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이 주는 매력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서로 잘 알고, 한 가족처럼 챙겨준다. 위에서 아래로 지식이 전수되고, 아래에서 위로 새로운 질문이 전달된다. 눈빛만 보아도 그 마음을 알게 된다. 작은 조직의 팀원들은 큰 조직의 팀원들과는 달리 일이 돌아가는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배운다. 설계 초기단계에서부터, 실시설계와, 공사감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깊이 참여한다. 따라서 설계 과정에서 ‘소외’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 팀은 작은 조직임에도 뛰어난 건축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다. 

작은 조직은 작은 경제를 가능하게 해준다. 굳이 많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아도, 작은 경제는 돌아간다. 적은 일을 하면 더욱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여가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작은 경제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동네의 카페를 이용하고, 동네의 식당을 찾는다. 작은 가게들은 공간은 좁아도 인심이 넘친다. 넘칠 듯 채워주는 미역국에서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고, 덤으로 내어주는 만두 한 접시에 할머니의 마음을 느낀다. 

작은 조직, 작은 경제는 작은 개발을 요구한다. 작은 땅이기 때문에 감당할 만한 예산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 여기 후암동에는 과연 작은 필지들이 많았다. 12평짜리로 시작하여 50평에 이르는 대지들이 부동산에 나와 있었다. 작업 공간이 15평은 되어야 우리 팀이 함께 작업할 수 있다. 따라서 건폐율이 60%라고 했을 때, 최소 대지면적은 25평은 되어야 했다. 마침내 발견한 후암동 어느 골목의 30평의 대지, 우리에게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꼭 맞는 땅이었다. 감당할 수 있는 바로 그 크기였다.' / <시간을 짓는 공간>(186~187쪽)


ⓒ지데일리.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Posted by have a Good story, gdaily 지데일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