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정치의 조건ㅣ조지 맥짐시 지음ㅣ정미나 옮김ㅣ21세기북스 펴냄총체적 난국 속에서 특유의 낙천적이고 다원주의적인 기질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루스벨트가 통치한 12년간, 미국은 대공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원적 민주사회와 경제 대국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세계무대에서 초강국의 지위를 다져놓을 수 있었다.

 

루스벨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설득과 통합’을 추구했다. 각기 다른 정파의 사람들을 섞어서 한 조직을 구성하기도 하고, 다양한 주의와 주장을 다채롭게 수용하면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조화를 이루게 했다. 그 결과물로 나온 정책과 실행 역시 다원주의적이었다. 나아가 다민족 국가인 미국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복잡한 문제는 민주적이며 유연하게 다원주의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다.

 

민주주의는 모든 이가 번영하는 것

 

:::루스벨트는 줄곧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최대한 많은 이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찬성했다. 그러나 혜택받은 이들에게 유리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제도를 통해 일해야 했던 탓에 그의 업적은 늘 제한적이었다. 그의 행정부는 어떤 때는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었고, 또 어떤 때는 그러지 못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전력 발전이 이루어졌고, 경제적 기회들이 창출되었다. 과거에는 다른 지역의 식민지에 지나지 않았던 미국 서부는 수력 전력 덕분에 경제적 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바라던 것이었고, 이것이 바로 뉴딜정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위대한 정치의 조건≫은 대내적으론 이른바 ‘감동정치’를 펼치고, 대외적으론 ‘다원주의’를 적극 실천한 루스벨트의 정치적 생을 담고 있다. 특히 ‘루스벨트’의 역사적 대명사이자 정치적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는 ‘뉴딜정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다.

 

지은이 조지 맥짐시는 농업과 산업, 노동자, 실업자, 저개발 지역을 위한 뉴딜의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미국이 대공황에 맞서 싸울 능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해석한다. 특히 서민 차원에서 이뤄진 개혁은 단순히 불황 타계뿐만 아니라 민주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지은이는 “루스벨트가 진보적 개혁가로서 당시 백인 주류 사회 중심으로 이뤄지던 정치적 시각을 사회적 약자에게 향하도록 한 것은 진보와 민주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었다”며 “그는 이것을 관철하는 데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고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이는 정치적 대성공을 거뒀고, 당시 마련된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책은 지금도 미국 사회의 기초가 되고 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기에는 대내적으로 강한 미국을 만들 ‘협동 사회’를 세우길 희망했다. 밖으론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들의 협력과 미국의 지휘에 바탕을 둔 국제질서를 세우려 힘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닥치자 전쟁 지휘관으로 변신한 그는 탁월한 전술을 구사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를 통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세계무대에서 처칠과 함께 지도권을 장악한 루스벨트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헤게모니를 강력하게 다져놓았다. 이는 현재의 초강대국 미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 책은 이 일련의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던 당시 국제 정세와 열강들의 헤게모니 다툼, 루스벨트의 탁월한 전술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농촌과 도시를 결합시킬 새로운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한 루스벨트는 농업 부문의 미개척 영역이 사라지며 미국의 산업 인구를 위한 ‘안전판’이 막혔다고 설파하면서, 이제 전국의 자원을 관리하여 모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진정한 이해공동체’를 만들고, 또 그것으로써 새로운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주의란 모든 사람을 위한 번영에 의존하며, 이런 번영은 재산이 보다 고르게 분배되도록 정부가 조장함으로써 촉진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루스벨트는 험난한 정치 여정 속에서 수많은 성공을 거뒀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얻었다는 점을 지은이는 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신뢰의 뿌리는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된 각계각층의 국민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면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데 있다”고 풀이한다. 4선 대통령이라는 위대한 과업을 이룬 바탕 역시 그 점에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