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분석적 사고가 전략 수립과 의사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창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직관이 각광받는 시대가 지나고 있다. 이제 세상은 보다 진보된 사고의 탄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ㅣ로저 마틴 지음ㅣ이건식 옮김ㅣ웅진윙스 펴냄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친 경영전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선 분석과 직관 중 하나를 제거하는 ‘선택과 집중’보다 두 가지 사고방식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선진 기업들의 경우 끊임없이 사업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업에 착수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구별된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혁신과 효율성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의 주창자이자 로트먼 경영대학원의 학장인 로저 마틴은 ‘디자인 씽킹’이 21세기에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처방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다듬어져가는 과정을 ‘지식생산 필터’라고 부른다. 중력과 원근법, 세계적인 록그룹 U2의 히트곡과 애플의 아이팟 등 세상을 바꾼 혁신은 모두 이 필터를 통해 탄생했다고 설명한다.


디자인 씽킹은 지식생산 필터를 끊임없이 통과해 분석과 직관이 균형을 이루는 통합적 사고형태다. 지식이 단계별로 심화되는 과정에서 생산성이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돼 기업에게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은 이와 연관 지어 로저 마틴은이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비판과 조언을 내놓은 지침서다.


:::구글의 경우를 살펴보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거대기업도 두 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는 통상적인 기업처럼 보이는 구글의 일부(판매와 마케팅 및 영업)는 실제로도 일반적인 기업처럼 운영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경험하는 부분(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나 개발)은 위계질서에서 자유로운 디자인숍처럼 느껴질 거라고 말한다. 슈미트와 같은 최고경영자가 당면한 도전은 자유분방한 혁신과 일사불란한 업무관리 규율, 타당성과 신뢰성, 다음 지식단계로의 도약과 정밀화작업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사례연구 중에는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와 P&G의 혁신 이외에 리서치 인 모션(RIM)의 블랙베리와 허먼밀러의 에어론 의자와 같은 새로운 사례도 등장한다. 이메일의 성장이 호출기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던 RIM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라자리디스는 ‘디지털 개인정보 도우미’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RIM의 획기적인 상품이자 스마트폰의 절대 강자인 ‘블랙베리’였다.


경쟁기업들을 유심히 관찰한 라자리디스는 기존의 경험규칙과 알고리즘에 안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모토로라는 디지털 시대의 미스터리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했습니다. 그들의 사업이 너무나 성공적이었기 때문이죠.” 라자리디스와 RIM의 전략 컨설턴트였던 로저 마틴이 모토로라에 내린 진단이다. 기존의 알고리즘을 활용하기만 하는 ‘신뢰성’의 유혹에 빠진 모토로라는 어느 순간 디자인 씽킹을 멈추었던 것이다.


새로운 생각의 도구 ‘디자인 씽킹’


책에 따르면, 하나의 개념으로서 ‘디자인 씽킹’은 지난 10년 동안 서서히 진화하며 형성돼왔다. 흔히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지은이가 제시하는 디자인 씽킹은 논리와 창조성이 균형을 이루는 생각의 최고 지점에 이르는 길이다.


지은이는 “끊임없이 혁신을 가능하게 만드는 디자인 씽킹이 최고 경영진에게 극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직을 넘어 누구나 디자인적 사고의 소유자가 될 수 있으며, 양극단의 동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는 ‘개인적 지식체계’를 소개한다.


이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사례는 지은이가 전략 컨설턴트로 재직하던 시절의 개인적 경험들. 부유층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달라는 캐나다 은행의 제안을 받은 그와 동료 팀원들은 은행업계 전체를 바꿔버릴 대담한 플랜을 제시했다. 성공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그에게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경쟁 은행들 중 그와 같은 전략을 채택한 곳이 하나라도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대단히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없습니다. 당신의 은행이 최초가 될 것입니다.” 회의가 끝난 후 그의 아이디어는 폐기됐다. 지은이는 이러한 자신의 실수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위험 회피 성향의 최고경영자에게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타당성의 언어로 접근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책은 분석적인 사람과 직관적인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도록 돕는다. 디자인 씽킹이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다양한 방식뿐만 아니라, 개인의 혁신 또한 가능케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분석과 직관, 어느 한쪽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석이나 직관 중 어느 한쪽을 제거해야만 하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라 두 가지 사고방식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는 둘 다 최적의 경영을 위해 필요하지만,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생각의 가장 완벽한 방식은 분석적 사고에 기반을 둔 완벽한 숙련과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창조성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이를 ‘디자인적 사고’라고 부른다.:::



또한 지은이가 가장 관심을 두는 주제는 경영과학과 예술을 결합해 더 나은 기업 지도자를 창조하는 일. 그가 하는 주된 작업은 전략 수립에 있어 직관을 제거해버린 도요타와 GM의 효율성 지상주의에 수정을 가하는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적 마인드와 디자이너의 본능이 공존하는 ‘혼합형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지은이는 “앞으로 시대는 분석과 직관이 균형을 이루는 ‘디자인 씽킹’을 활용하는 리더만이 세상을 뒤흔들 위대한 혁신을 거듭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