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쇼크ㅣ 포 브론슨 지음ㅣ최소영 옮김ㅣ팝콘북스 펴냄

 <가족 쇼크>는 기존의 전통적인 가족관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가족관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포 브론슨은 취재를 바탕으로 정신과의사, 역사학자, 사회학자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한 결과, ‘가족이 위기에 처했다’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흔히 전통가족을 아버지가 가장이고 어머니는 주부인 가족 형태로 정의하고 이들의 자녀와 이루는 가정을 사회적 표준이라고 본다. 그러나 애초 이런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이러한 편견이 ‘모범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다’라는 젊은이들의 자신감을 앗아가고 결혼율과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례로 ‘과거에 비해 이혼율이 높다’라는 편견은 이혼에 관한 법률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혼율의 측정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 예전에는 이혼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이혼율이 낮았다. 1970년대 이혼율의 급격한 증가는 갑작스레 결혼생활이 불행해졌다기보다는 법적 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이혼은 종종 손쉬운 도피 수단으로 비난을 받곤 한다. 많은 여성에게 있어 이러한 비난은 주제넘고 부당한 처사다. 영국에서는 전체 이혼 중 3분의 1이 가정폭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캐나다에선 이혼 여성의 절반이 학대 피해자다. 이것이 단지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일까? 미국 중산층도 전체 이혼 중 20퍼센트 이상이 폭력과 관련되어 있다. 만약 잦은 불륜과 술주정 때문에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이라면 이혼의 상당수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격려 받을 일이다.

 

지은이는 “많은 사람에게 이혼은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해결책”이라면서 “다행스럽게도 요즘 사람들은 끔찍한 결혼생활을 청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들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말한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편견은 사회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반증할 수 있다.

 

사회학자들이 1915년부터 실시해 온 부모들의 시간활용에 관한 연구, 즉 부모들에게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기록하는 일지를 쓰게 한 연구에 의하면, 엄마들이 온종일 집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아이들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아님이 밝혀졌다.

 

엄마들은 꼬맹이들이 형제·자매와 돌아다니거나 옆집에 가서 노는 동안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부모들은 다른 시대에 비해 자녀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약간 더 많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지역의 실정이 이러하다.

 

이러한 편견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게 하고, 현실의 가족을 힘들게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원치 않는 젊은이 중에는 교육 수준이 높고, 성공 가능성이 크며, 부모들이 여전히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이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이들은 가정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의심 없이 믿으며, 씁쓸하게 말한다. “이런 세상에 아이를 낳아서 뭐하겠어요?”

 

이 책에는 시련을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한 열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가족들은 처음부터 완벽한 가족이 아니라 큰 시련을 겪으면서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속에서도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을 배운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진짜 가족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표준 가족은 존재하지 않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내가 기댈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장소는 가정이라는 것이다. 지은이가 가족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로 혈연이 아니라 ‘유대감’을 꼽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