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B(Born)에서 시작해서 D(Dead)로 끝난다. 그 사이엔 C(Choice)가 있을 뿐이다.”


점심때 무엇을 먹을 것인지, 어떤 커피를 마실 것인지, 결혼을 해야 할지, 이직할 것인지 등 인생은 우리를 하루에도 몇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세운다. 그때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선택할 때 나는 왜 그런 생각과 판단을 한 것일까? 왜 나는 그토록 자주 내 선택에 실망할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은 없을까?’ 


쉬나의 선택 실험실ㅣ쉬나 아이엔가 지음ㅣ오혜경 옮김ㅣ21세기북스 펴냄 선택이란 삶을 만들어가는 커다란 통로다. 그러나 선택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나마 선택에 관한 심리실험이나 이론들은 모두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선택이론으로 서양과 문화가 다른 동양인의 선택방식을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다.


심리학자 쉬나 아이엔가는 인도인이자 미국인으로서 동양인의 사고와 서양인의 사고를 모두 아우르는 자신의 환경을 십분 활용했다. 즉 자신의 내면에 뒤섞여 있는 두 개의 세계관, 서로 다른 두 가지 생활양식,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기대에서 일어나는 '선택'에 관해 십 수년 간 연구해온 것이다.


특히 그는 주로 ‘우리’에 집중하는 문화를 지닌 동양인과 ‘나’에 집중하는 문화를 지닌 서양인의 ‘선택 차이’에 관해 집중 연구했다. ≪쉬나의 선택실험실≫은 쉬나 아이엔가가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선택에서의 동서양인의 차이는 물론, 현명한 선택 방법에 관해서 다룬다. 즉 문화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선택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그러한 선택에는 어떤 제한들이 있으며 그것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살펴본다. 또 이에 대한 기대가 왜 개인마다 다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모색한다.


:::실드에어사의 임원들은 무척 기뻐하면서 새로운 구조를 두 번째 공장에서도 실행에 옮겼다. 직원들이 더 행복해지고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기적적인 결과가 재현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공장에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이민자 직원이 많았는데, 그들은 새로운 자유가 해방감을 주기보다는 불편하다고 느꼈다. 공장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많은 직원이 세상에서 최악의 매니저라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주려는 의도에서 그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물어보러 자기를 찾아오면 오히려"이 일을 할 때 최선의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반문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공장의 앵글로계 직원들은 자기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환영했지만, 두 번째 공장의 아시아계 직원들은 매니저가 왜 직원들을 관리하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한지 않는지 의아해했다.:::



이 책은 미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선택에 관한 진실과 그 기술을 밝힌다.


지은이는 우선 바다 한가운데서 혼자 76일간 표류하다 살아남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선택 여행을 시작한다. 지은이는 시력을 잃은 자신이 장애에도 불구하고 대담한 연구와 실험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선택했듯이, 그 남자도 살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개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우리는 통제력을 확보할 수 없거나 박탈당할 때 무력감을 느끼고 좌절하며 이러한 경험이 우리의 가능성을 잃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또 문화와 인종에 따라 더 많은 선택과 더 적은 선택에 대한 선호가 다르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세계에 93개 영업지점을 가지고 있는 시티코프 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에 대해 “아시아에 살든 미국에 살든 아시아계 참가자들은 자신의 일상 업무를 매니저가 주로 결정해준다고 생각할 때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아시아계 사람들의 경우, 어떤 분야에서는 폭넓은 선택권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즉 동양인과 서양인이 취하는 선택에 대한 태도와 방식을 보면 문화 등 요인에 따라 선택의 방식과 태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채용 과정의 일부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하라"는 고전적인 면접을 포함시킨다. 그리고 이런 면접만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면접은 직원이 미래에 얼마나 성공을 거둘 것인지 예측하는 용도로는 사실상 가장 쓸모없는 도구들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면접관은 처음 몇 분 동안 주고받은 내용만을 근거로 면접대상에 대해 잠재의식 수준에서 마음을 정하고, 남은 시간에는 마냥 그에 부합되는 증거를 선택적으로 취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성격 유형이나 관심사가 자기와 비슷한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그리고"여기 보니 이전 직장에서 좋은 자리를 그만두셨더군요. 포부가 상당히 큰 것 같은데, 그런가요?" 또는 "그다지 회사에 헌신적이지 않았나 봐요?"처럼 최초의 인상을 확인해주는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구미에 맞는 증거를 골라낼 뿐이다. 이는 특정 지원자가 실제로 채용하기에 가장 적절한지 여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를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원자가 했던 일의 샘플을 구해본다든지 가상의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 할 것인지 물어보는 등 좀 더 체계적인 방법이 미래의 성공을 훨씬 잘 예측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방법이 전통적인 면접보다 거의 세 배 정도 유익하다.:::



이와 함께 왜 선택기회가 많아질수록 또는 더 많은 선택을 하면 할수록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지에 대한 선택의 역설에 대해 말한다.


지은이는 “선택의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전문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 자신의 선택과 그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선택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