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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의 잠 치레엔 이유가 있다
    건강 2013. 7. 29. 16:37

    [잠들면 천사]

     

    많은 사람들이 아기의 탄생을 두고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기는 출생과 함께 가족의 중심이 된다. 나아가 모든 관심사가 아기에게 맞춰진다. 특히 첫 아이, 갓난아기를 둔 부모는 시도 때도 없이 먹고 자는 아기의 리듬에 모든 생활을 맞춘다. 이 시기만큼은 누구도 제대로 된 조언을 해주기 힘들며, 당장의 고충이 시급한 만큼 부모로서도 원칙과 왕도를 세울 경황이 없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지침이 돼야 할 것은 긴 관점에 따라 어떤 철학과 방법론을 기치로 삼을 것인가를 분명히 하고, 일관성 있고 줏대가 뚜렷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아이의 잠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이의 잠 습관이야말로 가정의 평화와 행복, 그리고 아이의 자율과 안정감을 위해 가장 먼저 교육해야 할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잠들면 천사> 아네테 카스트 찬‧하르트무트 모르겐로트 지음 손희주 옮김, 북하이브 펴냄

     

     

    아기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제는 바로 아기의 잠 문제. 처음 2~3개월까지는 2시간 간격으로 수유하고 무작정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줘야 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도리다. 몇 달이고 밤잠을 설치는 일은 부모가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자 숭고한 희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아기가 서서히 사람 꼴을 갖춰가며 하나의 인격체로 세상을 만나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동시에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날 무렵, 아이와의 기 싸움은 시작된다. 독립적이면서도 자유롭지만 규율이 존재하는 양육이 가능해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놓이는 시기가 바로 이때, 생후 4개월부터다.

     

    역설적이게도 이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를 조종하는 법을 터득해간다. 생존 본능의 하나이자 세상과 협응하는 과정의 하나로 나의 욕구타인의 욕구를 조정하고 협상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아기는 자기 욕구에 굴복하고 싶은 욕망을 품는가 하면, 세상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며 자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학습해간다. 털 없는 원숭이 상태에서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인 셈이다.

     

    이때 기 싸움의 주된 장소는 바로 침대다. 아기는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먹고 원하는 시간에 자고 원할 때마다 울거나 보챔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환경을 조성하고 원칙을 교육하면, 얼마든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도 아이에게는 있다. 아이의 잠 습관을 세팅해주는 것은 교육과 양육의 주도권을 아이에게서 부모에게로 자연스럽게 옮아오게 하는 중요한 매개인 것이다.

     

     

    잠드는 것을 도와주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은 모두 부모의 진을 다 빠지게 한다. 그리고 기대와는 달리, 부모가 원하는 바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효과를 일으킨다. 그런 모든 노력은 오로지 아기들이 깨지 않고 깊이 자는 법을 배우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설령 그 방법으로 아기를 재우는 데는 성공한다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가만히 놔두면 스스로 잠드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아이들이 타고나는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아이에게 좀 더 일찍부터 잠자리에 누운 시간=자는 시간’, ‘밤은 잠을 위한 시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실제로 자는 시간 동안에만 침대에 눕게 해야 한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진 아이들은 상당히 불규칙적으로 자는 경향이 있다. 내 아이가 밤에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나 자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4세 정도가 돼도 잠자는 문제로 속을 썩이는 아이들이 있다. 대개 잠을 자지 않겠다고 버티고 동화책을 읽어달라거나 새벽에 깨서 곤히 자는 부모를 깨워 놀아달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은 예민하거나 창의적거나 섬세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보호 받고 있고 사랑 받고 있다는 풍요로운 감정 안에서 얼마든지 혼자만의 세계에서도 안정되고 기분 좋게 잠들지 못하고, 지극히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사랑과 존중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한 상태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의 잠 습관은 의존감, 자존감, 안정감, 편안함, 자유와 규율, 원칙과 창의의 다양한 측면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기초적인 면이다.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도, 아이의 발육과 성숙을 위해서도 조기에 안정적으로 교육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잠들면 천사>는 그 어떤 아기라도 생후 4개월이면 밤새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지금 그렇지 않은 아기라도 단 며칠이면 혼자 잠들고 밤새 깨지 않고 푹 자는 법을 알려준다. 책은 아기의 잠과 관련해 우리가 그동안 상식처럼 여겨왔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바람직한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주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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