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또 인권이야?” “인권은 늘 뻔한 소리”.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임에도 인권이 늘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당장 내 문제가 아니면 살아가는 데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차별받고 있지만,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무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진_불편해도 괜찮아ㅣ김두식 지음ㅣ창비 펴냄 :::지랄 총량의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법칙입니다. (…) 사춘기 자녀가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 자기에게 주어진 ‘지랄’을 쓰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불편해도 괜찮아≫는 그동안 법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기독교 등의 문제를 파헤쳐온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말하는 ‘인권’에 관한 이야기다.


:::동성애자들의 인권문제는 전적으로 프라이버시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관용하고 말고 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 이성애자들이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권리들을 동성애자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누군가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하고 방심하는 바로 그 순간 인권 유린이 시작된다. 지은이는 ‘당장 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남의 일까지 어떻게 신경쓰나’ 하고 자꾸 넘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일이 구조화돼 결국 내 문제로 바뀌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때문에 일상 속에서 인권감수성을 기르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누군가 저에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기회를 준다면, 먼저 최근 10년간 한국 드라마에서 따귀 때리는 장면만 모두 모아서 보여준 뒤 그 문제점을 지적해보고 싶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초반 10분 동안은 그냥 아무 설명 없이 따귀 장면만 계속 보여주겠습니다. 짝, 짝, 짝, 짝….:::



이 책은 특히 ‘불편함’에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감수성을 깨우고 있다.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인권 등 일상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노동자, 종교와 병역거부, 검열 등 국가권력의 문제를 거쳐, 인종차별과 제노싸이드 같은 국제적인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머리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