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의 심리학> 아테네 쉐퍼 지음, 장혜경 옮김, 북하우스 펴냄.


[사물의 심리학]


<지데일리 한주연기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소유물을 자신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소유물과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자의식을 드러내며 자신과 거의 동일시된다. 


멜론대학교의 사라 키슬러 교수는 인간과 소유물에 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컴퓨터 화면 속의 작은 삼각형이나 블록 한 개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그들 중 몇 명 에게 그들의 물건이라고 미리 알려줬다. 


이 이야기를 들은 실험 참가자들은 물건이 자신을 상징한다는 느낌을 가졌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물건이 아무리 볼품없고 작고 그것이 아주 잠깐이라도 내 것이 된다면 우리는 모니터의 삼각형과도 평범한 블록 한 개와도 교감을 하고 그 물건과 나를 동일시하게 된다. 


사물에 대한 자아감은 갑작스러운 상실에서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 예로, 버지니아 주의 지역의 광산촌이 홍수로 지역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피해 지역의 주민 80퍼센트가 집을 잃었다. 그들에게 집은 단순히 집을 의미한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 광부였던 그들은 엄청난 시간과 상상력, 노동력을 쏟아 부어 집을 개축하고 리모델링해 현대식 집으로 만들었다. 


그들에게 있어 집은 가난에서 벗어나 성공을 일궈낸 성공한 인생의 상징이었고 정체성의 일부였다. 보금자리가 사라진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 소속인지를 알려주는 물질적 버팀목을 잃어버렸다는 의미였다. 어느 날 갑자기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심정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사물의 중요성은 그 어떤 연령대보다 특히 유년기에서 두드러진다. 사물이 자아감과 자율성, 상상력과 사회관계의 발전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장난감과 물건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매혹하고 안정을 준다. 아이들은 물건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탐색하고 문화를 익히며, 함께 나누고 갈등을 참아야 하는 사회적 필요성을 배운다.


물건은 세상과 교감해야 하는 어린아이가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며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물건을 통해 사회적 소속감과 결속력을 느끼고 감정을 조절한다. 


사물에 대한 남녀의 차이도 뚜렷한데 남성들은 물건을 자신의 일부가 확장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이야기를 나누고 근심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관계지향적인 동반자로 본다. 


노년의 경우는 물건에 대한 애착이 훨씬 강해진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 노인들은 익숙한 물건이 있을 때 훨씬 건강상태가 좋고 적응이 더 빠르다. 물건이 노년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아끼는 물건이 많은 노인들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노인학자 에드워드 셔먼의 연구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특별히 아끼는 물건이 있다. 보드라운 감촉으로 아기에게 안정을 주는 인형에서부터 혈기왕성한 남자들이 분신처럼 정성을 다해 쓸고 닦는 자동차, 유행을 반영한 명품 핸드백, 오랜 세월 하나씩 모은 수집품에 이르기까지. 


그렇다면 어떤 물건을 갖고 있는지 말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의 물건이 우리의 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그 메시지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스누폴리지의 창시자 샘 고슬링은 물건만 봐도 물건의 주인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친화적인지, 성실한지 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물건은 우리의 정체성, 우리의 감정, 우리의 활동의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또 러셀 벨크의 광범위한 소비연구를 통해 물건이 어떻게 자기표현과 인간관계, 상상력을 촉진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물의 심리학>은 사물이 갖는 의미를 심리학적으로 고찰해 나이와 성별에 따라 물건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소유와 절제의 제한선과 상관관계는 어떠한지, 행복한 삶을 위해 사물을 대해야 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물건과의 관계는 우리의 전 생애를 관통한다. 물건은 우리가 누구인지, 누구였으며, 누가 되고 싶은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의 스타일, 인생관의 표현이며 우리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우리의 현재를 미래 그리고 과거와 묶어준다. 의식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보다 심오한 인생의 측면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 책은 물건을 간직하느냐 버리느냐의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의 문제에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어린아이, 청소년, 청년, 노년, 남녀 등으로 나눠 사물이 나이와 성별에 따라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면서, 사물을 통해 그들의 행동방식과 내면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낮은 자존감과 명품 욕심의 상관관계도 학문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신분을 상징하는 물건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물질주의적 성향을 차단하는 유익한 조치일 수 있다. 열등감이 사라지면 물질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 것이다.


책은 물건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면서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물건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조언한다. 우리가 물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해야 현명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것이다. 


가진 것 중 가장 아끼는 물건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소비재보다는 경제적 가치가 별로 없는 낡은 앨범, 오래된 가방, 아이들의 그림 등이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건은 자신을 이해하는 방향점인 동시에 새로운 삶을 위한 신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인 아테네 쉐퍼는 사람들이 많은 물건을 소유할수록 행복해질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 행복과 소유물과의 비례도는 제한선이 있다고 말하면서 “가진 것을 소중히 하고 욕심을 조절하는 것이 소유물에 대한 올바른 태도”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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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심리학

저자
아네테 쉐퍼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13-10-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물건 속에 감춰진 정체성과 자의식, 내면의 고백을 발견하는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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