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극심한 파장을 보면 알 수 있듯, 지구 한 구석에서 인 잔잔한 물결이 반대편에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 현대사회다. 현대사회는 앨빈 토플러가 주창한 제3의 물결 즉, 과학기술과 정보화 시대를 넘어 제4의 물결인 ‘융합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현재 세계는 모든 사람들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각국의 경제체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글로벌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보다 창조적인 방식으로 경쟁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생산부터 고객 접촉 시점에 이르기까지, 융합을 정의하고 개척하고 실행하는 데에는 기업마다 해석 능력도 다르고 다양한 실행과정상의 어려움이 따른다.

 

글로벌 경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는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예측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과 시대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선,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물론, 오늘날의 현상과 더불어 미래의 가능성을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컨버저노믹스, 이상문 외, 임성배, 위즈덤하우스

 

<컨버저노믹스>는 글로벌경제의 역동성을 조명한 미래학 연구의 성과로, 경영학 석학 이상문 박사와 네브래스카주립대학교 데이비드 올슨 교수는 그동안 광범위하고 다양해 정의가 어려웠던 ‘융합’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이를 통해 경영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인과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현대사회를 이해하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유용한 경제적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인류의 진보는 기존의 성과를 새롭게 결합해 얻어낸 산물이었다. 기존의 것을 제거하고 파괴함으로써 창조를 이룬다는 슘페터의 원리도 이러한 관점에서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과거 뉴턴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난쟁이라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다면 거인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의 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전혀 다른 분야의 필요성과 연계하는 융합의 가능성은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혁신전략이 컨버전스(융합)에 있다고 선언한 바 있고, 10년 경기침체 해결이라는 과제를 안은 일본과 강력한 전환체제가 필요한 유럽연합이 동시에 ‘융합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은 별로 없다. ‘혁신’을 ‘새로운 발명’으로 생각한다면 많은 난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발명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발명이 곧 혁신으로 연결된다는 보장 또한 없기 때문이다. 발명은 고객이 수용할 때 비로소 혁신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에 존재하던 서로 다른 것들을 결합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내는 것이며, 이런 결합과 융합이야말로 기업의 경쟁 우위를 획득하는 효율적인 방안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 창출 방식인 융합의 필요성과 경영전략 상의 프로세스와 전망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바르게 일할까’를 고민했고 이로 인해 효율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경영기법이 유행했다. 적시생산 시스템(Just-In-Time), 전사적 품질경영(TQM), 식스시그마(Six Sigma), 벤치마킹(Benchmarking) 등이 그 예다.

 

이후 2000년대부터는 ‘어떻게 올바른 일을 할까’로 기업의 화두가 전환됐다. 이 시대에는 기업이 올바른 결정을 하면 뛰어난 기업성과로 연결된다는 믿음이 지배했다. 의사결정 시스템(DSS), 기업성과 관리시스템(BPM), ERP 시스템 등이 좋은 사례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제는 무엇이 될까. 이에 대해 지은이들은 미래에는 ‘어떻게 새로운 일을 할 것인가’에서 기업의 경쟁 우위와 지속 가능성이 결정된다고 본다. 기업들은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향상시키거나 가능한 선택들 중에서 올바른 것을 고르는 것만으로 경쟁 우위를 획득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했던 방식은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울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기업만이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로 혁신의 원천이 바로 ‘융합경제’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기업들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방법을 제품 구성요소의 융합, 기업 내 기능부서의 융합, 서로 다른 조직의 융합, 서로 다른 기술의 융합, 서로 다른 산업의 융합, 생물학 인공시스템 융합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궁극의 융합 단계로 ‘융합의 융합(Meta Convergence)’을 소개하고 있다.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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