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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수록 더해지는 감성
    문화 2013. 12. 24. 16:09

    [만년필입니다!] 


    <지데일리 한주연기자> ‘파커, 쉐퍼, 워터맨, 몽블랑, 펠리칸, 파이로트, 플래티넘, 세일러, 오로라, 오마스, 라미…’.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만년필 브랜드.

     

    <만년필입니다!> 박종진 지음, 엘빅미디어 펴냄.


    올해는 파카 브랜드의 창립 125주년이 되는 해다. 파카가 한 세기를 넘는 긴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통을 지키며, 항상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운석'처럼 다가온’ 만년필이라 불리는 파카 51이 대표 상품이다. 만년필 역사상 인간이 원하는 만큼의 완전한 내구를 가진 펜이 등장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파커 51은 너무나도 잘 팔리는 펜, 한해 200만 개가 넘게 팔리는 세계에서 가장 원하는 펜이 됐다.


    몽블랑 만년필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왔다. 특히 몽블랑의 간판 만년필인 ‘마이스터스튁 149’는 각국 정상들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때 쓰였고,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몽블랑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의 산봉우리들을 변형된 육각형 모양의 하얀 별로 형상화해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60년도 더 지난 지금 149는 그 모양으로 재질과 필러가 좀 더 안정화되었을 뿐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1952년에 완성된 이 만년필은 이제 ‘바뀔 필요가 없는’ 대명사로도 불린다.

     

    어미 새가 가슴살을 찢어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서양에서는 모성애의 상징인 사다새를 로고로 하는 펠리칸은 오래된 회사다. 이미 1938년에 100주년 기념 카탈로그를 내고 있으니 올해 2013년은 175주년이나 된다.

     

    1987년 복각된 펠리칸의 M800은 만년필의 ‘부활’을 상징한다. M800은 펠리칸 역사상 최초의 오버사이즈였는데, 펠리칸에게 많은 영광을 안겨줬다. 1990년대 어떤 만년필 잡지사가 이벤트로 당시 생산되는 펜 중 갖고 싶은 펜을 투표했는데, 놀랍게도 몽블랑 149와 워터맨 에드슨을 제치고 M800이 정상을 차지했다.

     

    디지털 시대에 빛나는 아날로그 감성


    역사에 기록된 필기구로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이 만들어 사용한 스타일러스다. 나무나 금속의 끝을 뾰족하게 만든 것이다. 서기 500년에는 새의 깃털을 이용해 만든 깃 펜이 등장했다. 필기구를 ‘펜(pen)’이라고 부른 것은 ‘새의 깃털’을 뜻하는 라틴어 ‘페너(penna)’에서 유래됐다.

     

    현대의 만년필은 1883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작이라기보다는 완성작에 가깝다.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은 모세관현상을 이용, 실용적인 만년필을 만들어 ‘만년필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후 끝없는 제조공정의 혁신으로 만년필은 20세기 초 대중화에 성공했다. 볼펜을 비롯한 잉크가 내부에 들어 있는 모든 필기구는 잉크병으로부터 ‘자유’를 획득한 만년필의 후계자들이다.

     

    국내 최대 만년필 동호회인 ‘펜후드(PenHood)’의 회장이자 국내 유일의 만년필연구소 소장인 박종진씨가 펴낸 <만년필입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년필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만년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지은이는 20대에 만년필을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했다. 각국의 만년필 동호인들과 교류를 시작, 2007년 1월 서울 을지로에 만년필연구소를 세웠다.

     

    2010년부터는 일본의 만년필 동호회인 ‘와구나’와 교류하며 해마다 ‘서울 펜쇼(Pen Show)’를 열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연구소에서 1만여 개의 만년필을 수리해줬다.

     

    지은이는 만년필의 매력에 대해 정확한 과학 원리가 담긴 필기도구이지만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디지털 시대에 빛나는 아날로그 감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국 박씨가 만년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편한 것만 찾는 시대에 수집하고, 사용하고, 수리하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기록과 필기구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만년필이 어떻게 따라갔는가를 연대기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 11곳 설립과 성장 과정, 대표적인 제품과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한다. 이어 만년필 구매방법과 관리요령, 간단 수리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와 함께 금 펜촉 연대기를 담아 주요 메이커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명과 특허, 성장을 거듭해왔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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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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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필입니다

    저자
    박종진 지음
    출판사
    엘빅미디어 | 2013-11-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 책은 번역서조차 한 권 없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소개하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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