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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IT가 패션, 패션이 IT’인 세상비즈니스존 2013. 12. 16. 17:32
<지데일리 손정우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이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모바일 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구글은 구글글래스(Google Glass)라는 안경 타입의 기기를 출시한 이후 다양한 신개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주요 제조사들도 스마트 워치, 헬스케어 밴드 등의 웨어러블 기기를 이미 출시한 상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두고 웨어러블 기기를 IT가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시장과는 차이가 있으며, 그 방향도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 패션·헬스케어 등 웨어러블 적용 융합제품 확대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웨어러블의 미래, 패션에서 길 찾아야’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모바일 기기는 제품 형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어느 정도 정해진 틀(Form Factor) 내에서 디자인과 그립(Grip)감을 향상시키는 등 부분적인 개선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기존 모바일 기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손목에 차는 기기만 하더라도 △작은 디스플레이가 있는 시계 형태 △플렉서블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를 이용해 손목 전체를 휘감는 형태 △디스플레이가 없고 LED 조명만 있는 밴드 형태 △아무런 출력방식 없이 센서(Sensor)만 있는 밴드 형태 등 다양한 폼팩터가 가능하다.
웨어러블 기기가 손목 외에도 온 몸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다양한 폼팩터가 가능할 전망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기존 모바일 기기와 비교할 때 다른 점은 스마트폰의 경우 보통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그날의 패션과 상관없이 사용자는 하나의 기기만 갖고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나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그 날의 옷차림, 기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므로 사용자들의 감정이나 느낌까지 치밀하게 고려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사용자 개개인이 하나 이상의 스마트 워치를 보유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장을 입었을 때에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스마트 워치를 차고, 운동할 때에는 밴드 타입의 디스플레이가 없는 것을 착용하며, 캐주얼한 의상에는 밝은 계통의 워치를 더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일이라는 소비자의 기본 가치에 완성도 높은 기능이 추가될 경우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고민하고 있는 배터리, 무게 등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수기능만을 탑재하게 되면 배터리 소모도 줄어들고, 무게 역시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래는 IT·패션 융합된 ‘웨어러블 패션’의 시대
글로벌 IT기업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 국면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 삼성, 소니 등은 기술적 강점을 이용한 신시장 형성, 기존 모바일기기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위해 웨어러블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글래스를 통해 사용자의 시선 정보를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에 초점 을 맞추고 있다. 사용자가 바라보는 시선 정보를 판독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가령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길거리로 나가면 사용자가 가려는 최종 목적지까지의 방향을 증강현실 형태로 알려줄 수 있어 길을 헤매지 않게 해주고, 외국에서 글래스를 착용하고 신문이나 표지판을 보면 실시간으로 번역(통역)이 가능해 외국어를 모르더라도 해외여행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구글은 이처럼 글래스가 가능케 하는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들로 시장에 어필하며 앞선 IT 기술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소비자들도 구글글래스를 통해 보게 될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 대중이 구글글래스에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 소니 등 주요 제조사들도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고 있다. 이 제품들도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자들이 더욱 편하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호환에 역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을 가방에서 꺼내지 않고 손목을 드는 것만 으로도 메신저, SNS 등의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통화 시 스마트폰에 손이 매여 있는 때가 많았지만, 워치를 통해서는 두 손으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편리하게 통화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한다.
워치가 스마트폰의 리모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워치에서 스마트폰에 담긴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고, 스마트폰을 어디에 뒀는지 모를 때 진동과 벨소리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스마트폰만을 이용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보다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대에 비해 실제 구매에는 다소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IT 기업의 시계들은 주로 남성 캐주얼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출시되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들에는 매력을 느끼지만, 본인의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는 시계를 구매하는 데는 소극적인 편이기 때문이다.
◇ 웨어러블과 패션의 조우, 혁신적 시너지 창출 기대
패션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는 것을 감지한 패션업계도 웨어러블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해보를 보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들이 주요 패션쇼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패션업계도 ‘웨어러블’은 패션의 진화 방향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주요 웨어러블 컨퍼런스에서는 전체 참석자와 발표자의 절반 수가 패션 관련 업계 종사자였다.
특히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웨어러블 기술 적용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안경에는 자석(Magnet)이 있어서 필요 시 언제나 글래스 모듈을 붙여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볼 수가 있고, 속옷에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심박수 센서는 부정맥 등 질환을 조기에 파악해 사용자와 의료기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패션산업과 IT산업은 그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각종 융합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수용도 역시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웨어러블은 ‘기기(Device)’가 아니라 ‘기술(Technology)’ 관점에서 점차 고도화되고 있으며, 그것에 ‘패션’이라는 요소가 자연스럽게 결합되면서 급변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정재훈 선임연구원은 “일반 대중들에게 아직 ‘웨어러블’은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라면서도 “점차 패션의 중요한 한 축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또 “광범위한 패션 아이템에 녹아들 웨어러블은 기존 IT 기기와는 분명 그 특성이 크게 다르다”면서 “사용자 개개인의 개성에 맞게 수많은 패션 아이템이 존재하는 것처럼, 웨어러블도 셀 수 없이 다양한 아이템과 스타일로 분화하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기존 IT 시장의 타성에 젖지 않고 웨어러블의 새로운 게임 룰 안에서 출발하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패션업계와 맞물려 의미 있는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서울패션위크 패션쇼에서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활동적인 캐주얼룩과 감각적인 비즈니스룩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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