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로켓파크]


“간타, 정당하려면 돈이 필요한 거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돈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더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도 해. 돈이 없다는 건 나쁜 건가 봐. 돈이 없는 건 나쁜 거야.”


학창 시절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지나고 보면 가장 아름답던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곰곰이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은 답답한 시기이기도 하다. 왠지 모르게 터져 나오는 불안, 분노 짜증이 넘쳐난다. 돈 많이 벌어 자유로워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시다 이라의 <날아라 로켓파크>는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을 법한 십대들의 로망을 그린 이야기로, “영혼의 쌍둥이”라 불릴 만큼 친구로 굳게 맺어진 두 소년이 정글 같은 세상에서 휴대전화 게임 회사 로켓파크를 세우고 백만장자가 되는 꿈같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거친 세상에서 펼치는 힘찬 도전, 그 성공과 좌절 속에 다시 찾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다룬 성장 소설이다.


날아라 로켓파크, 이시다 이라, 김윤수, 양철북


이 책의 배경인 20세기 말은 일본의 거품 경제가 막을 내리던 시기로 지금의 우리 실정과 닮았다. 비정규직 알바 인생으로 내몰린 젊은 세대들은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빈곤과 불평등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기성세대에게 분노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그들 틈에 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인생 역전을 꿈꿨다.


책이 그리는 세계는 자본주의 사회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비즈니스 논리와 경쟁과 차별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어른들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다. 그런 영향 탓인지 학교 역시 절대 평등하지도, 자유롭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정글처럼 약육강식의 논리가 우선한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동정하는 법이 없고, 괴롭히고 난 뒤에는 통쾌해 하며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기분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서 책의 인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연대하며 특별한 우정을 나눈다. 이들은 모두 자본에서 소외된 자들로 모두 뭔가 하나둘씩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발달장애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간타와 너무 세상을 일찍 알아 버려 외로운 요지는 다섯 살 무렵 처음 본 순간부터 자석의 극이 끌리듯 단짝인 된 친구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 아이들에게 늘 따돌림을 당하는 간타나 술집에 다니는 가난한 싱글 맘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늘 둘레 어른들의 수군거림을 들어야 했던 요지는 장애와 가난, 둘레의 편견이라는 결핍을 갖고 있다.


요지, 간타와 또 다른 방식의 우정을 나누는 히메나도 마찬가지다. 오빠의 발달장애 때문에 간타와 요지를 잘 이해하는 히메나 역시 예쁜 외모 때문에 받는 둘레의 편견에 자신의 외모를 장애라고 여기는 결핍을 갖고 있다. 술집에 나가는 요지 엄마 레이코와 몸이 약해 파트타임으로 겨우겨우 살림을 꾸려 나가는 간타 엄마 메구미도 가난이라는 결핍을 극복하고 아이를 함께 키우기 위해 힘을 합친다.


결핍 가운데 피어난 우정, 성공을 꽃피웠지만…


열아홉 살인 요지와 간타는 아르바이트와 주식 투자로 모은 밑천을 자본금으로 유한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로켓파크.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있는 로켓 미끄럼틀에서 따온 이름이다. 처음에 요지가 그 회사 이름을 제안했을 때 간타는 덩실거리며 기뻐했다. 다섯 살 때부터 둘이서 놀았던 추억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뒤, 이 이름이 일본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 줄 두 젊은이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간타와 요지는 돈이 없으면 자유로워질 수도, 정당해질 수도 없는 현실에서 돈을 벌어 서로를 지켜 주기 위해 로켓파크를 세운다.


경제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시장 경제를 공부하고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요지는 모바일 신드롬을 타고 로켓처럼 날아오른다. 휴대전화 게임 회사 로켓파크주식회사를 세우고 신규 주식을 상장해 엄청난 부자가 된 요지와 간타,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을 한다.


회사는 곧 로켓을 탄 것처럼 빠른 성공을 거두고, 요지는 성공의 아이콘이자 촉망받는 청년 CEO가 된다. 하지만 사업 확장을 위해 시간 외 거래로 기업 인수를 시도하는 순간, 암흑세계의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 더 큰 성공을 위해 적대적 기업 인수를 시도하는 순간 기업 윤리를 어긴 신흥 졸부로 언론에 매도당한다. 결국 게임 회사를 두고 60일 전쟁을 벌이며 어른들 방식으로 승부하려던 둘의 도전은 일장춘몽처럼 끝나버린다.


로켓파크의 모든 재무 상태를 알고 있는 자신만 사라지면 요지가 무사할 거라고 생각한 간타는 죽음을 위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다시 만난 요지와 간타는 우정이 돈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한다. 부족하지만 서로의 결핍을 채워 주는 참다운 우정의 모습이다.


요지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로켓파크를 세웠다.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욕망했다. 하지만 어른들의 방식으로는 자유행 티켓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 비즈니스 세계나 어른들의 세계로 기울지 않게 붙잡아 주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간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책은 청년 CEO의 벤처 회사 창업, 모바일 게임 신드롬, 기업 간 암투 등 기존 청소년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로 ‘우정’이라는 주제를 풀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법한 성공에 대한 로망을 따뜻한 시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 정용진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Posted by have a Good story, gdaily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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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pra 2013.04.29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