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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으로 들여다본 자연은…
    과학 2012. 8. 30. 19:07

    [별빛부터 이슬까지]


    <지데일리=한주연기자> 과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갑기 짝이 없으며 낭만과는 거리가 먼 분야일까? 


    <별빛부터 이슬까지>는 과학이 중립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자연을 판단하며, 차갑고 기계적인 학문이라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에 부드럽게 의문을 제기한다.


    이 책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구름, 새, 산, 호수를 비롯해 옛날 옛적부터 존재했던 땅과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 등 자연의 수많은 형상과 피조물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과 관찰을 하면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끌어낸다. 자연과학을 통해 자연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으며 특별한 도구 없이 간단한 방법으로도 관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떨어지는 물방울은 바위도 뚫는다”라는 격언이 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꾸준히 떨어지는 돌은 강물도 채운다.” 계곡의 시냇물이 호수로 흘러들면 강에 있던 암석과 진흙 퇴적물도 물과 더불어 호수에 도착한다. 시냇물의 지참금인 셈이다. 그 결과 호수는 삶의 기본 요소를 얻는 동시에 조그마한 죽음의 알약도 받아들인다. 돌과 진흙이 채워지다 보면 언젠가는 호수의 생명도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과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칼럼니스트인 지은이 옌스 죈트겐은 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자연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을 제안하며 이를 위한 실험 방법을 수록했다. 특히 이러한 실험을 위한 준비물로 망원경이나 현미경, 시험관과 같은 전문 장비가 아니라 포스트잇이나 CD, 완두콩과 접시 등 일상적인 물건을 제시하면서 이것들을 활용해 태양의 궤도를 좇고 별의 거리와 각도를 계산해내며 박테리아를 배양하고 스톤헨지의 비밀을 캐낸다.



    *별빛부터 이슬까지, 옌스 죈트겐, 오공훈, RHK


    또한 단순히 실험 방법의 나열과 자연 현상의 서술에 그치지 않고 고대인들이 자연 현상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알 수 있는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괴테와 루소, 파스칼과 로자 룩셈부르크 등 유명 인사들이 남긴 동식물에 대한 다양한 진술을 인용하며 풍부한 지식과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자연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와 문학적 상상력이 조화된 구성, 매혹적이고 서정적인 표현, 지적 욕구와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내용 등 딱딱하고 어려워지기 쉬운 과학과 실험 이야기를 문학적이고 미학적으로 풀어내며 자연을 이해하는 가장 낭만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자연 전체로 볼 때, 나무가 지닌 위로의 힘은 누구에게나 항상 똑같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이 힘은 나무와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만 전달된다. 아마존에 있는 어마어마한 숲뿐만이 아니다. 창문을 통해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도 이 힘을 느낄 수 있다. 거리에 있는 나무는 기후만 미세하게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는 단조로움을 부순다. 우리는 나무를 통해 봄인지 여름인지 가을인지 겨울인지를 알 수 있다. 나무는 자연에 존재하는 일종의 시계다. 무엇보다 나무에게는 강렬한 삶의 의지가 드러나 있다. ‘녹색은 희망의 색깔’이라는 말은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다! 겨울이 지나면 완전히 헐벗었던 나무는 싹을 다시 틔운다. 죽은 것 같은 나무 안에 싹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나무는 때가 되면 다시 살아난다. 또한 나무를 베거나 쓰러뜨리면 많은 이들이 그걸 보며 괴로워하거나 기분 나쁘게 받아들인다.

    흔히 까마득한 옛날 사람들은 자연을 시적으로 이해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책은 근대 이전의 자연과학과 천문학이 어땠는지에 대해 조금만 살펴보아도 이러한 막연한 믿음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옛날 사람들은 도마뱀과 뱀, 박쥐, 부엉이 등 상당수 동물을 보잘것없다고 여겼으며 산이나 늪 같은 풍경을 쓸데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꼴 보기 싫은’ 대상으로 간주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구름의 미묘한 모양조차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실제로 자연에 사는 조그마한 피조물과 생명체 및 거대한 존재들이 오늘날과 같은 맥락과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자연과학의 발전 덕분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조상들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자연을 찬양할 수 있는 셈이다.


    책은 오직 마음을 활짝 열고 호기심과 감수성이 충만한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별이 총총한 하늘은 물론 미생물의 세계에 가까이 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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