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바다]


<텅 빈 바다> 찰스 클로버 지음, 이민아 옮김, 펜타그램 펴냄.


<지데일리=한주연기자> “멸종 위기종을 먹다가 들키는 것이 진짜 모피 의류를 걸친 모습을 ‘캡처’ 당하는 일보다 더 부끄러운 순간이 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에게도 해양생태계와 바다식량은 아주 중요한 존재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바다와 어업에 대한 정보를 소수 전문가만이 알고 있거나 그들이 쓰는 용어를 알아듣기 어렵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 없이 마트에서 냉동생선 봉지와 참치 캔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곤 한다.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자.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어장은 산업화 이후 몰락했다. 세계에서 어종이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서아프리카 대륙붕의 어장은 선진국의 신제국주의적 약탈로 고갈되고 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는 과학자들과 정부의 오만한 대응으로 그 많던 대구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미지의 보고인 심해에서마저 사람들은 ‘오메가-3 지방산’을 얻기 위해 번식률이 매우 낮아 멸종 위험이 높은 물고기까지 잡아들여 먹거나 심지어는 발전소 연료로 태워버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어시장인 도쿄 쓰키지 어시장에선 참다랑어(참치)가 넘쳐나 가격이 폭락하는데, 지중해에서는 일본에 조달하기 위해 다랑어를 양식하는데도 그 씨가 말라가고 있다.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제대로 규제하기 어려운 남극해에서는 아무나 와서 이빨고기처럼 희귀한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잡아 ‘메로’나 ‘칠레농어’라는 이름으로 둔갑시켜 고급 레스토랑에 납품한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은 누굴까? 


출항에 나설 때마다 바다 밑바닥을 깡그리 훑어 모든 것을 박살내는 거대한 그물을 갖춘 트롤어선과 선주들, 무능력하면서 보신에만 급급한 과학자들, 정보를 사실대로 공개하지 않고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기관, 선거 때마다 어민들의 표를 얻고자 가난한 나라에서 자국 어선이 해적질과 다름없는 불법어업을 저질러도 눈감아주는 에스파냐 같은 원양강국들이다. 


이와 함께 판다나 오랑우탄 급에 해당하는 멸종위기 생선인 철갑상어나 참치 요리를 버젓이 자랑하는 유명 요리사들, 그리고 자신들이 얻고 있는 물고기가 어떤 경로로 식탁에 오르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일반 대중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대한한국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텅 빈 바다>는 20여 년 동안 영국에서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전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자인 찰스 클로버(Charles Clover)가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지는 수산물 남획의 실태와 남획이 불러온 해양생태계 파괴의 실상을 치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정면으로 드러낸 심층르포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지은이는 10여 년 동안 미국, 캐나다, 영국, 에스파냐, 아이슬란드, 덴마크, 일본 등 수많은 지역과 바다를 샅샅이 취재하고, 수많은 연구자들의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 같은 다른 환경의제에 비하면 해양생태계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 설사 다뤄졌다 해도 산업시설의 독성물질과 핵폐기물 무단방출에 따른 해양오염 문제는 어느 정도 부각된 반면, 남획과 해양생태계 문제가 함께 논의된 적은 거의 없다. 


지은이는 전자보다는 후자, 즉 현대의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형(공장형) 어업이야말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인류 최후의 자연식량으로 여겨지는 생선의 종말로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할 때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나아가 수산물 남획의 실태를 고발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 다양한 대안적 실험을 소개하며 그 성과와 한계까지 짚어낸다. 그러면서 바다의 주인은 어부가 아닌 우리, 즉 일반 시민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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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바다

저자
찰스 클로버 지음
출판사
펜타그램 | 2013-09-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해양판 《침묵의 봄》” -《인디펜던트》이 책은 20여 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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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ve a Good story, gdaily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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