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대멸종 이후 지구는 어떻게 변화해 오늘에 이르렀을까.


신생대는 중생대만큼이나 매력적인 시대였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진화사에서 가장 매혹적인 동물이자 중생대를 지배했던 공룡은 지구상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그 생태적 빈자리를 채운 것은 엄청난 속도로 신생대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다양한 육상동물, 특히 포유류였다.


<공룡 이후>는 신생대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포유류는 물론 해양생물, 식물,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신생대 생물 진화의 맥락을 소개한다. 특히 신생대 생물의 진화와 지구의 변화에 관해 최근에 밝혀진 수많은 사실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공룡 이후>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김정은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책은 우선 고생물학 연구 도구와 고생물학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신생대 지구의 모습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 알려준다. 이어 백악기 대멸종의 원인에 대한 여러 학설과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증거들을 펼쳐놓고, 백악기 말 해양생물과 육상생물의 멸종을 보여준다.


책은 신생대의 시작인 팔레오세의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생명의 진화를 풀이한다. 다양한 원시 포유류들의 모습과 포유류의 ‘대폭발’ 과정은 경이감을 안겨준다. 에오세에는 습하고 따뜻한 기후에서 갑자기 냉동실로 변화해 따뜻한 기후에 적응했던 원시 동물들이 대량으로 사라져 동물상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난 점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에오세 초기 극지방의 식물상과 동물상이다. 남극권과 북극권에서 발견된 이 화석들은 6개월 동안 해가 뜨지 않는 시기를 보냈다는 것이 분명한데도, 오늘날 북극의 툰드라 지대나 남극의 만년설에서 발견되는 식물상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북위 61도가 넘는 알래스카에 야자나무나 소철 같은 활엽상록수가 있었다는 사실은 평균 기온이 섭씨 18도쯤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엽활엽수림뿐 아니라 풍부한 석탄층도 울창한 숲이 있었음을 나타낸다. 노르웨이 북쪽 스피츠베르겐 섬의 식물상은 영하의 날씨를 견딜 수 없는 식물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해류의 순환이 오늘날과 같아진 올리고세에는 혹독한 추위가 찾아와 생물종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했고, 올리고세의 동물과 식물은 에오세와 큰 차이 즉, ‘대간극’을 보였다. 다음 시기인 마이오세에는 사바나 초원이 지구 전체를 뒤덮었고, 현생 포유류의 과 대부분이 등장했다. 비어 있던 해양 포식자의 자리는 뭍에서 물로 돌아간 고래가 차지했고, 남극에 처음으로 영구적인 빙산과 빙모가 생겼다.


변화의 시기인 플라이오세에는 자연의 ‘진화실험’인 아메리카 생물 대교환이 일어났다. 동물들은 인간의 간섭 없이 격리, 접촉, 경쟁, 멸종하며 진화와 적응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주한 무리가 고유종을 대체하고, 새로이 환경에 적응한 동물들이 원시적 동물들을 밀어냈다. 그 사이에서 사람속이 나타나, 인류는 조금씩 진화하기 시작했다.

‘빙하시대’인 플라이스토세에는 여러 번의 빙기와 간빙기가 있었다. 툰드라와 스텝 지대에서는 매머드와 들소, 털코뿔소와 짧은얼굴곰이 번성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인류가 점점 진화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빙하시대가 끝날 무렵, 거대 포유동물들은 자취를 감췄고 그 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고작 1만 년에 지나지 않는 ‘현세’인 홀로세에 인류 역사는 기후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동시에 인간은 지구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로 바꿔놓았다. 인간의 활동 때문에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에서는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곳곳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마이오세에는 사바나 초원이 지구 전체를 뒤덮었고, 현생 포유류의 과 대부분이 등장했다. 비어 있던 해양 포식자의 자리는 뭍에서 물로 돌아간 고래가 차지했고, 남극에 처음으로 영구적인 빙산과 빙모가 생겼다.(자료도움 뿌리와이파리)



신생대는 아직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이 책은 고생물학과 지질학 연구들을 중심으로 고지자기학, 고기후학 등의 여러 학문을 통해 6500만 년에 걸친 신생대의 역사를 시대별로 상세히 다룬다. 기후와 지각, 해양의 변화와 그에 따른 생물상의 변화와 함께 다양하고 독특한 포유류의 모습과 생활상을 시각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신생대 지구의 기후는 끊임없이 요동쳐 온실과 냉동실을 오갔다. 해류의 순환이 급격히 변하고, 지중해는 말랐다 다시 차오르길 반복했다. 극지방은 얼음으로 덮인 기간보다 식물이 자라고 악어가 노닐 만큼 따뜻한 시절이 더 길었다. 대륙들도 서로 연결됐다 단절되길 반복했다.


동물들은 연결통로가 열린 동안 대규모로 이동, 서로 섞여 경쟁하고 적응하고 진화하고 멸종했다. 그 사이에서 인류가 나타나 진화의 첫 발을 떼었고, 빙기와 간빙기가 교대로 찾아온 빙하기의 끝자락에서는 거대 포유동물들이 멸종했다. 만년설로 뒤덮이지 않았던 남극, 악어가 어슬렁거렸던 북극권, 신령스러운 느낌마저 드는 거대 동물들, 대양에 떠 있는 군도였던 유럽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낯선 지구의 풍경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오늘날 우리는 남극대륙을 영구동토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남극은 두터운 빙모의 무게에 눌려, 대륙의 상당 부분이 해수면 아래에 있다. 그러나 앞서 확인했듯이, 지질시대 거의 대부분의 기간에 남극은 얼어 있지 않았다. 남극은 페름기(2억 9,000만~2억 5,000만 년 전)에 빙하가 형성된 적이 있었지만, 중생대에는 대체로 냉온대 기후를 유지했음이 풍부한 식생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런 온화한 기후는 신생대 초기에도 지속되었고, 약 4,900만 년 전인 에오세 중기가 되어서야 빙하 형성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 책은 신생대의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통해 인간이 작은 포유류로부터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추이로 볼 때, 지구에서는 간빙기가 끝나고 다음 빙하기로 나아가야 마땅한 시점에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초래한 이 온난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놓고 상반된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책은 우주와 지구와 인간의 진화사를 담는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손정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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