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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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의 조건공감한줄 2013. 10. 7. 17:52
“너희 집 몇 평이야?” 이 말에 아들은 눈을 위로 치켜뜨고 생각하지만 대답이 없다. 이것들 봐라, 초등학교 3학년이 벌써부터 집 평수를 물어봐? 당연히 우리 아들은 우리 집이 몇 평인지 모른다. 나도 가끔 헷갈리는 데다, 사실 우리 집 평수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다락방을 평수에 넣어야 하나 아님 아파트 발코니처럼 서비스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 잠깐 생각한 아들은 이어 입을 열었다. 그 대답이 더 멋졌다. “우리 집 3층이야!” “한세네 집 3층이야? 죽인다!” 아들을 따라 친구들은 2층으로, 다락방으로 올라가면서 탄성을 지른다. 다락방에서 다시 1층으로 내려오더니 1층 거실을 지나 마당으로 달려간다. “와 마당도 있어. 너네 집 부자구나.” 아들은 겸연쩍은지 씩 웃고 있었다. / 이현욱 (카멜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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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은 ‘富동산’라이프 2011. 7. 22. 23:01
[뒷산이 하하하] 오늘날 우리네 삶은 마치 경주마의 질주처럼 앞만 보고 빠르게 달리는 속도전과 다를 바 없다. 이 속도전에 참가한 이들은 누구나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 혹은 낙오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앞뒤를 가릴 틈도, 옆을 살필 겨를도, 위를 쳐다볼 여유도 없이 오로지 달리기 위해서 달린다. 그러다보니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목적이나 지향점 같은 것은 오히려 이 속도전의 세계에서는 부차적인 것으로 보일 정도다. 결국 삶의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 것이다. 이는 사람과 삶과 세상이 단순하지 않고 그만큼 복잡하고 심각해졌다는 것이고, 오늘날의 우리네 정신과 육체가 그만큼 메마르고 피폐해졌다는 뜻이다. 속도전의 세상은 또한 ‘앞만 보고 사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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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짓는 삶 <또 한 권의 벽돌>라이프 2011. 7. 7. 11:05
책으로 짓는 삶 “수많은 도시와 건축물이 수백 년의 수명을 ‘자랑’하다가 사라지는 동안, 양피지와 종이에 쓴 내용은 굳건히 재생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에 비하면 문자의 힘은 참으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건축가 서현. 그는 ‘건축을 이루는 공간조직은 사회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여행과 독서라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해 책 읽기를 권한다. 사소해서 허허롭고, 생소해서 재미난 자신만의 관심을 지나치지 말라고. *또 한 권의 벽돌, 서현, 효형출판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당부를 오 년에 걸쳐 실천했다. 매주 신문 서평을 뒤적이고, 관심 가는 책을 찬거리 준비하듯 정리해 서점을 뒤진다. 낑낑 짊어지고 돌아와 더 이상 디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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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는 집>라이프 2011. 4. 11. 10:18
하루하루 내안의 새집에서 “내 삶에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운전에 비유하자면, 나는 자동차가 일전 속도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자동조종장치를 작동시켜놓고 운전대에서 졸면서 인생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어디로 중요한 곳으로 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다 내가 여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마음속의 경고를 들은 것이다.” *마음이 사는 집, 사라 수산카/이민주, 예담. 수많은 집을 건축하고 리모델링해오며 집과 인생에 관해 나름대로 성공한 건축가라고 자부한 사라 수산카는 어느 날 이런 의문의 실체와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 ‘나는 행복한가? 혹시 지금보다 더 나음 삶이 있지는 않을까?’라고 자문한다. 그리고 집을 리모델링하듯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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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함께하는, 그 공존의 이유사회 2010. 6. 28. 18:30
[휴머니스트를 위하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분야의 경계를 넘어 시대와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발언한 지식인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사상을 전개했을까? 는 이제는 고인이 된 이들을 포함한 뛰어난 개인들이 지난 세기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본다. 아울러 역사적 기록에서 나아가 앞으로 펼쳐진 미래에 대해서도 조망한다. 이 책은 각 분야 대가들의 다양한 논점을 담고 있지만, 타자와 세계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대화할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서구와 비서구, 문명의 공존과 충돌, 과학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등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인다. 그렇지만 전 세계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타자와 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