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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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온 기억들 ‘말의 정의’라이프 2014. 3. 25. 18:00
[말의 정의] “나이로 볼 때 마지막에 가까운 저의 문필생활에서 지금도 나라 안팎에서 인용되는 제 말은 ‘애매한 일본의 나’입니다. 그런데 아직 수습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후쿠시마를 과거의 사건으로 돌리고 지금까지의 원자력 계획을 계속한다면 그 애매한 일본의 다음 우리에게 과연 미래는 있는 걸까요?” 1994년 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는 노년에 이른 작가로서의 철학과 신념을 담담하게 펼쳐 보이고 있는 문학가다. 그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일본은 애매함 때문에 과거 역사적으로 과오를 범했고 지금 또한 애매함 때문에 전쟁포기 서약을 파기하려 하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그것을 막고 인류의 치유와 화해를 향한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1935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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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숨결공감한줄 2014. 3. 17. 16:45
양파는 가슴속에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자장면 속에 들어가서는 자기가 양파라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그대로 자장면 냄새가 되어 버린다. 그것이 양파의 숨결이다. 양파의 숨결이 없다면 자장면의 맛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기와 닮은 것을 만나면 누구나 친근감을 가지는 법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우리다. 만약에 우리에게 차이가 있다면, 어떤 사람이 ‘부추’라고 발음하는 것을 어떤 사람은 ‘솔’이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정구지’로 부른다는 것뿐이다. 그건 차이일 뿐, 다른 게 아니다. / 안도현 (도어즈)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저자안도현 지음출판사도어즈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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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역이라는 선물공감한줄 2014. 3. 3. 06:15
우리는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 몸이 건강해서 마음대로 부릴 수 있고, 불행한 일 없이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서 마음의 갈등이 없는 게 행복이라는 믿음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그런 사고방식에 매달려 산다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바이올렛은 다른 가르침을 준다. 그 가르침을 따라가면, 생이 주는 고역에 휘말려도 당당할 수 있고, 마음이 느긋해질 수 있으며, 지혜롭게 늙을 수 있다. 그러면 바이올렛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그럼, 안녕히!”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으리라. / 공경희 (멜론)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아직도 거기 머물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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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공감한줄 2014. 1. 27. 11:32
세상의 모든 인연은 상처이지만 그 인연을 쉽게 끊지 못하듯이 세상의 모든 길은 상처투성이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어떤 더위도 땡볕도 이 발걸음을 이기지 못한다. 똥을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밥이 정면으로 보인다. 나무를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땅이 정면으로 보이고 땅을 정확하게 들여다보아야 벌레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 풀을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고, 길을 두려워 않고 걸어봐야 사람을 정면으로 볼 수 있다. 너무 가까운 건 극명해서 제대로 못보고 중간은 어슴푸레해서 자세히 못보고 멀리 떨어진 것은 짙어서 눈이 흐려진다. / 유용주 (작은것이아름답다)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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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처럼공감한줄 2014. 1. 27. 11:23
박완서 선생님의 부음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묘하게도 선생님의 얼굴이 아니라 선생님의 소설이 아니라 선생님의 집이었다. 볕이 좋은 어느 날 창가 옆 소파에 소녀처럼 얌전히 앉아 계시던 선생님이 마당으로 고개를 돌려서는 나무며 계절이며 영화며 여행이며 책을 이야기하시는데 연신 나는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 가 아니라 이 집에서 살고 싶다, 라고 발음했던 것 같다. 참으로 안도가 되는 평화 속에 한 몸처럼 한 덩어리로 한 풍경을 이루던 사람과 집. 바쁠 필요도 없고 시끄러울 필요도 없고 느리면 느린 대로 고요하면 고요한 대로 흘러가는 삶의 어떤 숨 같은 거, 호흡 같은 거, 우리가 바라는 집이란 결국 이러한 여유 아닐까. / 김민정 (한겨레출판사)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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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남기고 간 것은?라이프 2014. 1. 10. 22:20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 “살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천사를 만난다.” 는 40대 중년 여성과 그녀의 사춘기 딸이 함께 겪은 실제 이야기다. 지은이 김정애는 변화 없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며 탈출구를 찾던 중, 돌연 신문사 기자직을 그만두고 중학교를 마친 딸과 함께 2년 3개월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우리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여행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 여행자로 살아본다면,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면 많은 게 달라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무엇보다 팍팍하기만 한 당장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매력적인 유혹이었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누구나 경험하는 중년의 고비와 폭풍전야와 같은 사춘기를 맞이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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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공감한줄 2013. 9. 26. 09:11
지난 겨우내, 우리 집 마당을 들르는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을 잘 나라고 물과 함께 사료를 준 적 있다. 먼저 온 고양이가 다 먹어버릴 것 같지만, 길고양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도 배고플 테지만, 조금만 먹고 다른 고양이들을 위해 남겨 놓는다. 포유류라면 응당 가지고 있는 나눔과 돌봄의 기본적인 가치들, 그런 것을 잊어버리고 악마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한국의 중산층이지 않을까? / 우석훈 (상상너머)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1인분 인생저자우석훈 지음출판사상상너머 | 2012-02-29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우리 시대의 전방위 지식 게릴라 우석훈, 대한민국 갑남을녀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