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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 곳에서 온 기억들 ‘말의 정의’
    라이프 2014. 3. 25. 18:00

    [말의 정의] 


    <말의 정의> 오에 겐자부로 지음ㅣ송태욱 옮김ㅣ뮤진트리 펴냄


    <지데일리 손정우기자> “나이로 볼 때 마지막에 가까운 저의 문필생활에서 지금도 나라 안팎에서 인용되는 제 말은 ‘애매한 일본의 나’입니다. 그런데 아직 수습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후쿠시마를 과거의 사건으로 돌리고 지금까지의 원자력 계획을 계속한다면 그 애매한 일본의 다음 우리에게 과연 미래는 있는 걸까요?”


    1994년 <만엔원년의 풋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는 노년에 이른 작가로서의 철학과 신념을 담담하게 펼쳐 보이고 있는 문학가다. 


    그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일본은 애매함 때문에 과거 역사적으로 과오를 범했고 지금 또한 애매함 때문에 전쟁포기 서약을 파기하려 하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그것을 막고 인류의 치유와 화해를 향한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1935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시코쿠의 산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책을 많이 갖고 있던 큰형 덕택에 문학적인 감수성을 익혔다고 한다. 십대 시절엔 일본 작가들의 책을 독파했으며, 대학에서는 그의 평생 스승인 와타나베 가즈오의 <프랑스 르네상스 단장>을 읽고 프랑스문학에 대한 흥미를 고조시켰다. 


    대학시절 문단에 데뷔한 이후 일본 젊은이와 양심을 대변하는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오에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출생을 계기로 문학 생활에 커다란 방향전환을 겪는다. 


    이후 그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천착하는 철학주제에 더욱 몰두하게 되고, 엄청난 독서에 의한 학문적인 깊이와 논리와 사상, 독특한 문학적인 사유를 특기로 하는 그만의 문학을 펼치게 된다. 


    ‘정의(定義)에 대하여. 저는 젊었을 때 발표한 소설에, 장애를 갖고 성장해가는 장남을 위해 세계의 모든 것을 정의해주겠다는 ‘덧없는 꿈’을 썼습니다. 그 꿈은 이룰 수 없었지만, 지금도 뭔가에 대해 그가 이해하고 또 웃어줄 것 같은 사물의 정의를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무엇보다 일본의 ‘행동하는 지성의 전형’으로 인정받는 오에의 작품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가장 주요한 테마는 소외와 일탈된 사람들이다. 


    패전과 전후 일본 사회의 혼돈을 겪으며 문학 작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해온 그가 만년에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버지이자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일본 문화와 사회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말의 정의>는 오에가 2006년 4월 18일부터 2012년 3월 21일까지 아사히신문 문화면에 ‘정의집(定義集)’이라는 제목으로 매달 한 번 연재한 것을 가필해 단행본으로 묶은 것으로, 그가 그동안 읽은 책, 만난 사람, 여행간 곳, 해온 일,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오에는 ‘인간을 더럽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생활에 배어있는 인간다움을 찾아내는 ‘주의 깊은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오에는 “이 시대, 이 사회의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일본 사회의 도의적인 책임, 나아가 핵문제, 차별문제 등 사회모순을 형상화하는 데까지 시선을 돌리고 있다. 


    ‘제가 서고에 틀어박혀 지나간 일과 미래를 생각한 후 그럭저럭 회복을 한 것은, 나는 젊었을 때부터 천재적인 지기(知己)를 얻었다, 그것은 행운이었다, 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두 어린아이의 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강하고 깊이 성숙해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커다란 붕괴감과 그들과 함께 살았다는 마음은 모순되지 않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루쉰, 레비스트로스, 이노우에 히사시의 작품을 읽으며 경애하는 말을 베껴 쓰고, 다시 읽고,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자 노력해 온 오에는 특히 새로이 소설을 쓰는 사람들에게 최초로 완성한 작품을 고쳐 쓰는 습관을 키움으로써 구조화하는 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재능 있는 신인이 계속 등장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저항력을 키워둘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에는 만년의 자신이 지금 만나고 있는 ‘시대의 위기’에 대해 평생 동안 수련해온 소설의 언어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를 통해 그가 어떤 학생, 어떤 남편, 어떤 아버지, 어떤 작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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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엔원년의 풋볼

    저자
    오에 겐자부로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7-06-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만엔원년의 풋볼』은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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