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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짐진 금융사가 감춘 것은?
    경제 2013. 6. 20. 13:34

    [흑자생활의 법칙]

     

    <지데일리> “앞으로 몇 살까지 살게 될까요?”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앞의 물음에는 별 거리낌 없이 대답하는 사람일지라도, 뒤의 물음에는 왠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드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오래 산다는 것은 마냥 좋기만 한 일일까. 과연 오래살고 싶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간의 기대 수명은 전례 없이 길어지고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은 점점 느는 반면 이들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생산가능 인구인 15~64세 인구수는 줄고 있다. 현재와 미래의 생산 가능 연령대는 자신들의 노후 자금은 물론 고령 인구 부양에 필요한 자금까지 짊어져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흑자생활의 법칙> 박종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그런데 고령화는 세대 간 문제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나라마다 인구 연령 구조가 다르고 인구 증감률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령화에 따른 비용 지출에서도 차이가 나며,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가능 인구 역시 줄어드는 곳이 있고 남아도는 곳이 있다. 각 나라가 고령화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까지도 바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오래 산다는 것은 무조건 환영할 만한 테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더라도, 자신의 노후를 떠올렸을 때 좋은 그림이 그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적사회적 지위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을 두려워하는 형국이다. 이들 중 대다수가 현재 고정 수입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재테크를 통해서라도 여윳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투자강박증에 시달린다. 노후불안은 주택문제나 자녀교육비 문제와 함께 돈 걱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상품을 통해 노후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노후자금으로 10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그들의 말은 실제 우리에게 적합한 대안이 될까.

       

    금융회사들은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는 미래 필요자금을 일시금으로 환산하고 실질가치로 변환해서 앞으로 엄청나게 큰돈이 필요할 것처럼 과장한다. 하지만 연금상품 등에 가입할 때 얻게 되는 이익을 설명할 때는 10~20년 후의 복리효과로 돈의 명목가치가 불어나는 것만 강조할 뿐 물가상승 탓에 돈의 실질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경제교육전문 사회적기업에듀머니박종호 본부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흔든다. 그가 이번에 내놓은 <흑자생활의 법칙>에 따르면, 노후자금으로 10억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주로 금융사나 금융사를 계열사로 둔 경제연구소와 연관이 있다. 일부 언론이나 재무상담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듣게 될 경우 대다수의 사람은 노후자금에 공포심마저 갖게 된다.

     

    그런데 금융사들의 이런 이야기에는 큰 속임수가 내재돼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노후자금 10억은 매우 과장된 금액이다. 60세 이후에 필요한 돈을 일시금으로 계산하고 수십년간의 물가상승률을 복리로 한꺼번에 적용한 것이다.

     

    금융사들이 이야기하는 노후자금은 실질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금액을 명목가치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금전에 대해 실질가치가 아닌 명목가치로 판단하는 것을 화폐착각이라고 하는데, 금융사는 이 점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교묘히 활용하는 것이다.

     

    "존재욕을 희생해 소유욕을 채우려 한다면 병든 사회"

     

    박 본부장은 이 책에서 노후자금에 대해 좀 더 꼼꼼히 따져 볼 것을 권한다. 은퇴한다고 해서 일시금으로 10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매달 써야할 생활비가 필요할 뿐이다. 보편적으로 은퇴 후 월 생활비는 은퇴 전 생활비의 70~80퍼센트 수준을 말한다.

     

    그렇지만 자녀가 독립한 후 부부가 생활한다면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노후시기가 오면 자녀와 관련된 지출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교육비를 비롯해 용돈, 통신비, 의료비 등 대부분 지출이 자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작 노후시기에 부부에게는 그다지 큰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노후에 많은 의료비가 들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증질환에 걸려 매달 의료비 지출을 하지 않는다면 전체 지출에서 의료비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물론 맑은 날에도 갑자기 소나기가 내릴 수일 있는 법. 중증질환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야겠지만 노후시기를 약 40년 정도로 잡을 경우 이 시기는 일부 기간일 경우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노후자금을 설계한다 해서 무작정 연금부터 가입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퇴직 후 최소한의 기대소득 즉,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노령연금 등과 필요지출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하며 돈이 충분한지 부족한지를 보고, 부족하다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본부장은 이 책에서 사람에게는 소유욕과 존재욕이 동시에 존재함으로 진정 행복한 생활을 바란다면 존재욕을 추구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존재욕을 희생하여 소유욕을 채우려 한다면 병든 사회라는 스웨덴의 교과서를 인용, 많이 가짐으로써 행복한 것이 아닌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행복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현실생활은 물론 다가올 노후에도 존재욕구를 가지고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충족시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제는 월급날에 과거와 같은, 가난하지만 풋풋한 기쁨과 보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큰 원인은 신용카드 사용에 있다. 신용카드는 사용 당시 당장 지갑에서 돈을 꺼내 지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해주었다. 그러나 지불이 유예된 그 한 달 동안 월급은 통장에 그대로 남아 있지 못한다. 금융의 온갖 기술이 발전하면서 돈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동안 우리는 돈에 대한 기본을 잃어버렸다. 돈의 기본은 벌기, 모으기, 모은 돈을 쓰기다. 그러나 신용카드 한도를 손에 쥔 현찰로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쓰기, 벌기, 갚기로 돈의 순환을 왜곡시킨다. 


    이 책은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제대로 돈을 쓰고 모으고 갚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은이의 진심어린 충고를 주의 깊게 따라가다 보면 돈 걱정에서 벗어나 행복한 오늘을 사는 법과 현금이 마르지 않는 흑자인생을 사는 법칙을 접할 수 있다.


    책에서는 기존의 재무설계에서 제안해온 인생의 5대 자금인 생활자금, 주택자금, 노후자금, 자녀 교육과 결혼자금, 비상자금과 같은 재테크 법칙을 다루지 않는다. 자금을 계획하기 전에 마이너스통장, 대출금, 카드빚으로 구멍 난 통장을 메워 흑자생활로 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일단 쓰고 난 다음 벌어서 갚는 방식이 아니라 벌고, 모으고, 쓰는방식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지금, 소비부터 저축, 보험, 투자에 이르기까지 가계경제를 다시 점검해보고 적자생활에서 흑자생활로 돌아서는 방향을 제시한다.

     

    책은 노후자금 10, 인생의 5대 자금과 같은 손에 잡히지도 않는 돈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돈관리 원칙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정작 자신이 얼마를 벌고 쓰는지도 모른 채 돈 걱정만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조언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한주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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