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길을 묻다]


“과연 나는 내 뜻대로 살고 있는가? 신문, 광고, SNS 그이의 뜻, 남자친구, 엄마의 뜻대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아니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그 마케팅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인간이 얼마나 감성에 의해 움직이면서도 이성적이라 생각하고 사는지, 그 작동원리를 알게 되면 세상은 어떨까?”


<문명, 그 길을 묻다> 안희경 지음, 이야기가있는집 펴냄


오늘날 지구는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으며, 수많은 자연 자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사람들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갈망한다. 특히 저개발 국가들은 산업 발전을 통해 자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절약하면서 전 세계의 균등한 발전을 이루기란 매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른바 ‘지속 가능한 발전’은 바로 이 불가능할 것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새로운 개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 개념은 ‘경제성장’의 측면만 강조된 채 왜곡돼 쓰이고 있다. 


이러한 세태에서 볼 때 <문명 그 길을 묻다>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준다.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역사부터 짚어나가면서, 자연을 존중하고 전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세계시민으로서의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성장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바라던 국민소득 2만5000달러를 넘어섰고, 이제 그 풍요를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살률은 증가하고, 실업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풍요의 시대를 위해 달려왔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추가된 노동시간과 빚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지구 반대편의 모든 일들을 내 집에서 즉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하나로 뭉쳐 잘살아보자’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금융, 정치, 권력의 세계화는 개개인의 삶을 동일한 구조 속에서 압박하고 있다. 평등으로서의 세계화가 아닌, 힘 있는 자에게로 집중되는 세계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지금 우리는 최대의 풍요를 누리는 세대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아마 지구에서의 생존이 더 이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하나의 힘으로 귀결되는 세계화 속에서 500년 뒤의 지구를 구할 방법은 이제 개인의 몫이다. 개인이 움직여야 세계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 가운데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변화는 내 집 마당에 비추는 햇살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세계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한 도움을 통해, 평등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개인들의 결속을 통해 그리고 진정한 교육을 통해서 시작된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지구에서의 생존 가능한 시간은 5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에게 지금은 지구를 완전히 망치거나, 아니면 지속 가능하도록 살리는 시간이다. 50년 뒤에는 지구의 모든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다. 


‘지구의 자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외에도 다양한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구리, 주석, 은, 크롬, 아연 등 기타 주요 광물은 전 세계 국가가 미국처럼 소비한다면 20년도 못 가 바닥 날 것이다. 이 상태로라면 숲은 30년도 못 가 황폐해질 것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목재의 90퍼센트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에서 수입한다. 지구에서 소비되는 목재의 대부분은 열대우림에서 공급된다. 그러나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열대우림은 목재 사용을 위해 베어질 뿐만 아니라, 고기를 얻기 위한 목축지로 바뀌면서 점차 황폐해져가고 있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천적이 사라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나아가 전염병까지 창궐하게 디는 악몽 같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25쪽)’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핵발전은 죽었다’라고 말한다. 세계의 핵발전소에서 생산해내는 전기는 세계에서 필요한 전기량의 6퍼센트 미만이다. 핵발전소가 그들의 주장대로 가장 화석연료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선 20퍼센트 이상의 전기를 생산해내야 한다. 


최고의 기업가들도 이제는 핵발전은 효용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이미 독일이나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 집 앞마당에서 비치는 햇빛이나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개인이 하나의 작은 발전소가 되는 것이다. 


중국도 전력 분산을 위해 에너지 인터넷(자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자와 이를 소비하는 자 간의 네트워크)을 구축하기 위해 4년 동안 8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에너지 민주화’로 이뤄질 3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기 위해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한 걸음 더 빨리 나아가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원전 확대 추진 방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현실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생산 동력인 에너지를 국민의 손에 쥐어줌으로써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작동되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에너지 민주화라고 하면 시장에서 에너지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개인이 존중받을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요 에너지의 생산과 수입, 공급과 유통을 맡아왔던 기업 그리고 권력과 대등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만큼 개인이나 생산조합들의 영향력이 커져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로 만드는 전력이 중앙집중식 전력보다 더 많아질 때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은 이루어질 것이다.’(80쪽)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의 동력은 인터넷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으로 분산적 에너지가 새롭게 결합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질 3차 산업혁명에서 그 기반을 다져놓고 있음에도, 세계에 대한 근시안적 접근으로 그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세계화라는 신자유주의가 들어서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개인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땅을 살리고, 농부를 살리던 전통 농업방식은 현대화, 기계화에 밀려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되고 있다. 


대량으로 생산된 단일 농작물들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다른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힘으로, 절대적인 에너지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 이들은 ‘자유무역협정’이라는 포장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더 착취하기 위해 압박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이 50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여전히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고통을 간과할 수 있을까. 스리랑카의 간디로 불리는 A. T. 아리야라트네는 인간을 중심에 둘 것을 권한다. 


살아가는 목표가 돈, 권력, 지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나’가 아닌 ‘우리’라는 마음이 진실한 사회를 구현하고, 지구의 생존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 살아가는 거라고 했다. 정신을 차려 알아차리고 바른 선택을 하다 보면 기후변화 같은 지구적 차원의 일도 우리 손에서 해결이 되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적어도 500년 뒤에는 선택의 결과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모든 자원이 고갈되 날이 50년 뒤이기에 당장 실천하자라고 강조한 그 마음도, 500년 뒤의 시간을 염두에 두며 온 정신을 깨워 선택하고 실천하자는 아리야라트네의 마음도 한 곳에서 출발한다. 바로 지금 우리의 한 생각, 그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442쪽)


이 책은 국내 한 유명 일간지에서 1년여 동안 연재됐던 동명 타이틀의 시리즈를 묶은 것으로, 저자 안희경이 세계의 지성을 대표하는 11명의 석학들과 마음으로 나눈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제레미 리프킨, 노암 촘스키, 지그문트 바우만, 장 지글러, 하워드 가드너, 원톄쥔, A. T. 아리야라트네 등 세계의 지성을 대표하는 11명 석학들의 생각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손정우 기자 gdaily4u@gmail.com



가족이라는 병

저자
시모주 아키코 지음
출판사
살림 | 2015-07-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우리는 서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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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ve a Good story, gdaily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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