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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이를테면 이케아(IKEA) 브랜드 웹사이트의 영국 페이지에서는 ‘아름다운 디자이너 부엌(Beautiful Designer Kitchens)’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문구에는 두 가지 전제가 담겨 있다. 첫째, 디자이너들이 멋진 부엌을 만들 줄 알거나, 디자이너의 부엌은 반드시 아름답다는 전제로, 다시 말해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과 역할을 지닌다는 뜻이다. 둘째, 디자이너 이름이 서명된 부엌을 장만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거나, 디자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를 이룬다는 전제로, 다시 말해 디자인은 그것만으로도 소비의 ‘기표(記票, signifiant)’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아름다운 디자이너 부엌’을 구입하면서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제품으로서의 주방 설비가 아니라 ‘기표’로서의 부엌, 즉 ‘디자이너 부엌’이라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 스테판 비알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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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디자인 공부-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 저자
- 스테판 비알 지음
- 출판사
- 홍시커뮤니케이션(구)시지락 | 2014-03-10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디자인과 마케팅의 관계는? 애플, 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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