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인류학의 어머니로 일컬어지고 있는 마거릿 미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회의식이 있는 신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그룹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마라. 사실 그들이 지금까지 한 일은 그것뿐이다.”

 

디자인 액티비즘ㅣ알라스테어 풔드 루크 지음ㅣ조원호 옮김ㅣ미술문화 펴냄 2009년 그리고 2010년, 지구의 북반구 사람들은 대폭설과 이상한파로 인해 이상한 겨울을 보냈다. 가장 현실적으로 느끼는 환경재앙인 이상기후 현상을 직면한 것이다. 최근 아이티와 칠레, 멕시코, 인도네시아,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대지진 역시 많은 희생자와 피해를 일으켰으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환경 변화뿐 아니라 기아와 빈곤, 질병, 각종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디자인 액티비즘(Design Activism)≫은 인간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디자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를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그 운동을 소개한다. 다시말해 환경과 인간을 함께 생각하는 ‘착한 디자인’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다양한 통계자료와 도표를 이용해 디자인 행동주의 방법론에 대해 설명한다.

 

18세기의 자연은 기름지고 무한하며 인간의 목적을 위해 자본화하기에 충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의 자연은 무지막지한 개발로 인해 죽어가고 있으며, 경제 발전에 대한 인류의 끝없는 환상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지구촌 사회의 각 부분들 또한 죽어가고 있다. 빈부격차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세계환경개발위원회는 1987년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을 뜻하는 것으로, 이후 전 세계적인 모토가 됐다. 산업과 함께 발달한 디자인은 이러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그동안 디자이너의 클라이언트가 주로 기업이었다면 이제는 ‘환경’과 ‘인간’으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지은이 알라스테어 풔드 루크는 “앞으로 디자인은 ‘지속가능성’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행동주의(Activism)’라는 사고방식을 갖자”고 요구한다.

 

지속가능 디자인 컨설턴트인 지은이는 디자인을 ‘기존 상황을 더 나은 것으로 옮겨 가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지은이는 “행동주의자는 사회·환경·정치운동 등으로 문제의식을 고취시켜 세상을 변하게 한다”며 “디자인 행동주의란 긍정적인 사회·제도·환경·경제적 변화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대화법을 창출하는 디자인 사고이며, 상상이고,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행동주의의 대상으로 다루는 범위는 매우 넓다. 파괴돼 가고 있는 지구의 자연환경과 그에 따른 기후변화, 자원 고갈 등은 물론, 인간의 모든 사회적·경제적 불평등과 빈곤, 기아 문제 등을 폭넓게 아우른다. 지은이는 “움직일 것인가, 움직이지 않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세상은 당신의 선택에 따라 바뀐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