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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로마는 왜 무너졌을까?
    문화 2018. 9. 6. 20:59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영향력이 엄청났던 로마. 해가 지지 않는 영국에 앞서 해가 지지 않는 로마가 있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 제국을 이룩한 로마는 시공을 초월해 오늘날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서양의 기원을 문화적으로 볼 때, 그 시작은 분명 고대 그리스다. 그러나 이외 정치, 언어, 전통, 국가 시스템 등의 기원을 찾자면 그 뿌리는 단연 로마다. 이처럼 서양사에서 로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많은 역사서들이 로마의 흥망사를 여러 관점에서 분석해왔다.


    서기 137년 로마의 권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제국의 영역이 메소포타미아와 다키아 지역에까지 이르고, 템스강부터 티그리스강에 이르는 지역에서 거대 제국의 명성을 떨치며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샀다. 


    로마의 정치는 오늘날 제국주의의 근간이 됐고, 언어는 유럽 형성의 토대가 됐다. 건축은 도시 속 마천루의 시초가 됐다.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에서 노래했듯이 로마 공화국은 멸망했지만 로마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중요한 사고방식들, 공공시설, 대륙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등은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는 유럽 라틴 국가들에게 지울 수 없는 대단한 인상을 남겨주었고 신성로마제국으로서 끝까지 살아남았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로마는 가장 이상적 인 사례로 님아 있다.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고군분투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피렌체Firenze 출신의 정치철학가 니콜로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c다. 그는 1513년부터 1519년까지 아우구스투스Augustus 시대의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Titus Livius의 초창기 작품들에 몰두했다. 로마가 처음 생겨나공공의 것'인 공동체, 즉 레스푸블리카Res Publica 로 발전해나가는 초창기 모습을 통해서가 아니 라면 어디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할 수 있겠는가? 뛰어난 정치적 계산 능력과 인내심, 허나 그와 함께 내부적 불화로 봉착했던 위협적인 순간들, 티베르 강변의 그저 작은 농경 국가였던 로마가 오랜 시간 고대사회를 정복해올 수 있었던 이유를, 더불어 원로원이 군림하던 로마제국의 운명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4~5쪽)


    그렇다면 작은 농경 국가였던 로마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한 제국이 될 수 있었을까. 로마의 무엇이 고대사회를 정복하고 지중해를 장악하는 것에서 나아가 오늘날의 우리의 신체와 정신까지 규정하게 됐을까.


    하나의 나라가 무너져도 그 희생 위에서 새로운 전통은 또다시 시작되기 마련이다. 아울러 새로운 나라는 이를 토대로 이전보다 더 크고, 강하고 견고하게 뿌리내린다. 결국 로마의 마지막은 오늘날 세계의 시작이 됐다.


    그러나 로마의 건국 신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우리가 로마에 관해 알고 있는 이야기 중 적지 않은 부분은 그 사실조차 불명확하다.


    <만들어진 제국, 로마>는 로마의 정치, 문화, 사회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며 전설과 같은 로마의 건국 신화에서부터 왕권 붕괴와 공화국의 시작, 거침없는 정복 전쟁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거래와 암살, 새로운 황제 시대로의 전개까지 로마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로마의 실체와 감춰진 진실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로마의 영토 확장은 처음에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었지만, 이후에는 사회의 본질까지 흐려버리는 무지막지한 전쟁들을 치르며 진행됐다. 이는 정치 분야의 현실주의자들에게 늘 새로운 인상을 남겨주었다. 대부분이 농민 출신이었기에 본질적으로 갖춰진 협동적 강인함은 어떤 기반의 세력들 간이든 결국에는 서로 타협점을 찾도록 만들어주었다. 또 정치판에서 경쟁자들이 자기편에게 유리하도록 법적 조항들로 온갖 술책을 부리려고 해도 로마법은 각각 예측 가능한 정도의 최저치는 유지해나갔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에게 굉장히 놀랍게 다사다. 로마의 지도층들이 지중해권의 문화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특별한 조치 없이 군사적 정체성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나 근접 국가들이 로마의 요구사항을 순순히 받아 들이도록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역시도 로마만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준다.'(5~6쪽)


    책은 먼저 로마의 건국과 공화국의 탄생을 신화와 역사를 아울러 살펴본다. 또 로마를 제국으로 발돋움시킨 정신, 레스푸블리카(Res publica)가 정치권력에서 지닌 의미, 다양한 범위의 관습법을 성문화한 12표법 등 로마를 구성한 제도적 기원을 논한다.


    이어 노예 제도나 토지법에 얽힌 사회 계급의 갈등, 한니발, 카토 등이 나눠가진 참혹한 전쟁의 승패, 로마로 흘러들어온 그리스의 예술 문화, 오늘날 세계 질서의 기원인 로마의 정치 시스템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로마의 정신적 근간이 된 그리스의 철학과 키케로의 일대기, 귀족들의 화려한 식문화, 제국의 물리적인 건설을 가능하게 한 콘크리트 건축 기술, 라틴 언어의 발달사를 통해 로마의 실제 삶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다.


    마지막으로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가 체결한 삼두정치의 잔혹한 결말, 제국의 행보를 둘러싼 사회 반란의 제압과 제도 정비, 그럼에도 결국 막을 내리고 마는 공화국의 끝과 황제 시대의 시작을 이야기한다.


    「만들어진 제국, 로마」 디트마르 피이퍼 外 지음·이은미 옮김(21세기북스)

    '로마는 굉장히 듬성듬성하게 매듭지어진 권력의 그물을 자신들의 통치 구역에 던져두었다. 각 지방의 총독들이 그 매듭이다. 중앙에서 보내진 원로 빛 창군들이 모든 것을 획득전설과 같은 로마의 건국 신화에서부터 왕권 붕괴와 공화국의 시작, 거침없는 정복 전쟁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거래와 암살, 새로운 황제 시대로의 전개까지 로마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했다. 대부분이 법부관 게 급이있으며 때때로는 집정관 직급도 있다. 정치 경험이 있으면서 로마에 영향력을 크게 미칠 수 있던 이들이었다. 소수로 구성된 굉장히 작은 지도부는 귀족들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데 도움이 됐다. 돌봐줄 몇몇의 특사들, 한 명의 요리사, 한 명의 서기, 그리고 자문을 해줄 몇몇의 친한 기사들, 이것으로 충분했다. 이렇게 로마는 최소한의 통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내며 세계를 거느렸다. 일상적인 문제들, 평온 및 질서 유지, 경제생활 등 모든 것들이 그 지역민의 몫이었다. 통치를 당하는 이들은 스스로 통치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모든 이들에게 각자의 역할이 주어졌다. 동쪽 지어 이 특히 잘 운영됐다. 이곳에 로마는 그리스의 자치 문화를 자신들의 욕구에 맞춰 구축해나갔다.'(205~206쪽)


    이 책은 유럽 최고의 권위지 <슈피겔> 시리즈의 국내 번역서로, 로마의 역사를 관련 문헌과 저명한 학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치적 패권과 영토 확장을 위해 나라 안팎에서 행해졌던 잔혹한 투쟁과 정복의 역사뿐만 아니라 식문화, 언어, 건축 기술 등 로마의 건국부터 공화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로마를 그대로 옮겨 담았다. 연대기 순으로 엮은 장대한 로마사가 아니라 주제별, 사건별, 인물별로 엮은 파노라마식 구성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로마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로마의 거대함과 영광과 화려함보다는 대제국이 왜 쇠망하게 되었느냐일 수도 있다. 특히 약소국일 수밖에 없었던 태생적 한계의 한국에서는 대제국 로마의 영고성쇠의 원인과 과정이야말로 반면교사의 역할을 할 것이다.


    지데일리 정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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