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의 과학]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급격한 전환의 원인을 매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와 비슷한 현상이 미래에 과연 일어날 것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또 우리가 그런 현상을 과연 예측할 수 있을지, 또는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6000여 년 전 서부 사하라 사막 지역은 방대한 초목과 많은 습지를 가진 습한 지역이었다. 오늘날 이곳에서 발견되는 하마와 같은 동물 뼈의 흔적은 이 지역이 한때 초목이 무성했음을 잘 보여준다.


북아프리카 연안 해양 퇴적물의 먼지 양을 분석하면 사하라 사막이 어떻게 변화해 지금의 상태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막화는 그 지역의 생태계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농경과 기후 시스템 사이에 일어나는 피드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유사한 현상은 인간 사회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고대문명의 급작스러운 종말은 가장 오래된 수수께끼 중 하나다. 물론 그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고대문명의 멸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 중요한 자원의 고갈, 외부 부족의 침공, 지진이나 홍수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재앙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개별적인 설명은 사라진 고대문명들의 공통 패턴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대개 불운한 사건이 동기가 되어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사회가 멸망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독특한 사회구조를 가진 복잡하고 정교한 사회 시스템은 쉽게 붕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대사회의 멸망은 외부적인 힘뿐만 아니라 복잡한 사회가 가질 수밖에 없는 내부적 허약함의 점진적인 증가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급변의 과학, 마틴 셰퍼, 역자사회급변현상연구소, 궁리


경제, 금융, 정치, 사회, 과학기술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급변현상은 빈번히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사이의 학제 간 연구를 필요로 하는 분야다. 그리고 <급변의 과학>은 해양과 호수, 기후, 진화, 인간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급변현상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개하고 있다.


책은 무엇보다 복잡계 연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은 전통적인 과학적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복잡계 연구의 결과가 미래를 잘 예측하는 데 썩 훌륭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복잡계 연구는 이전의 전통적인 과학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몇 발자국 더 가까이 접근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런 방법은 새로운 방법을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즘은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의 내용을 분석하여 영화와 같은 문화상품의 흥행여부, 정치, 경제문제를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복잡계 연구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며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는 원인은?


이 책의 원제목은 ‘Critical Transitions in Nature and Society’. 여기서 이 책의 주제어라고 할 수 있는 ‘Critical transition’을 이 책에서는 ‘임계전이’로 번역했다.


임계전이란 시스템의 한 상태가 다른 상태로 급작스럽게 변해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는 변화의 조짐이 표면적으로는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일반적인 전이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임계전이는 그 이전과 이후의 상태가 극단적으로 대비되며,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임계전이는 자연계에서 흔히 관찰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숲이 우거진 지역이 사막이 된다든지, 또는 해초류가 무성한 해안이 사소한 변화에 의해 백화현상을 보인다든지 하는 예를 들 수 있다.


문제는 자연과 인간 세계에 나타나는 임계전이 현상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임계전이가 일어나기 전에 보이는 여러 조짐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그 임계전이가 인류에게 유해한 것일 경우, 최대한 그 전이 상황을 지연시키거나 방지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하여 여러 예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지구온난화 현상은 임계전이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전이시간이 매우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 며칠이 될 수도 있고, 지구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수천 년 동안 임계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은이 마틴 셰퍼는 호수를 비롯해 기후, 진화, 바다, 토양 생태계,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급변 현상을 다양한 예를 들며 설명한다.


그는 모든 급변이 일어나기 전에 그 전조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는데, 우리는 이 조기신호를 어떻게 알아채서 때로는 손해를 줄일 수 있고 때로는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임계전이에 앞서 나타나는 조기신호가 가지는 공통적인 특성은 회복력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숲은 특정 일부 지역이 파괴돼도 금방 다른 생물종이 그 지역을 채워 나간다. 그렇지만 임계전이에 가까이 다가간 시스템일수록 작은 변화에도 적절히 변화를 하지 못한다.


가령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양의 변화는 해당 물고기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회복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바로 물고기 잡이를 멈춰야 한다.


이 의미는 단순히 새끼를 보호하여 개체수를 늘린다는 식으로 해석하는데 이것은 임계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를 임계전이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 새끼 물고기의 수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는 그 수를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려면 엄청난 노력과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 일례로 어업활동을 줄이고 기다리면 곧 어획량이 복원될 것이라는 막연한 소망은 임계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대책이라고 본다.


이 책은 생태계와 기후, 사회에서 일어나는 전이 현상들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이를 회피하거나 촉진시키는 과정에 대해 다루면서, 다가올 미래를 최선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글 한주연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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