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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사퇴' 재촉한 사장님, 왜?비즈니스존 2013. 11. 1. 14:15
<지데일리 한주연기자> “80% 미만의 찬성표를 받으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더 의미 있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투표로 사장을 뽑고 직원의 승진을 결정하는 회사가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힘쓰고 있는 ‘여행박사’가 그 주인공.
여행박사는 최근 29세의 주성진 일본팀 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그는 고졸 직원으로 입사한 지 10년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해 사상 유례 없는 ‘고속 승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바로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신창연 대표가 80% 미만의 대표이사직 찬성표를 받지 못해 강등된 것이다. 이후 팀장급 30명이 긴급회의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를 선출하게 됐고, ‘1억원 인센티브’ 신화의 주인공인 주성진 일본팀 팀장이 신임 대표로 바통을 이어받아 여행박사 총괄 지휘를 맡게 된다.
29세의 신임 주 대표는 고등학생 때 여행박사 홈페이지에 일본여행과 관련된 댓글을 활발히 달아 신 대표에게 발탁, 2002년 19세에 대학입학 대신 여행박사에 입사했다. 이후 1억원 인센티브 신화의 주역이 됐으며, 2011년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 일본팀을 이끌고 있다.
신 대표는 여행박사 선거제도에 따라 앞으로 1년 동안 한 단계 강등된 대표이사 권한대행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게 된다.
여행박사의 파격적인 직제 개편과 조직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 이미 32세와 29세의 대표이사 권한대행이 선출돼 신 대표가 대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급변하는 여행시장에서 6년간 여행박사가 ‘젊은 기업’,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뻗어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펀(FUN) 경영을 펼치고 있는 여행박사는 직원 가족과의 해외여행 등 30여 가지에 달하는 직원복지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직원들에게 개인 법인카드를 지급하고 전산시스템으로 사장부터 말단사원까지 지출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한 경영도 사원들이 사장 마인드로 일하는 한 축이 되고 있다.
2000년 여행박사를 창업해 14년간 이끌어온 신 대표는 “죽어라고 일해도 퇴직할 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평직원의 일만 해야 하는 게 샐러리맨의 현실”이라면서 “직장인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이번 인사이동의 취지를 밝혔다.
▲ 직원들의 직선제 투표로 승진을 결정하는 여행박사가 29세 신임 대표이사를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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