야기로써, 익숙한 인물은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드러냄으로써 오늘의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김환영 지음, 부키 펴냄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목들


세계사는 사실상 패러다임의 역사다. 수많은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생장하고 소멸하며 세계사를 엮어 왔다. 역사의 '오리진'은 바로 시대의 패러다임을 새로 만들거나 수호하거나 개량한 이들이다.


유대교의 창시자인 모세는 기원전 13세기의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세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대교라는 일신교가 성립한 바탕 위에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싹틀 수 있었다. 한편 모세가 앞장선 엑소더스(출애굽)는 민족 해방 스토리에 그치지 않는다. 시나이 산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십계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십계명으로 신과 이스라엘은 계약을 맺었다. 신을 국가로 대체하면 민주 공동체의 구성 원리인 사회계약이 된다.


많은 경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목들은 자신이 개막한 새 시대와 그 이전 시대 사이에 낀 '중간인'이다. '과학 혁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이작 뉴턴의 경우도 사실 그렇다. 뉴턴의 발견은 과학 혁명뿐만 아니라 산업 혁명까지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이지만, 뉴턴 자신은 과학보다는 오히려 <성경>의 해석과 연금술에 관심이 더 많았다. '과학자'라는 말이 등장한 때는 1833년으로, 뉴턴의 열렬한 팬이었던 윌리엄 휴얼이라는 영국 철학자이자 역사가가 처음 사용했다. 뉴턴으로부터 과학자의 시대가 열렸다.


정통 마르크시즘에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하던 시대. 현실과 괴리된 사회주의 이념을 고쳐 써야 한다고 역설한 수정주의자 베른슈타인은 당시에는 사문난적으로 취급당했지만, 결국 지금 유럽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인 '사민주의'의 아버지이자 위대한 수정주의자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시대는 끝없는 수정을 요구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팽창함에 따라 유럽의 사민주의는 또 다른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헨리 포드는 단순히 포드 자동차의 창업주에 그치지 않는다. 소수의 사치품이던 자동차를 대중의 필수품으로 만든 그의 사고의 전환이 없었다면, 어셈블리 라인과 '모던 타임스'로 상징되는 대량 생산의 시대는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올더스 헉슬리는 그의 디스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역사를 기원전과 기원후가 아니라 포드 이전과 포드 이후로 나눌 정도다. 자동차 시대를 펼쳐 노동자를 기계 부품으로 만든 '디스토피아'의 기원을 이룬 한편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파격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복지 자본주의 싹을 틔운 장본인 또한 포드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책은 3000년이 넘는 시공간을 종횡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대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인물 31인을 불러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개인의 도전과 한계, 삶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낡음에 맞선 열정과 그를 삼킨 시대의 파고 등을 살핌으로써, 개인의 천재성이 시대의 요구와 맞물려 어떻게 세계사의 물길을 바꾸는지 밝힌다. 더불어 당대의 맥락과 오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살피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손정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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