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에 ‘전통시장’을완행열차 2010. 6. 2. 20:09
전통시장은 인정 넘치는 삶의 공간으로 오랫동안 유통시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유통산업의 전면적인 개방은 대형할인마트의 증가와 함께 인터넷·TV 홈쇼핑의 등장으로 전통시장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자연스레 전통시장을 찾던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였다. 설상가상으로 주차장·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으로 대형마트와의 경쟁 각도는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전통시장이 변하고 있다. 낙후된 시설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하고 편익시설도 확충하는 등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생활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이제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신한 전통시장이 ‘즐겨찾기’에 추가돼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백화점 부럽지 않은 럭셔리 전통시장 속속 등장
각 지자체는 전통시장 변화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있다. 위축된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각 지자체는 주차장, 아케이드, 진입도로, 소방·전기시설, 화재예방 CCTV설치 등 시설개선과 편의시설을 늘리기 위한 시설현대화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전통시장의 고유한 차별성을 살리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팅 전략을 접목시키는 전통시장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만의 맞춤형 고객을 유치, 대형마트 증가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경기도는 최근 전통시장을 살리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7개 전통시장의 상품권을 ‘온누리상품권’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그동안 발행되는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지역상품권 대신 내년부터는 도내 시·군에 어디에서나 하나의 상품권으로 물건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가공세·서비스개선으로 소비자 발걸음 되돌려
막강한 구매 파워와 경쟁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운 대형마트로 인해 전통시장 중소상인들은 한때 몰락의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고유의 최저가정책과 서비스개선 등이 전통시장의 불황타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 전국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생필품의 가격이 공개된 가운데,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를 선제하기 위한 마케팅을 적용, 소비자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는 다부진 각오다. 이제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고객편의시설이 속속 선보이고 있으니 이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오산중앙시장의 경우 최근 백화점 수준의 모유수유실를 비롯해 여성휴게실, 배송콜센터 등을 갖춘 고객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전통시장 주변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약화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고객지원센터는 기본 서비스시설 외에도 불량품 반납 등을 담당할 소비자보호센터와 상인회 교육을 위한 대회의장 등이 있다. 오전 9시부터 문을 여는 고객지원센터는 물품 배달을 비롯한 모든 시설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게 팔겠다는 의지 하나로 ‘한우사골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중인 곳도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한우직거래장터 다하누촌은 대형마트보다 최대 49% 저렴한 사골을 100g당 1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는 것이 아니다.
다하누촌은 보다 좋은 서비스를 위해 매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한우사골 가격을 조사해 매장 내에 공개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다하누촌보다 싸게 팔 경우 그 차액의 10배를 보상해주는가 하면, 한우가 아닐 경우에는 구매금액의 100배를 배상해 준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발걸음을 이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더불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자체 브랜드(PB)상품의 전통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여성의류 브랜드들이 올 상반기부터 전국 전통시장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통시장의 쏠쏠한 재미는 역시 가격 흥정에 있다고 한다. 이제 어느 전통시장에서나 이러한 고유의 즐거움과 다양한 서비스를 만끽할 날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