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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데일리] [김도영의 젠더풀월드] 꿋꿋이 지켜낸 권리가 달리 보인다
    문화 2022. 4. 19. 14:59

    젠더는 사랑, 결혼, 가족 구성, 출산, 양육, 노령화를 포함한 사적인 영역부터 경제, 종교, 정치, 미디어, 학교 등 공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강력하게 작동하는 ‘체제’다. 젠더는 인간을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범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로도 작동한다. 이렇게 젠더 이분법이 만드는 사회가 성별화된 사회(gendered society)다. 본지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이러한 이분법에 의문을 던져보고,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젠더 관점의 고민과 방향을 담은 저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데일리] 인류 역사를 책임져온 한 축으로 언제나 여성이 존재했다.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여성들은 활발하게 사회에 참여하고 노동으로 세상을 창조했으며 권력에 맞서 투쟁해왔지만, 그 가치를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 집단적인 해방을 위한 프로젝트가 바로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은 지난 300년의 역사 속에서 점점 발전해왔으며 새 세기에 들어 더욱 뚜렷하게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즉 사회 구성원 모두의 기본 소양으로 페미니즘의 지식과 태도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다.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누리아 바렐라, 시대의창 펴냄)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지난 300년에 집중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사회학 박사인 저자는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의 입구”를 안내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페미니즘의 기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물, 역사, 철학, 명작 저술을 간략하게 핵심을 추려 소개했다. 

     

    프랑스혁명, 여성참정권 운동, 인종차별 철폐 운동, 노동운동, 자유주의, 신좌익, 래디컬, 차이의 페미니즘, 제도적 페미니즘, 에코 페미니즘, 사이버 페미니즘 등 역사 속 탈가부장 운동의 거의 모든 흐름을 개괄한다. 

     

    올랭프 드 구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소저너 트루스, 에멀라인 팽크허스트,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시몬 드 보부아르, 베티 프리단, 케이트 밀릿 등 30여 명에 이르는 페미니즘 사상가 및 운동가의 주장과 업적을 명작 저술과 함께 정리했다. 

     

    이러한 역사와 인물들이 현재의 페미니즘 흐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내전과 독재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스페인 여성 운동의 역사를 짚었다.

     

    수천 년 동안 복종을 강요받았지만 풍요롭고 민주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상과 문화와 윤리를 만들어낼 줄 알았던 수백만 여성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은 페미니즘으로 나아가는 인류 모두의 것이다. 저자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원하는 이들이 이어나갈 강력하고 지혜로운 페미니스트 계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근대 이전 선구자들의 역사를 도입부로 하여, 프랑스혁명 등을 포함하는 18~19세기의 ‘제1의 물결’, 서프러제트 등의 참정권 운동 투쟁과 보통선거권의 쟁취, 인종차별 철폐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노동운동과 결합한 여성 운동, 젠더와 남성중심주의에 대한 자각과 여성의 종속 문제를 제기한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제2의 물결’, 자유주의부터 신좌익, 래디컬 등의 다양한 사조의 여성운동이 더욱 본격화되는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의 ‘제3의 물결’을 다룬다.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세상의 절반을 억압하는 권력과 체제를 비판하고 새로운 사회구조와 문화를 모색해왔던 페미니즘이 현재의 ‘제4세대’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고민했고 쟁취해왔으며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계승하여 발전시켰는지 친절하게 해설했다.

     

    페미니즘은 마치 마법의 단어처럼 누군가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명칭에서부터 이토록 심한 논쟁에 시달렸던 이론과 운동은 정말로 흔치 않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민주주의, 경제 발전, 사회복지와 같은 기존의 관념에 여성의 자리를 온전히 확보함으로써 그 의미를 실질적으로 실현하도록 한다. 

     

    마치 기성 이념의 그림자를 비추는 손전등과 같은 페미니즘의 역할은, 단단히 연대한 페미니스트들이 목소리를 높일 때 더 정의롭고, 더 인도적이며, 더 나은 세상이 올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공통적인 기초를 공부하고 교양을 쌓아나가는 것은, 더욱 나은 자신의 삶과 우리의 세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출발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 특히 초보자들에게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입구를 안내한다.

     

    지금 한국 또는 세계에서 두드러지는 모습 중 하나는 넓은 의미로 페미니즘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건 하지 않건, 각자의 직장과 가정과 공적인 일들과 우정과 사랑 속에서 자기 자신의 독립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매일 살아나가는 여성들이 보여준 페미니즘을 이 책은 긍정하고 있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여성들 속에 깊숙이 스며든 태도 그 자체가 페미니즘이라는 말이다. 이는 더욱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인간의 활동 모든 곳에서 과거보다 더 ‘페미니즘적인’ 양상이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며, 이에 맞서는 것은 결국 퇴행에 불과할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어제의 “너무해”는 내일의 “당연해”가 되는 것이 진보이며, 페미니즘은 현재 그 경로 위에 서 있다. 앞으로 실현될 수밖에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며 퇴보하기보다는, 초보자임을 인정하고 역사와 철학을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이 자신에게도 득이 된다. 

     

    이에 저자는 페미니즘을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인 동시에 이 세상을 살아나가야 할 모든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www.gdaily.kr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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