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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2006)>
그곳에서 뛰쳐나오는 순간 온몸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이십삼 년짜리 몸에서 심장이 멎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는 불을 붙이자마자 새 지미 추 부츠 위에 떨어져 모락모락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더니 조그만 구멍을 냈다. 끝내주는군. 나는 중얼거렸다. 정말 엿같이 끝내줘. 오늘 망쳐버린 옷과 구두만 4천 달러어치는 될걸? 기록이야, 기록. 하지만 내가 돌아오기 전에 그 여자가 먼저 죽을지도 몰라. 지금이야말로 긍정적으로만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어쩌면 희귀병에 걸려 졸도할지도 몰라. 그럼 다들 그녀로 인한 고통에서 해방될 텐데. 나는 담배를 비벼끄기 전에 마지막으로 길게 한 모금을 빨고는 '정신 차려'라고 말했다.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마. 나는 타운카 뒷좌석에서 팔다리를 쭉 뻗으며 생각했다. 그녀가 먼저 죽어버리면 네가 그 여자를 죽여버릴 희망이 사라져버리잖아. 그건 절대로 안 돼.
/ 로렌 와이스버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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