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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차고 입어라비즈니스존 2013. 10. 25. 13:14
<지데일리>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 TV에 이어 안경과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기들이 소비자들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형태가 다양해지고 구현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종류도 광범위해지면서 기기와 사용자간의 연결 기능을 담당하는 인터페이스 방식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멀티모달(Multi-modal) 인터페이스’가 큰 흐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키보드 마우스 터치 뿐 아니라 펜과 음성, 동작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 방식을 하나의 기기에 적용함으로써 기기와 더 직관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인터페이스는 기기와 사용자간 정보의 양방향 흐름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인 만큼, 이제 사용자의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두뇌-컴퓨터간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생각만으로 조작가능한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눈길’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의 출현은 인터페이스의 혁신을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돼왔다. 스마트 기기의 역사가 불과 5년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근접 거리에서 조작해야 하는 다수의 기기들이 출현할 수 있어 인터페이스 혁신의 가능성을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구글 글래스나 애플 아이워치처럼 기기와 사용자간 접점이 매우 제한적인 형태에서는 음성이나 동작 인식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인터페이스의 대세는 멀티모달, 궁극의 목표는 생각 읽기’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음성 인식 기술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이 10여년 전부터 연구해오던 분야다. 그러나 여전히 잦은 오류와 느리고 어색한 사용 톤으로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변의 소음 간섭이나 타인과 공존하고 있는 공간에서 기계에 소리 내어 명령을 내리는 부자연스러운 사용성이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내부처럼 폐쇄된 개인적 공간 등에서 주행 중 구사하는 제한적인 명령어에 한해서는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동작 인식 기술은 스마트폰을 얼굴에 가져가면 통화 연결이 되는 것처럼 기기 자체의 움직임을 감지해 다음 단계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에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게임 애플리케이션처럼 사용자의 손이나 신체의 움직임을 인지해 의도된 명령을 수행하는 고도화된 인터페이스로 나뉠 수 있다.
기본적인 동작 인식은 기기에 자력계·가속도계나 자이로스코프 등의 센서를 탑재해 비교적 단순하게 구현할 수 있지만, 카메라나 적외선을 이용해 사용자의 움직임 자체를 명령어로 처리하는 과정은 하드웨어적 정교함은 물론 다양한 명령어를 몇 가지 동작으로 일반화해 수행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고민이 수반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동작 인식 인터페이스에 대해 회의적인 기업은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단순한 동작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기기 조작을 위해 특별히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동작이 많아진다면 이를 수용할만한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가진단 헬스케어 등 다양한 응용제품 진화 가능성
컴퓨팅,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기기 전반에 걸쳐 하나의 기기에 복수의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터치스크린과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나, 음성·동작·리모콘 인식이 모두 가능한 스마트 TV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터치스크린이라도 촉각을 자극하는 햅틱 기능을 통합한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더욱 풍부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터치 버튼을 누르면 진동하는 단순한 기능은 이미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햅틱 기술로 스크린 표면을 통해 사물의 질감을 표현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안면·표정 변화를 읽어내는 감성 인식, 사람의 시선이 어느 곳을 어떤 순서로 얼마나 오래 보는지를 읽어내는 아이트랙킹(Eye tracking) 인식 등 차세대 멀티모달의 모델은 다양하다.
특히 올해에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크기가 작을수록 좋을 뿐만 아니라 결코 무겁거나 복잡한 형태를 가져갈 수 없다.
이러한 제약 조건하에서 사용자가 기기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조작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음성인식과 함께 안경 측면에 위치한 터치패널의 조합으로 구성된 구글 글래스는 한편으로 기기 자체가 매우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가령, 실내 외 보행 중 내비게이션 기능을 증강현실로 구현하거나 연동된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왔을 때 자동으로 통보해주는 제2의 스크린으로서 편의성을 제공해준다. 소형 프로젝션 화면은 바로 눈 앞에서 대단한 조작 없이 많은 정보들을 즉시 표시해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점에 책을 구입하러 갔다고 가정할 때 지금은 스마트폰을 꺼내어 검색 창에 책 제목을 입력하고 그에 대한 리뷰 정보 등을 수작업으로 찾아보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른 모양새가 펼쳐질 전망이다. 안경형 기기를 착용하고 서점에 들어가 관심 있는 책을 집어 들고 응시하면, 책의 표지 디자인이나 마케팅 문구 등을 읽어 내려갈 때 안경형 기기는 해당 도서와 관련돼 사용자가 가장 원할만한 정보를 눈앞에 자동으로 표시해 준다. 사용자가 원할만한 정보는 사용자의 과거 정보 탐색 행태와 취향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선별된다.
이처럼 미래의 인터페이스는 사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나 학습 과정 필요 없이, 사용자가 하고 있던 일을 멈추지 않고 상호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09년 동시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서러게이트와 아바타는 일종의 대리 로봇을통해 주인공의 생각이 현실에서 그대로 실행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험하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환경 안에서 대리 로봇은 모든 물리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 등장인물의 생각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장면이지만 이렇게 인간의 뇌가 컴퓨팅 기기나 로봇 등의 기계 장치에 연결돼 생각만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라고 한다. 음성이나 동작 무엇 하나 인위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극단적인 단순함과 편리함이 실현되는 것이다.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면 허황돼 보이지만, 실제로 단순한 BCI를 상용화한 애플리케이션은 의료나 게임 영역에서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 분야를 넘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BCI 영역이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인터페이스,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 가능성
과거 인터페이스 혁신을 주도한 마우스나 터치스크린이 순식간에 주류 시장으로 편입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 모두 기술적 개념 소개나 시제품 시연은 1960년대 중·후반에 이뤄진바 있다. 기술적 완성도와 애플리케이션 활용성이 일반 대중에게 인정을 받고 상업적 선택을 받기까지 30~40여년이 소요된 셈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경우에도 1990년 후반을 시작 시점으로 보자면, BCI가 단독으로 특정 기기를 조작하면서 충분한 사용자 가치를 제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멀티모달 추세대로 BCI 역시 일차적으로는 다른 인터페이스와 상호보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 한수연 연구위원은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의 출현은 인터페이스의 혁신을 촉진시킨다”며 “스마트 기기의 역사가 5년 남짓 되는 현재 마우스, 터치스크린, 음성·동작 인식 등 복수의 인터페이스 방식이 하나의 기기에 통합적으로 사용되는 멀티모달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별도의 신체적 움직임 없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도 게임 영역 등에서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향후 다양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응용제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리 한주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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