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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대 연구팀, '한국전쟁 이야기 집성' 10권 출간
    비즈니스존 2017. 6. 30. 11:03

    건국대학교 ‘한국전쟁체험담 조사팀’은 올해 6.25 한국전쟁 67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이야기를 담은 방대한 자료집 ‘한국전쟁 이야기 집성(전 10권, 박이정출판사)’을 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연구책임을 맡은 ‘한국전쟁체험담 조사팀’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각지를 탐방하며 수집한 한국전쟁 이야기를 선별하여 10권의 책으로 내놓았다.


    건국대 교수와 통일인문학연구단 석박사 연구진 등 25명의 조사팀이 투입돼 300여 명의 제보자들에게 한국전쟁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선별하여 162명의 사연을 책에 담고 있다. 이 이야기 중 일부는 ‘한국전쟁체험담 대국민서비스’를 통해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한국전쟁 체험에 대한 조사는 역사학 쪽에서 많이 이루어졌었다. 전쟁의 주요 국면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관련되는 정보를 얻는 데 주안점을 둔 조사였다. 이야기 형태의 체험담은 주로 전쟁 참전용사의 수기나 학살피해자들의 진술이라는 형태로 보고가 이뤄졌다.


    말 그대로 사람을 죽고 죽이는 ‘전쟁’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들이었으며 다소 특수하고 주관적인 방향으로 치우친 성향이 짙은 이야기들이었다. 체험이나 시각이 양 극단으로 나누어진다는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이번 한국전쟁 체험담 조사팀은 처음부터 보통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을 두루 포용한다는 입장에서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에 접근했으며, 제보자의 진술을 구술 그대로 충실히 반영한다고 하는 학술적 방법론에 의거하여 현지조사와 정리 작업을 수행했다.


    이 조사는 구술사보다 구비문학적 방법에 입각한 것이었다. 한국전쟁을 축으로 한 역사적 경험이 구체적 사건과 정경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야기’로 포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대한 신경을 썼다. 한국전쟁이라는 현대사의 국면이 ‘있는 그대로’ 다양하게 포착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자료는 인상적인 사연을 중심으로 하여 주제유형 별로 분류함으로써 다양한 전쟁 경험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1권 ‘이것이 전쟁이다’에서는 전쟁이란 어떤 것인지, 그 참상과 고난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실었다. 특정 지역의 전쟁 경험을 여러 제보자가 다각도로 구연한 자료를 나란히 수록하여 전쟁체험이 입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2권 ‘전장의 사선 속에서’는 다양한 참전담 자료를 한 데 모았다. 육군 외에 해병대와 해군, 공군, 경찰, 치안대 등 다양한 형태로 전쟁을 체험한 사연들이 실려 있다.


    3권 ‘피난, 또 하나의 전쟁’에서는 피난에 얽힌 다양한 사연을 모았다. 북한에서 월남한 사연과 남한 내에서의 피난에 얽힌 사연, 피난 수용소에서 생활한 사연 등을 수록했다.


    4권은 ‘이념과 생존 사이에서’라는 부제로 이념 문제로 갈등과 고난, 그리고 피해가 발생한 사연들을 모았다. 보통사람들이 좌우 이념의 틈바구니에서 어렵게 세월을 헤쳐 온 사연들도 수록되어 있다.


    5권 ‘총칼 아래 갸륵한 목숨’에서는 전쟁의 와중에서 죄 없이 억울한 죽음과 피해를 겪은 사연들을 모았다. 역사적으로 이름난 주요 사건 외에 일반적인 피해담도 포괄했다.


    6권 ‘전쟁 속을 살아낸다는 일’은 전쟁의 와중에서 보통사람들이 겪은 다양한 고난 체험을 펼쳐낸 이야기들을 모았다. 특히 여성들의 전쟁고난담이 주종을 이룬다.


    7권 ‘내가 겪은 특별한 전쟁’에서는 남다른 위치 또는 특별한 직업을 바탕으로 한국전쟁을 특수하게 치른 사연을 전하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았다.


    ‘전쟁 속에 꽃핀 인간애’라는 제목의 8권에서는 전쟁의 와중에 인정을 저버리지 않고 서로를 돕거나 살린 사연 등 미담의 요소를 포함한 사연들을 수록했다.


    9권 ‘전쟁체험, 이런 사연도!’는 전쟁 중에 겪은 놀랍고 기막힌 사연들을 담은 자료들을 모았다. 설화적 요소가 있는 이야기들도 이 권에 수록했다.


    10권은 ‘우리에게 전쟁이 남긴 것’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전쟁 체험을 전하는 한편으로 전쟁에 대한 분석과 논평을 적극 진술한 사연을 모았으며, 전쟁 후의 사연을 주요하게 구연한 자료들을 수록했다.


    3년간 전국을 누비며 조사한 내용을 밤새 녹취하였고, 또 3년이란 시간을 출판을 위해 정리와 분류 등 방대한 작업을 책임진 신동흔 교수는 “160명이 넘는 역사의 산 증인들이 펼쳐낸 생생한 한국전쟁 이야기들은 그간 공식적 역사를 통해 알려진 것과 다른 차원의 의미 있는 자료가 되어줄 것이다”며 “자료집을 통해 사실로서의 역사와 이야기로서의 역사 사이의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갖추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앞으로 역사적 경험에 대한 문학적 연구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역사적 삶의 총체적이고 균형 있는 재구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사연은 소설이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공연과 웹툰, 게임 등 문화예술 창작에도 좋은 소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이 책은 다른 누구보다도 이야기를 들려주신 제보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며 “조사자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풀어내 주신 역사의 주인공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그분들의 분투와 고난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훌륭히 열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고 말했다.


    지데일리 정용진기자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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