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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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한 자유시네마in 2014. 3. 21. 18:41
15마리가량 되는 캐리 씨네 개 전부가 오거스터스의 흔적을 찾는 데 동원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들은 그의 발자국과 은신처를 찾아냈다. 볏짚을 둘러싼 개들은 으르렁거리고 앞발로 마구 긁어댔지만 오거스터스를 잡지는 못했다. 잠시 후 개들의 짖는 소리를 듣고 추격자들이 달려왔고 감시인이 오거스터스를 볏짚 밖으로 끌어냈다. 그가 바닥에 패대기쳐지자마자 열댓 마리의 개가 전부 그에게 달려들었고 어떻게 해볼 새도 없이 그의 몸을 잔인하게 물어뜯고 절단냈다. 몸 수백 곳에 뼛속까지 개들의 이빨 자국이 나 있었다. 추격자들은 오거스터스를 노새 등에 묶어 집으로 보냈다. 하지만 그는 죽을 때도 곱게 가지 못했다. 다음 날까지도 숨이 붙어 있어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 솔로몬 노섭 (펭귄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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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계약시네마in 2014. 3. 14. 18:04
그곳에서 뛰쳐나오는 순간 온몸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이십삼 년짜리 몸에서 심장이 멎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는 불을 붙이자마자 새 지미 추 부츠 위에 떨어져 모락모락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더니 조그만 구멍을 냈다. 끝내주는군. 나는 중얼거렸다. 정말 엿같이 끝내줘. 오늘 망쳐버린 옷과 구두만 4천 달러어치는 될걸? 기록이야, 기록. 하지만 내가 돌아오기 전에 그 여자가 먼저 죽을지도 몰라. 지금이야말로 긍정적으로만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어쩌면 희귀병에 걸려 졸도할지도 몰라. 그럼 다들 그녀로 인한 고통에서 해방될 텐데. 나는 담배를 비벼끄기 전에 마지막으로 길게 한 모금을 빨고는 '정신 차려'라고 말했다.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마. 나는 타운카 뒷좌석에서 팔다리를 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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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 다음은?시네마in 2014. 1. 7. 10:56
언젠가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날이 올 거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인간의 뒤를 계승한 것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야. 이 사건은 진화 계통수에 기록되어 있지. 이성을 지닌 인간이 임기를 끝내자 우수한 유인원이 인간을 계승했고, 비록 침체기이긴 하지만 지금은 인간이 일으킨 문명을 보존하며 그 결과들을 제 것으로 만들고 있어. 그리고 이제 곧 새로운 미래를 위해 도약할 거야. / 피에르 불 (소담)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혹성 탈출저자피에르 불 지음출판사소담 | 2011-08-12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혹성 탈출]은 원래 책이다당신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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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관념시네마in 2013. 12. 19. 09:31
물론 내가 그런 일을 자초했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퀴즈쇼에 참가한 게 잘못이었다고! 그들은 내게 손가락질을 해대며, 부자와 가난뱅이를 구분 짓는 선을 절대 넘지 말라고 했던 다라비 어른들의 교훈을 일깨워줄 것이다. 결국 빈털터리 웨이터가 두뇌를 겨누는 퀴즈쇼에 참가해서 무슨 짓을 하겠는가? 두뇌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신체기관이 아니다. 우리는 손발만을 사용해야 하는 천민이다. / 비카스 스와루프 (문학동네)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슬럼독 밀리어네어: Q&A저자비카스 스와루프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09-02-1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2009 아카데미 최다 8개 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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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힘차게시네마in 2013. 11. 25. 09:34
엄마는 내가 얼마나 정확히 베껴 썼는지 주방 일을 하다가도 수시로 점검하곤 했다. 그런데 점검하면서 잘못을 고쳐주는 학습방법이 자못 흥미로웠다. "이건 중간에 쉼표가, 마지막엔 종지부가 사라져버렸네. 근데, 과연 어디 갔을까?""여긴 또 물음표와 느낌표가 서로 사이좋게 놀러간 모양이네. 근데, 왜 아직 집에 안 들어올까?" "이건 V자를 U자로 잘못 썼네. 내가 옛날에 알파벳 가르칠 때 말한 거 기억나니? 이 두 글자는 같은 컵 모양이지만 똑바로 세워지는 건 U자고 쓰러지는 건 V자라고... 너도 이 U자처럼 똑바로 서고 싶지? 그래서 M자처럼 막 달리다가 나중엔 W자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지? 그렇지?" 난 용기와 희망을 주는 엄마의 말에 불편한 고개지만 힘차게 끄덕였다. 예전에 엄마는 내게 알파벳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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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똑같은 정의시네마in 2013. 11. 8. 13:37
사실 나는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실질적으로 부유한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내 대답은 항상 똑같다. 나는 부유함의 여러 요소 가운데 돈이 가장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내 순자산은 포브스지에서 선정하는 4백 위 안에 들지 않고, 거기에 이름을 올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하지만 나는 건강하고, 홀아비 신세로(물론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 둘을 멋진 젊은이로 키웠으며, 내 가치관을 반영해 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것이 부유함에 대한 내 정의이다. 부유함은 감사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우리가 날마다 받고 있는 축복이 얼마나 큰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아버지 없는 아이를 대물림하지 않는 것이 내게는 큰 축복이었다. / 크리스 가드너 (한스미디어) - 함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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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어둠이 내렸다시네마in 2013. 11. 4. 21:51
그날 밤 이층 방의 침상에 몸을 눕히고, 어머니가 눈이 내리는 밤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오늘 밤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어제도 그제도 눈 내리는 소리를 듣고 귀 기울이면서 밤을 보내고 또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한때 격렬하게 어머니를 재촉했던 본능의 푸른 불꽃도 꺼졌다. 눈이 내리는 밤 속에서 살고 있지만 드라마를 구성하고 스스로 출연하기에는 심신이 모두 쇠약해져 있다. 교만한 소녀로 꾸며진 어린 날의 어머니로 돌아갔는지도 모르지만 이미 무대 조명은 꺼지고 두 아들도 두 딸도 잃어버렸다. 남매들과 친척들, 지인들, 친했던 이들도 모우 잃어버렸다. 잃은 것이 아니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지금 어렸을 적 자라난 집에 혼자 살고 있다. 매일 밤 어머니 주위에는 눈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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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쉰 살이 좋아요"시네마in 2013. 10. 28. 07:28
"당신은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나이잖아요, 쉰 살이면. 스물다섯은 처세에만 힘쓰고, 서른은 일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요. 또 마흔은 시가 한 대를 다 피워도 얘기가 끝나지 않을 정도로 사연이 많은 나이고, 예순은 일흔에 가까우니 죽을 때를 기다리는 나이지만, 쉰은 한가하고 유유자적한 나이잖아요. 그래서 나는 쉰 살이 좋아요." 벤자민에게도 쉰 살은 정말 멋진 나이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쉰 살이 되고 싶었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문학동네)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저자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09-01-22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피츠제럴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