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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에게 소리친다고 나쁜 엄마일까?
    YOUTH 2013. 5. 20. 15:51

    [엄마가 제일 잘 알아!]

     

    브래들리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낮에 잠옷 입고 있어도 돼요?”라고 묻고, 아침 먹을 때는 아침 안 먹고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라고 묻습니다. 아침 먹고 엄마가 빨래하려고 하면 집에서 공룡 길러도 돼요?”라고 엉뚱한 질문을 하고, 겨우 좀 쉬려고 하면 팬케이크를 만들자고 합니다.

     

    또한 열기구 타고 하늘로 올라가도 돼요?” “밤에 잠 안 자고 놀아도 돼요?” “공원에 나 혼자 가면 안 돼요?” 브래들리의 질문에 엄마는 당연히 안 돼!”라고 합니다. 그러면 브래들리는 또 왜요?” 하고 묻습니. 질문은 끝이 없고 엄마는 설명하기도 지칩니다. 결국 엄마는 엄마가 제일 잘 안다고!”라며 브래들리에게 소리를 지르고 맙니다.

     

    <엄마가 제일 잘 알아> 질 머피 지음, 조경숙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브래들리의 엄마는 아이가 어떤 질문을 해도 눈을 맞추고 이야기합니다. 안 되는 일에 대해서는 왜 안 되는지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합니다. 아이가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아이가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기에, 엄마는 아이의 말을 무시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보통 엄마들처럼 브래들리의 엄마도 완벽한 엄마는 아닙니다.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보여 주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려고 아이가 혼자 놀게 궁리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기 지쳐서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브래들리의 엄마가 나쁜 엄마는 아닙니다. 브래들리의 엄마가 엄마가 제일 잘 알아!”라고 소리친 데에는 아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는 엄마가 제일 잘 안다는 것을 아이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세상에는 아이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 없고 설명한다 해도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으니까 엄마 말을 믿고 따라 줬으면 하는 겁니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이도 느낄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소리쳤다고 해서 나쁜 엄마라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아이와 엄마가 일상을 함께하면서 쌓은 신뢰와 유대감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으니까요.

     

    브래들리의 질문과 엄마의 대답으로 이뤄진 글은 실제 엄마와 아이가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브래들리는 질문할 때면 기대에 찬 표정이다가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금세 풀 죽은 표정을 합니다. 엄마도 브래들리가 엉뚱한 질문을 할 때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합니다. 눈썹을 찌푸리거나 짜증을 참는 표정이나, 아이를 설득할 궁리를 하는 얼굴도 친숙합니다.

     

    특히 엄마가 소리친 뒤 함께 공원에 갈 때 브래들리는 싱긋 웃고 있습니다. 엄마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 브래들리를 싫어하거나 귀찮아해서가 아니라, 브래들리 자신을 위해서라는 걸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엄마가 제일 잘 알아!>는 엄마와 아이의 일상을 공평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아이는 엄마의 입장을,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날마다 승강이를 벌이지만 그 바탕에는 신뢰와 사랑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줍니다.

     

    한주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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