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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서스 : 아메리카 제국 흥망사문화 2010. 7. 3. 22:22
[출처=지데일리] 국가의 탄생부터 제국적인 파워를 발휘해왔던 미국. 미국은 언제나 ‘제국’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자국이 제국임을 애써 부정해왔다. 왜 미국은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는걸까? 또 제국이기를 거부한 미국은 어떻게 ‘제국’이 됐을까?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의 경쟁자로 꼽히는 인물, 니알 퍼거슨이 미국 제국주의에 관한 연구서인 ≪콜로서스≫는 ‘제국으로서의 미국’의 모습을 예리한 시각으로 파헤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방대한 역사, 정치, 경제사적 지식을 들어 미국이 세계사에 걸쳐 항상 가장 제국적인 파워를 발휘해왔음을 주장한다. 또 위선적인 ‘미국 제국’을 자신만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나는 지금의 미국은 제국이며, 미국은 언제나 제국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언급한 대부분의 논자들과는 달리, 나는 ‘미 제국’의 상태를 반대하지 않는다. 실제로 나의 주장 중에는 미국의 지배시기에 세계의 많은 곳이 혜택을 입었다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세계에는 아무 제국이나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자유주의적 liberal’ 제국이 필요한 시대다. 이 책이 던지는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는 ‘과연 미국이 성공적인 자유주의적 제국이 될 수 있느냐’이다.:::
제국은 종종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져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 퍼거슨은 제국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제국의 역할’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오늘날의 세계는 아무 제국이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지금 필요한 제국이란 ‘자유주의적(liberal)’ 제국이며, 이 책이 던지는 중요한 의문 하나는 과연 미국이 성공적인 자유주의적 제국이 될 수 있느냐인 것이다.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들은 제국의 지배가 자국에 빈곤과 전쟁을 가져왔으며 민족자결만이 국가 빈곤 해소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이와 같이 세계는 역사적인 실험에 들어가게 되지만 그 실험의 가설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다. 식민지 국가들 중 정치적 독립이 번영을 가져온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 정치적 독립에 관한 실험이 대부분의 빈곤국들에게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라고 말하며 탈식민과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점점 벌어지는 이전 식민지국들과 제국 간의 경제적 격차를 다양한 수치와 데이터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제국으로부터 탈식민을 이뤘지만 여전히 빈곤해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는다.
▲ 자유롭지 못한 무역 - 세계의 불평등이 증가된 주된 원인으로 지은이는 저발전 국가들의 ‘보호주의’를 들고 있다. 오늘날 ‘세계화’란 무역장벽을 줄이는 국가들만이 빠른 성장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데 이들 나라들은 반대로 폐쇄 정책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 노동의 규제 - 노동의 이동이 자유로울수록 국가 간 소득 격차는 좁혀진다. 세계화가 높은 불평등과 연관되는 이유는 저개발국에서 선진국으로 노동이 흘러가는 데 대해 너무 많은 규제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 자본 이동의 빈익빈 부익부 - 오늘날 최빈국들은 거의 해외투자를 성사시키지 못한다. 부자 나라의 투자자들은 다른 부자 나라에 투자하려고만 하지 부국에서 빈국으로의 순수 자본이동이 없었던 것이다.
▲ 적절한 제도의 부재 - 제도가 갖춰졌을 때 그에 따른 투자 또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제도를 갖지 못한 빈곤국들은 부국들보다 내전에 휩싸일 가능성이 많으며 정치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또는 현재 어떤 식으로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들 나라는 따라서 더욱 빈곤해지기 쉽다.
지은이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빈곤국들의 유일한 희망은 필수 불가결한 기본적인 제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외세의 개입’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다른 국가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가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이 바로 오늘날 미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 제국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그리고 더 이상 ‘봉쇄’하려고 애쓸 제국(소련)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무엇일까. ‘단극적unipolar’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은 이렇게도 묘사된다. 전 프랑스 외무장관 위베르 베드린은 ‘하이퍼파워hyperpuissance’라는 표현을 (아이러니컬하게도) 만들었다. 좀 더 온건한 표현인 ‘글로벌 리더십’도 있다. 한편 필립 바비트는 미국을 단지 성공적인 국민국가의 한 형태로 본다. 하버드케네디스쿨에서 최근 개최된 세미나에서는 공격적 뉘앙스가 없는 용어인 ‘일등 국가primacy’를 택했다. 그래도 국제정치 이론가들 사이에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은 여전히 ‘패권국hegemon’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은 단연 ‘제국’이다. 그러나 기묘한 유형의 제국이다. 그리고 경제적 부족함과 인력의 부족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의(注意)의 부족함에 시달리는 ‘무기력한 제국’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쇠퇴가 임박한 것일까? 하지만 지은이는 미국만이 지금 이 세계에서 자유주의적 제국으로서 가장 적합한 나라라고 결론짓는다. 단 ‘효과적인’ 자유주의적 제국이 되기에는 아직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고 여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