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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없는 고양이 날다브랜드&트렌드 2013. 9. 10. 14:14
<지데일리> 지난 1974년 출시 이래 지금껏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상품인 '헬로키티(Hello Kitty)'. 이 새치름한 표정의 고양이는 어떻게 사람들의 감성을 사로잡았을까.
일반적으로 마케팅 시장에서 귀여운 캐릭터는 생명력이 약하다고 평가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헬로키티가 시장에서 오랫동안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 인기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가 되도록 만든 산리오(Sanrio)의 감성마케팅 전략을 들 수 있다.
헬로키티는 입이 없기에 대화를 할 수 없는 작은 '새끼고양이(Kitty)'이지만 전 세계 어린이와 여성의 친구가 돼 왔다. 아기가 태어나고 걸음마를 배우고 사물을 인식하고 느김을 표현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헬로키티와 만난다.
◇ 캐릭터왕국 산리오를 만들어낸 행복전도사
국내에도 이미 캐릭터 산업이 활성화됐지만 아직 캐릭터 최강국은 일본이 꼽힌다. 그리고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산리오는 헬로키티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를 인기 대열에 올려놓으며 선두주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헬로키티는 입이 없기에 대화를 할 수 없는 작은 '새끼고양이(Kitty)'이지만 전 세계 어린이와 여성의 친구가 돼 왔다. 입이 없기 때문에 다른 이의 고민을 들어주며 그들의 감정을 그대로 이입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차별화가 시작된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고 걸음마를 배우고 사물을 인식하고 느김을 표현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헬로키티와 만난다. 헬로키티 인형을 안고 잠들고 헬로키티가 그려진 숟가락으로 밥을 먹고 헬로키티 노트에 헬로키티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며, 헬로키티 가방을 매고 학교에 들어간다. 그 아이들이 자라 엄마가 되면 다시 주방은 핑크빛 헬로키티가 되고 그녀의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헬로키티로 꾸며진 방에서 자라난다.
헬로키티는 상처를 치유해주는 ‘친구’로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족’으로서, 우정과 사랑의 통로 역할을 담당해 왔는데, 이는 산리오의 철저하게 계획된 디자인과 감성마케팅이 낳은 완벽한 시나리오의 결과다.
헬로키티 개인 주주들조차도 마니아들로 구성돼 있다는 산리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어떤 시행착오의 과정도 교훈으로 넘기며 펼쳐가는 그들의 감성 마케팅은 감히 어느 기업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 성공의 노하우 '디자인은 전략이다'
헬로키티의 대히트와 롱런은 완벽한 디자인, 시의적절한 상품개발과 변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한 산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리오는 캐릭터의 디자인과 그 캐릭터가 가진 메시지에 철저히 입각한 마케팅 전략을 완벽하게 구사해냈다.
특히 헬로키티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의 비법을 묻는다면, 가장 먼저 ‘디자인’에서부터 찾을 수 있는데, 헬로키티의 3대 수석 디자이너이자,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산리오 최고 임원인 야마구치 유코을 빼놓을 없다.
전 세계를 돌며 1년에도 몇 십 회씩 헬로키티 사인회를 가졌던 그는 헬로키티를 세계 시장의 최고 반열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만이 디자이너의 임무가 아니라고 했던 그는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힘쓴 장본인으로 다음과 같은 말은 남긴 바 있다.
“캐릭터는 온 세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캐릭터는 현실에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그들에게 말을 걸어주는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일상의 생활을 좀 더 밝게 만들기 위해 귀여움과 편안함이라는 이상화된 이미지를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한 헬로키티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기능을 해서 여자 아이들에게는 귀여움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멋을, 그리고 나이 든 여성 소비자들에게는 허세나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어린 시절의 편안함이든 지긋지긋한 일상생활에서의 도피든, 이런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헬로 키티의 이미지가 전염성 강한 이미지로 자리잡게 된 요인이기도 하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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