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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화 한국, 너는 내 운명
    사회 2019. 2. 19. 18:25


    <도쿄대 고령사회 교과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고령화 연구소가 펴낸 고령사회 검정시험 공식 교재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이 초고령 미래 사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과제와 해법을 교과서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특히 고령자의 일자리, 주거 환경, 이동 수단, 생활비, 사회관계망, 건강, 의사 결정 등 개인 과제와 사회복지, 의료제도, 연금제도, 주거 정책, 법률 등 사회 시스템으로 갖춰야 할 사회 과제를 자세히 다룬다. 일본 고령사회 검정시험 공식 교재로 2013년 처음 출간되었고 2017년에 최신 정보를 보탰다.


    도쿄대 고령사회 종합연구소는 일본의 대표적인 고령화 연구기관이다. 고령화 연구의 중심은 노년학으로, 여기에 연계된 학문 분야가 방대하다. 이런 이유로 연구소에는 여러 관련 학문 연구자 출신에다가 후생노동성 등 정부에서 복지정책을 펼친 행정가 출신까지 참여하고 있다. 실천적 학문의 특성상, 지역 사회와 함께 100세 시대 마을 만들기 사업, 지역 종합 요양 체계 구축, 주거 환경 개선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이 책은 연구소가 일본 사회의 고령화 인식이 낮은 것에 주목해 고령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응 마련을 돕기 위해 펴낸 것이다. 나이 들어가는 개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시스템 등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고령자와 고령자 가족이 어느 날 불쑥 다가온 변화된 상황을 이해하고 생활 속 고민에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나라는 지금까지 일본이었다. 이 기록을 지금 우리나라가 깨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미 우리나라도 노인장기요양보험(2008년), 기초연금(2014년) 같은 노인복지제도에 이어 최근에는 노인주거정책 등으로 폭을 넓혀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 대책은 늘어나는 노년층에 대한 대비에 그치지 않는다. 


    저출산 등 인구문제는 물론, 일자리와 경제 성장, 예방 의료와 건강 증진, 도시계획과 교통안전, 그리고 관련 과학기술(제론테크놀로지)까지, 앞으로 다가올 사회가 어떠한 모습이 될지 예측하고 과제 설정과 해결 방안에 나서는 일이다.


    초고령 미래 사회의 특징으로 우선 주목할 점은 ‘고령자의 고령화’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급속도로 증가한다. 과거에 보기 어려웠던 80, 90세 노인이 흔해진다는 말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명확한 지침 마련과 편리한 생활환경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요양이 필요한 고령자가 늘어나리라는 우려도 있지만 실제로 요양이 필요한 고령자보다 평범하게 자립생활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병원, 쇼핑 등 외출에 따르는 이동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 된다.


    초고령 미래 사회의 또 다른 특징은 ‘혼자 사는 세대’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사고, 고독사로 이어지고 주택 개보수, 사회관계망 형성 등 상당히 구체적인 과제가 따른다. 


    <도쿄대 고령사회 교과서> 도쿄대 고령사회 종합연구소 지음ㅣ행성B(행성비) 펴냄

    이와 함께 지역별로 고령화가 미치는 영향도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현역에서 은퇴해 도시 환경이 바뀌며, 지방에서는 과소지역이 늘어나 공동체가 붕괴된다. 마을 만들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초고령 사회는 또한 ‘고령자가 많이 죽는 사회’다. 종말기 의료와 요양, 치매, 상속 등 잇따르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반면 고령자 시장과 실버산업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은 60세 이상의 연간 소비액을 기준으로 고령자 시장 규모가 2012년에 이미 100조 엔을 넘어섰고 매년 1조 엔씩 증거하고 있다. 2030년 전 세계 고령자가 10억 명에 도달하면 관련 시장 규모는 계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


    책은 초고령 사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당부한다. 개인이나 사회에 지워질 암울한 미래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척해 새롭게 만들어나갈 미래 사회로 받아들이는 일에 사회 구성원 전체의 공감과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 사회가 이 문제에 어떻게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왔는지 알게 되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


    지데일리 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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