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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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발원지 '아시아'문화 2012. 6. 28. 13:30
[아시아의 대제국들] 우리는 제국이라고 했을 때 선뜻 몽골이나 오스만, 크메르 등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상당수는 로마 제국이나 인도를 점령한 대영제국 따위를 떠올릴 뿐이다. 이는 서양의 옛 음악을 고전 음악이라고 하고, 영어가 세계 공용어인 것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로 근대 이후 서양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에도 거대한 제국들은 존재했다. 아니 애초에 제국은 동양에서 시작됐다. 몽골 제국은 중세 세계를 개편하다시피 했다. 오스만 제국은 유럽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초조함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맞수였으며 인도 무굴 제국의 궁정 의례는 인도를 식민지화했던 영국 왕실에 거꾸로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크메르 제국은 또 어떠한가. 우리가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화려한 불교 사원들은 크메르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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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질까, 추워질까 <완벽한 빙하시대>과학 2011. 5. 8. 11:30
더워질까, 추워질까 몇 년 전 라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생동감 넘치고 유쾌한 주인공들과 함께 가장 많은 활약을 보여 준 주인공은 다름 아닌 빙하시대의 경관 그 자체였다. 빙하시대의 동물 친구들이 이미 떠나버린 인간 무리를 쫓아 이리저리 헤매는 동안 나타나는 빙하시대의 다양한 경관들은, 눈보라 치는 하늘과 모조리 얼어붙어서 새하얗기만 한 지구로 기억된 고요한 빙하시대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우리는 이제 빙하시대에 얼마나 많은 풍경들이 숨어 있는지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가장 깊은 바닷 속에서 수십만 년을 쌓여 온 지층과 녹은 적 없는 빙하, 산 채로 늪에 파묻혀 고스란히 화석으로 남은 불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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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속의 물>과학 2011. 2. 18. 14:43
물은 언제나 우리의 벗 [지데일리] http://gdaily.kr/15046 1972년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황허 강의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수위가 급감해 바다에 도달하기도 전에 말라 버렸기 때문이다. 1985년 이후부터는 매년 강이 빠르게 말라 가고 있으며, 갈수기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황허가의 사태는 앞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날 어떤 일의 축소판에 불과하다. 지구상의 한정된 자원 문제는 오래 전부터 문제시될 것이라 예견돼 왔지만, 동네 슈퍼에서 손쉽게 물을 살 수 있고 목욕탕과 수영장 등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는 현실 속의 사람들은 이 문제의 중대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인류의 존속이 위협받는다. 인간의 생명은 물속에서 태어나, 물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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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문명>문화 2010. 11. 30. 18:46
문명을 여물게 하는 힘 [지데일리] http://gdaily.kr/11375 “인간은 벼의 경작을 통해 풍경을 만들어낸다. 수경 벼농사는 산과 평야에서 물리적 제약이 아니라 문명을 형성한다. 문명의 경제적 조건을 논할 때, 종종 무시되기는 하지만 찬탄할 만한 기술능력에 대해서는 산에서의 수경 벼농사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이 없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문명권에 속한 우리는 벼농사라는 단어에서 쉽게 뚜렷한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가을철 호남의 너른 들에 가득한 금빛 이삭의 물결이나 산골짜기 나지막한 비탈에 다랑논들이 층층이 포개져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동시에 가슴을 벅차게 한다. 이러한 경관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의 손길로 일궈온 것이지만, 온전히 인간의 손에 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