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2년 출간된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지은이 레이첼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김은령, 에코리브르

이에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1969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DDT의 암 유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각 주의 DDT 사용 금지를 이끌었다.

 


아울러 이 책을 읽은 한 상원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더욱 절실해지기 시작한 환경 문제의 복잡성을 대중에게 설명했다. 그는 비밀 핵 실험과 핵 비축이라는 장막에 대항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지은이가 언급한 첫 번째 화학물질이 DDT가 아니라 방사능 요소인 스트론튬 90이라는 점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미국 육군이 비키니 섬에서 실시한 원자폭탄 실험의 세부적인 내용을 감추려 할 때 연구를 시작한 그는 쿠바 미사일 위기로 핵전쟁이 일어나려는 찰나에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 책을 통해 최초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지은이는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혔다. 그러나 당초 그에 대한 언론과 화학업계의 깎아내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당시 농약제조업체들은 살충제가 인간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미국의 농업에 별다른 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레이첼 카슨의 잘못된 주장이 문명을 중세 암흑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저널리스트와 평론가들 역시 지은이에 대해 “감정에 호소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히스테릭한 여성”이라며 지나치게 섬세한 본성의 소유자라고 몰아세웠는가 하면, 그가 쓴 책에 대해선 “자신이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더 독하다”고 말하며 그 가치를 깎아내려 헐뜯기에 급급했다.

 

자연을 통제한다? 구석기시대의 오만한 발상

 

지은이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1958년 1월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허킨스라는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 한 통으로부터 시작됐다. 편지의 내용은 정부 소속 비행기가 모기를 방제하기 위해 숲속에 DDT를 살포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이 기르던 많은 새들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친구는 DDT를 사용한 당국에 항의했으나, 당국은 DDT가 무해하다며 항의를 묵살했다. 이에 친구는 항의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고 그 사본을 지은이에게 보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지은이는 그동안 많은 조사와 연구를 펼쳤음에도 중단하고 있던 살충제 사용의 실태와 그 위험성을 알리는 책을 저술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생존 가능한 대안의 제시와 함께 그 끝이 파국일 수밖에 없는 고속도로를 달릴 것이 아니라 좀 낯설더라도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 곧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책에 따르면, 화학 방제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경우라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이미 사용되었고 화려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아직 실험 중인 것도 있다. 또 상상력 풍부한 과학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가 실험으로 옮겨질 날만을 기다리는 방법들도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방제 대상이 되는 유기체와 이 유기체가 속한 전체 생명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생물학적 해결법이라는 점이다. 이에 곤충학자, 병리학자, 유전학자, 생리학자, 생화학자, 생태학자 등 광범위한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생물 방제라는 새로운 분야를 위해 지식과 창의적인 영감을 쏟아 붓고 있다.

 

책은 무엇보다 이 세상, 자연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자연을 통제한다’는 생각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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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저자
레이첼 카슨 지음
출판사
에코리브르 | 2011-12-30 출간
카테고리
기술/공학
책소개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키다!20세기 환경학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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