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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아다니는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경제 2014. 3. 2. 08:58
[포커스]
<포커스> 다니엘 골먼 지음ㅣ박세연 옮김ㅣ리더스북 펴냄
<지데일리 한주연기자>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을 정확하게 무엇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가?”
오늘날 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전세계 사람들의 주의를 흩트려놓고 있다.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디지털 세상의 다양한 유혹들이 우리를 유혹하면서 정말로 중요한 일에 쏟아야 할 집중력을 빼앗아버리고 있는 것.
이러한 현실에 이미 길들여진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실제 세상을 외면한 채 오로지 디지털 화면 속으로 빠져든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매체와 기기를 통해 우리는 네트워크화돼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무엇이 진정 의미 있는 정보인지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울러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고립감을 느낀다.
이는 우리가 알기엔 세상이 너무 크고 복잡하고 다양해진 반면, 우리의 주의력을 흩트리는 요인은 더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런 때야말로 우리의 주의력을 냉철하게 연마해야 하며, 정말 중요한 것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대니얼 골먼은 <포커스>에서 신경학과 심리학이 다양한 형태의 ‘주의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껏 주목받지 못한 채 과소평가돼온 정신적 자산에 대해 논의한다.
지은이의 말에 따르면 주의력은 근력과 닮아서 제대로 쓰지 않으면 위축되고 잘 훈련하면 강해진다. 그는 “멈출 수 없는 산만의 시대에,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집중력을 날카롭게 가다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스포츠, 교육, 예술, 비즈니스 등 다양한 현장의 풍부한 사례 연구들을 제시하면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 주의를 집중하는 게 왜 중요한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를 알려준다.
나아가 지금 당장 시선을 사로잡는 눈앞의 당면과제에서 벗어나 개인적 삶에 있어 가치가 있는 주제, 더 넓은 세상의 급박하고 중요한 문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특히 인류의 미래로 주의의 방향을 돌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닥친 집중력의 위기
‘우리 두뇌의 감각 기관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들로 주의의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웃거나 찡그리거나 으르렁대는 타인의 표정, 혹은 아기들의 얼굴에는 날카롭게 주의를 집중하는 반면, 인간의 생명을 키워내는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문제들에는 주의를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한 신경 레이더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들은 우리 인간에게 지나치게 거시적이거나 미시적이어서 직접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구를 위협하는 문제들에 관한 뉴스를 볼 때에도 주의력을 가동하는 두뇌의 신경회로는 그저 심드렁할 뿐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오늘날의 주요 기술들이 우리가 지구에 대한 위험 가능성을 알아차리기 오래 전에 신속하게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의 산업 배출량의 절반 정도는 철강, 시멘트, 플라스틱, 종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물론 그러한 생산 과정을 개선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을 재발명함으로써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데 있어 훨씬 더 나은 방법이다. (214~215쪽)’
지은이는 앞서 지적한 대로 디지털 시대의 산만함을 제시하며 우리의 집중력이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충고한다. 또 디지털 기기가 요구하는 순간적인 관심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대상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모든 형태의 집중과 그 기반을 이루는 두뇌 과학을 다루고 있다. 주의에 관한 신경과학의 성과들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것으로, 대부분의 연구가 지난 2~3년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성과들은 우리의 주의가 왜 그렇게 쉽게 흐트러지는지, 주의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떻게 정신적인 근육을 단련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주의’란 무엇일까. ‘주의(attention)’라는 단어는 세상과 관계하면서 경험을 쌓아나간다는 뜻의 라틴어 ‘아텐데레(attendere)’에서 유래한다.
인지 신경 과학자 마이클 포스너와 매리 로스바트는 주의가 ‘세상에 대한 인식,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자발적인 제약의 기반을 이루는’ 체계를 제공한다고 했다. 인지과학 분야의 유명 학자인 앤 트라이스먼은 주의를 할당하는 방식이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 주의력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채 저평가된 정신적 자산으로 머물러 있다. 주의력이라는 이 탄력적인 도구는 수많은 정신적 기능들을 수행한다. 그 기본적인 기능으로는 이해, 기억, 학습, 어떤 느낌이 들고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에 대한 인식, 타인의 감정 읽기와 부드러운 상호작용 등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여러 기능 속에서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요소들을 밝혀냄으로써 다양한 정신적 능력들을 개발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확인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내적 집중(inner focus), 다른 사람에 대한 집중(other focus), 외적 집중(outer focus) 등의 세 가지 형태의 집중으로 요약된다. 충만한 삶을 위해서 우리가 이 세 가지 집중 모두에 익숙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이 세 가지 형태의 집중은 특히 리더들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리더가 주의를 기울이는 분야, 다시 말해 리더가 집중하는 특정한 주제나 목표들은 그것을 명시적으로 제시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주의력의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기준으로 주의력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러한 물결 효과는 리더들에게 추가적인 책임감을 갖게 한다. 리더는 자기 자신의 주의력뿐만이 아니라, 더 넓은 차원에서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의 주의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함께 패널로 참석했을 때, 유니레버Unilever의 CEO 폴 폴먼Paul Polman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유니레버가 앞으로 2020년까지 기업의 환경 발자국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그때가 2010년이었으니 10년의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그 결정은 대단히 칭찬할 만한 일이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로 심드렁했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많은 기업들이 그와 비슷비슷한 지구온난화를 지연하기 위한 목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어서 했던 이야기는 내겐 정말로 충격이었다. 유니레버는 향후 전세계적으로 50만에 달하는 소규모 농장들과 직접 거래하는 것을 목표로, 이들 농부들로부터 원재료를 구매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유니레버와 거래할 농장에서는 현재 주로 차를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향후 구매 계획은 코코아와 야자유, 바닐라, 코코넛 설탕 및 다양한 과일과 채소와 같은 모든 작물들을 포함할 예정이었다. 그 농장들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미에 이르기까지 걸쳐 있었고, 일부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인도에 있었다. (361쪽)’
가령 기업의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기업 전략은 조직적 주의력의 ‘바람직한’ 패턴을 제시한다. 즉, 기업의 모든 부서들이 저마다 특정한 방식으로 공유해야 하는 집중을 보여준다. 아울러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무시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기준을 제시한다.
리더가 전략을 선택하면 이는 그가 조직 전체의 주의력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리더의 집중력과 그 방향은 더없이 중요하다.
또한 리더는 세 가지 형태의 집중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한 리더는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조직 전반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필요에 따라 세 가지 집중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리더는 최고의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지은이는 이 가운데 세 번째 집중, 즉 시스템에 대한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제 발전과 기술의 진보, 문화의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러한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들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능력이 부족한 리더는 그 흐름 속에 함몰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주의가 근육과 매우 흡사한 형태로 움직이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우리의 마음 근육, 특히 주의력은 충분히 사용하지 않으면 위축되고, 잘 사용하면 점점 발달한다.
지은이는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훈련 방법을 통해 주의 근육을 개발하고, 새롭게 하고, 집중력이 말라버린 두뇌를 재활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무엇을 위한 성공인지 고민해야 할 때
‘세 가지 집중으로부터 우리는 성공을 향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체 무엇을 위한 성공이란 말인가?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을 정확하게 무엇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가? 개인적인 이익과 눈앞의 보상, 자신이 속한 작은 집단의 이익과 같은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서 집중의 위력을 발휘한다면, 인류라고 하는 종의 미래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어두울 것이다. 가장 폭넓은 집중의 조리개로 글로벌 시스템을 담자. 모든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고려하고,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감싸안고, 그리고 먼 미래의 세대가 필요로 할 것들을 생각하자. 달라이 라마는 무슨 일을 하든, 혹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다음 질문을 통해 자신의 동기를 점검해보라고 말한다. 단지 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다수를 위한 것인가? 지금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위한 것인가? (369쪽)’
세상은 신기술을 통해 놀랍게 발전하는 듯이 보이지만 우리의 환경은 치명적으로 손상되고 있다.
경제적 발전은 매력적인 혜택과 즐거움을 가져다줬지만, 동시에 비만과 심장질환 같은 ‘문명적인 질병’도 함께 줬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있었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에너지와 건설, 교통, 산업, 상업이라고 하는 인간이 만든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일상적인 활동들이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키워내고 있는 생태계의 힘을 점점 갉아먹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두뇌는 이러한 위협을 재빨리 인식하고 경고를 보내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즉, 우리 모두는 ‘시스템 맹증’에 걸려 있는 것이다. 또 자신의 이익, 조직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라는 눈앞의 현실에 급급한 탓에 그 위험을 보는 눈은 더욱 어두워져 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100년 뒤에, 혹은 500년 뒤에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우리 손자들의 손자들, 그리고 그들의 손자들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지은이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나아가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세 가지 집중을 통해 우리가 성공을 향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을 위한 성공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가르침으로써 우리의 손자들, 나아가 손자들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기를 바란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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